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최근 교수들에게는 연구장려금을 지급하면서도 일부 전공수업은 시간강사료 부족을 이유로 폐강하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학교에 발전기금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동시에 다음 달 국정감사에서 학교의 재정운용 실태를 다룰 것을 촉구하는 '발전기금 브레이크(BREAK)'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이경환 총학생회장은 "학교가 교수들에게 연구장려금을 지급하면서 발전기금 일부를 사용했지만 구체적인 사용 금액이나 근거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총장이 재량권을 이용해 막대한 기금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리 짜인 예산에 따라 운용하는 법인회계와 달리 기업 후원금이나 기부금 등으로 이뤄진 발전기금은 장학사업, 학내 인프라 확충 등 학교 발전을 위한 사업에 신축적으로 쓸 수 있다.
서울대는 오연천 전 총장의 임기가 끝나기 직전인 지난 7월 교수들에게 연구장려금으로 500만원씩 모두 95억여원을 지급하면서 발전기금 일부를 사용했다.
그러나 가을학기 미술대학 전공과목 7개를 시간강사료가 부족하다며 폐강하자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발전기금에 여유가 있었다면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는 데 먼저 사용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발전기금이 학생들의 교육복지를 위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학생들도 알 권리가 있다"며 "이를 위해 학내 홍보와 서명운동, 기자회견 등의 활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교수 연구장려금과 전공수업 폐강을 연관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한 학교 관계자는 "연구장려금은 연말에 지급될 몫을 앞당긴 것이고 미대 일부 전공수업이 없어진 것은 해당 단과대가 1학기 예산을 지나치게 방만하게 운용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부분 발전기금은 기부자가 지정한 사업에 지출돼 사실상 학교의 재량권이 거의 없다"며 "학생들이 요구한다면 사용처를 못 밝힐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