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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면 되게 하는 특전사식 훈련도 문제"



국방/외교

    "안 되면 되게 하는 특전사식 훈련도 문제"

    - SERE로 알려진 훈련, 타국에서도 해오고 있어
    - 교관들, 제위치에 없었던 것이 문제
    - 특전사 특유의 '안 되면 되게'하는 문화도 문제
    - 이미 고위험 훈련으로 알려졌는데
    - 해외 사례 제대로 참조 안한 듯
    - 성과중심의 군 훈련 문화 바꿔야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9월 3일 (수)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문형철 (디펜스21 기자)

    포로체험 훈련 중 숨진 특전사 부사관 2명 등이 국군대전병원으로 옮겨진 가운데 3일 오후 육군중앙수사단 버스가 사고 조사를 위해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김정남 기자)

     



    ◇ 정관용> 우리 군, 요사이 왜 이럴까요? 또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죠. 어제 저녁에 특전사 훈련받던 부사관 두 명이 군이 처음 도입했다고 하는 포로체험 훈련을 받다가 숨졌습니다. 21살, 23살인데. 일단 질식사로 알려졌고요. 군은 대처가 신속하지 못했다, 치밀하지 못했다, 책임을 인정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어떤 훈련을 받은 건지, 군 당국의 대처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전문가의 의견 들어봅니다. 육군 소령 출신으로 군사전문지 디펜스21의 기자입니다. 문형철 기자 연결하죠. 문 기자, 나와 계시죠?

    ◆ 문형철>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포로체험 훈련이라는 게 뭡니까?

    ◆ 문형철> 이게 특전사의 임무 자체가 특수전을 수행하는 부대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접촉 가능성이 높고, 적에게 포로가 되거나 이렇게 됐을 때 그 지역을 안전하게 탈출해서 돌아오는 훈련 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이것을 전부 합쳐서 SERE라고 부르는데 우리말로 풀어서 이야기를 드리자면 생존·회피·저항·도주 훈련입니다.

    ◇ 정관용> 생존·회피·저항·도주 훈련?

    ◆ 문형철> 네.

    ◇ 정관용> 이게 언제부터 시작된 거예요?

    ◆ 문형철> 지금 방송에서 알려진 바처럼 이 SERE 미국식 교범을 가지고 들어온 건 이번이 처음이고요. 이 유사한 훈련은 우리 군에도 조금은 있었습니다. 제가 소위 시절이었으니까 2001년도에 적지 회피 및 탈출이라는 교육이 있었는데. 그때도 약간의 고문이라든가 이런 것을 견뎌내고 무사히 집결지로 모이는 그런 훈련들이 있었죠. 하지만 지금 특전사가 하고 있는 것은 일반 보병 장교들이 받았던 그 훈련보다 더 강도가 높고 고난이도의 훈련입니다. 이런 훈련은 처음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미국이나 영국이나 그런 군들은 오래전부터 이걸 해왔습니까?

    ◆ 문형철> 오래 됐죠, 역사 자체도 상당히 꽤 깊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 한국전쟁 이후에 조종사들이나 주요 요원들이 적에게 포로가 되었을 경우에 교전해 놓은 상황을 상정을 하고 훈련을 진행이 됐습니다. 실제로 본격화된 것은 베트남전쟁 이후였고요. 그 이후에도 미국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군사심리가들에 의해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졌습니다.

    ◇ 정관용> 그건 그렇고. 어제 사고가 난 게 모두 9개의 방에 10명이 들어가서 훈련을 받았다고 합니다.

    ◆ 문형철>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거는 독방에 손을 뒤로 묶고 머리에 두건을 쓰고 그 상태에서 묶여 있는 손을 풀고 탈출해라, 뭐 이런 겁니까?

    ◆ 문형철> 네, 맞습니다. 정확하게 말씀하신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뒤로 묶여 있는데 그걸 어떻게 풀죠?

    ◆ 문형철> 그런 것들이 고난이도의 기술들이 필요한 부분들입니다. 손목의 관절을 꺾거나 틀거나 이렇게 해서 유격을 잡으면서 끈을 풀어내는 거죠.

    ◇ 정관용> 네. 이게 그러면 그 훈련 시간은 얼마나 되는 겁니까?

    ◆ 문형철> 이게 요구사항은 1시간 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처음 하는 훈련이었고요. 대부분 경험이 낮은 초임 부사관들이 많았습니다, 2~3년차 내의. 그리고 또 하나 문제됐던 부분들은 뭐냐 하면 이미 주간에는 머리두건에 있는 두건의 목 끈을 조이지 않고 푼 상태로 했었는데 야간 교육에서는 이것을 조였던 게 문제가 됐던 거죠.

    ◇ 정관용> 네.

    ◆ 문형철> 그리고 이제 두건의 재질들이 어떤 재질인지를 제대로 확인도 안 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지금 질식사로 추정된답니다, 아직은. 유족이 원한다면 부검까지 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우리 문 기자가 볼 때는 이런 사망사고의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 문형철> 군에서 발표한 그대로 질식에 의한 사망으로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 두건이 숨을 못 쉴 정도의 두건이에요? 그건 아니지 않을까요?

    ◆ 문형철> 폴리에스테르 재질로 되어 있어서 방수처리가 돼 있는 두건이었는데요. 장시간 밀폐되어 있으면 거기에서 산소 부족으로 인해서 질식할 수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문형철> 네.

    ◇ 정관용> 두건의 목 끈을 너무 세게 묶었거나 그건 또 아닐까요?

    ◆ 문형철> 그런 부분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일단은 훈련교관들 자체가 15년차 이상 오래된 베테랑 특전사 요원들이기는 합니다. 물론 실습 계획부터 충분히 준비를 했었고.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이 훈련 자체에서 교관들이 제 위치를 안 했다는 부분들이 일단 밝혀졌죠. 최초에는 통제실에 2명이 있었고 2명이 복도에 있었다고 그랬는데 뒤이어 나온 보도에서는 4명 다 현지에 없었고 통제실에 있었다. 현장에 없었다는 부분이 있었고. 또 하나는 거기 북한군 복장을 한 조교들만 위치하고 있었던 건데. 문제는 이 조교들이 아무래도 숙련도가 낮다 보니까 이 사람들이 두건을 한 게 폐쇄공포로 인한 공포인지 괴로움인지, 질식에 의한 공포인지를 몰랐던 거죠. 또 하나는 특전사 특유의 ‘안 되면 되게 하라’ 강인한 인내심.

    ◇ 정관용> 무조건 해라, 이런 거?

    ◆ 문형철> 네, 이런 것들이 조금 화를 초래한 부분도 있지 않은가.

    ◇ 정관용> 지금 보도를 보면 군 당국이 밝힌 건데. 한 5분에서 10분 동안 도저히 못 버티겠다, 힘들다, 죽을 것 같다. 막 욕까지 했다면서요?

    ◆ 문형철> 네, 신호를 보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런 신호를 현장의 조교들은 그냥 훈련의 일환으로 받아들였다, 이 겁니까?

    ◆ 문형철> 네, 그렇죠. 이게 ‘아, 이건 강하게 키워야 된다’ 약간 그런 의식들이 특전사 내에 좀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10명 가운데 2명 사망, 1명 부상. 무려 3명의 지금 사고가 난 거예요.

    ◆ 문형철> 네.

    ◇ 정관용> 애초에 이 훈련을 일찍부터 시작했다는 미국에서도 이렇게 사고들이 납니까?

    ◆ 문형철> 미국 같은 경우에도 이런, 뭐 복면을 한 상태에서 이렇게 사고가 났다기보다는 이 훈련 전체적인 과정에서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유사한 사례가 이 부분이 SERE훈련을 특수전 이것만 한 게 아니라 이걸 역으로 이용해서 포로를 고문할 때 이용해서 문제가 됐던 적이 있는데요. 이게 2003년도에 이라크 장군이, 포로로 잡힌 이라크 장군이 침낭에 말린 상태에서 줄로 묶였습니다. 그 상태에서 심문을 하다가 사망한 사건이 있습니다. 이미 국내 언론에도 알려진 부분인데 이런 부분을 제대로 참조를 안 했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좀 들고요. 미국 같은 경우에는 이 교육을 조금 다르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우리랑.

    ◇ 정관용> 어떤 식으로요?

    ◆ 문형철> 우리 같은 경우에는 이 훈련을 참아라라는 쪽의 약간 내용인데, 미국 같은 경우 사전에 분류를 철저하게 합니다. 이게 사람이 극도의 심리, 전투 불안적인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특수한 호르몬이 나와서 뇌가 수축되게 됩니다.

    ◇ 정관용> 뇌가 수축돼요?

    ◆ 문형철> 네, 그렇게 되면 비밀이나 이런 걸 불게 되죠. 그래서 미국은 이것을 연구를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현상이 덜 오게 할 것인가.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능력은 각기 병사마다 다른데 선천적이지는 않다, 후천적이더라. 이 호르몬을 적게 나오게 하는 요소는 그 팀 리더의 통제력과 신뢰에서 나오더라. 그래서 팀 훈련을 하게 됩니다, 서로가 신뢰할 수 있는 훈련이죠. 그리고 그 이전에 이런 문제가 나오게 되면 어떤 테스트를 하느냐면 설문 조사를 해서 인지심리테스트를 합니다. 그래서 부적합한 사람 미리 빼냅니다. 위험도가 있는 사람들은요.

    ◇ 정관용> 네.

    ◆ 문형철> 그렇게 해서 점차점차 단계별로 올렸는데 너무 성급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군의 그 교육훈련의 고질적인 팀제의 과정평가라기보다 성과제 훈련의, 성과제 평가의 어떤 문제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미국이 그렇게 단계적으로 또 사전 인지심리조사까지 하고 이런 걸 보면 위험하다는 것을 아니까.

    ◆ 문형철> 맞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매뉴얼들을 정해놓은 것 아니겠습니까?

    ◆ 문형철>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우리는 그 미국식 시스템을 도입해서 첫 번째 한다고 하면서, 미국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서 하고 있는 것들은 조치를 안 한 거군요?

    ◆ 문형철> 아마 그것까지는 제대로 파악을 못했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일단 교범 자체가 아직까지 완성이 안 됐던 훈련이었고. 9월 15일 이후부터 이제 본격적인 훈련이 예정됐던 겁니다. 사전예행 연습이죠, 정확하게는.

    ◇ 정관용> 그래요?

    ◆ 문형철> 이 부분을 또 다르게 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특전사령관님인 지금 전인범 장군이 부임을 하면서 특전사의 아주 핵심적인 변화들이 많이 일어났다. 장비라든가 훈련 부분, 기존의 보수적인 것들을 타파하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는데 이 부분에서 약간 공명심이 작용된 부분들이 부하의 생명을 앗아간 게 아니냐는 그런 일각의 여론들도 있습니다.

    ◇ 정관용> 무엇보다 우선 안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지켜지지 못한…. 결국 그 결과죠, 이것도.

    ◆ 문형철>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말씀해 주신 우리나라의 훈련은 성과제 평가라고 그러고 미국은 과정 중심, 그 차이를 조금만 좀 분석해 주시면?

    ◆ 문형철> 일반 보병의 훈련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요즘 전투는 근접전투입니다. 시가지에서 교전이 벌어지죠. 그렇게 되면 한 개 군대나 팀 이렇게 건물을 제압하게 되면 첫 번째에 들어가는 병사는 나는 죽을 수 있다. 하지만 2번이 들어오는 길을 내가 만들어주어야 된다. 그러면 2번은 3번이 들어갈 길을 만들어줘야 되고 4번, 5번 마지막 5번 같은 경우에는 나는 앞에 들어간 전우들을 구하는 게 목적이다 이런 식으로 팀플레이가 이루어지게 돼 있어요. 서로가 믿을 수 있어야만 과감하게 돌격이 되는 거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 결과는 실패했더라도 과정평가 중에 교관들이 봅니다. 어떤 불발적인 사항이 이쪽에서 갑자기 터졌는데 이 리더가 어떻게 대처를 했고 팀원들이 어떻게 따라줬다, 이런 과정을 항상 중요시 합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평점이 실패를 했지만 60점이다, 성공한 친구들은 70점을 받았다 했을 때 60점짜리를 무조건 퇴출시키는 게 아니라 그런 부분을 어느 정도 감안을 해서 성적 부여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 같은 경우에는 아직 그런 여건은 잘 안 돼 있죠.

    ◇ 정관용> 그냥 성공이냐 실패냐 결과만 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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