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때부터 노란리본, 앞으로도 쭉
-교육부 자제공문 곤혹스럽고 당혹
-마음의 표정도 간섭 '민주주의 후퇴'
-교육부의 징계? 충돌? 비상식적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제주특별자치도 이석문 교육감
지금 교육부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낸 공문 하나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공문에는 세월호와 관련된 일종의 지침들이 적혀 있었는데요. 특히 노란 리본과 관련해서는 '교육 활동과 무관하고 정치적 활동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라'는 일종의 노란 리본 금지령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어제 공식 석상에서 노란리본을 가슴에 달고 나온 교육감이 있었습니다. 어제 하루종일 큰 화제이자 논란이었던 주인공, 이석문 제주교육감 잠시 만나고 가죠. 이석문 교육감님, 안녕하세요?
[김현정의 뉴스쇼 전체듣기]◆ 이석문>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혹시 지금도 노란리본 가슴에 달고 계세요?
◆ 이석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언제부터 달기 시작하셨어요?
◆ 이석문> 세월호 침몰사고 때 아마 선출직에 나왔던 모든 분들이 그때부터 노란 리본을 달지 않았는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때는 선출직에 나온 분들뿐만 아니라 보수, 진보, 방송인들, 정치인들 모두 다 같이 달고 있었어요.
◆ 이석문> 네. 대한민국이 아마 아픔으로서 하나가 되었던 때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갖습니다. 또 하나는 제가 육지에 있는 교사들에게, 밤바다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작은 이야기서부터 자그마한 일탈에서부터 자신의 미래, 이러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사실은 배로 하는 여행 말고는 없다, 한 번쯤은 배로 수학여행 오는 것이 좋다라고 권하기도 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냥 제주도로 와라 이 차원이 아니라 '기왕이면 비행기 말고 배로 오세요'라고 권하기까지 했던 분이기 때문에 더 마음이 아프신 거군요?
◆ 이석문> 네, 그런 마음이 있었고요. 또 하나는 이 리본의 의미가 교육적 의미가 아주 큽니다. '작은 움직임 하나가 큰 기적을 낳는다'는 이러한 뜻도 같이 있는데요. 말의 씨앗을 아이들에게 뿌렸을 때 어느 순간에 한 학생의 삶을 크게 좌우하는 기적을 낳기도 합니다. 그러한 의미도 있고 해서 늘 마음속에 간직하는 것입니다.
제주시 이석문 교육감
◇ 김현정> 그래서 늘 달고 계세요. 그런데 교육부는 이번 공문을 통해서 말합니다. '교육 활동과 무관하고 정치적 활동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다. 그래서 선생님이든 학생이든 이제는 달지 말아달라' 이런 건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석문> 대단히 곤혹스럽고 당혹스럽습니다.
◇ 김현정> 당혹스러우세요?
◆ 이석문> 네, 우리가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이렇게 논란거리를 만들고 이렇게 어쩌면 정치적으로 입장을 서도록 강제하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우리가 해야될 것들은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할 것인가,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하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인가. 그리고 혹 사고가 났다할지라도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것에 대한 꼼꼼한 매뉴얼과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그러한 흐름 속에 있으면 될 것입니다.
◇ 김현정> 꾸준히 그런 것들을 하는데, 그것과 노란리본을 다는 것과는 상관이 없으니까 노란리본은 좀 떼고 안전교육 시키더라도 시켜라 이런 주장인 것 같아요.
◆ 이석문> 우리가 갑자기 머리핀을 달지 말라, 마치 학교에 아침에 등교할 때 복장지도 받는 그러한 느낌을 주고 있거든요. 과거의 독재시대나 아니면 그 상황 속에서의 느낌인데…국가에서 혹은 교육부에서 마치 아침에 등교할 때 양말 색깔은 빨간색은 안 돼. 머리는 너무 길어서 안 돼. 이렇게 복장을 규정하는 그러한 느낌이 아주 강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머리지도나 옷 단정하게 입었는가 하는 복장지도 같은 것은 지금도 하지 않습니까?
◆ 이석문> 지금도 단속하더라도 개인이 어떤 면에서는 자기 마음의 표정들일 텐데요. 이것을 간섭한다는 게, 국제적인 그리고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에서의 이런 모습들은 오히려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마음의 표정지도까지 하는 것 같다" 이런 말씀이세요. 마치 '리본을 달아라라'고 누가 강요할 수 없었듯이 떼라는 것도 이걸 지침을 내려서 '금지' 이렇게 할 수는 없는 문제라는 말씀이시군요.
◆ 이석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오늘 교육감님 말씀만 듣다 보니까 제가 반론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데, 금지해야 된다고 하시는 분들은 이런 얘기도 하세요. "감수성이 한창 예민한 아이들인데 이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면 어떻게 하느냐, 이 아이들 우울해지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이런 주장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 이석문> 일면 그런 면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제까지 현 사회의 쟁점되는 사안들, 어쩌면 가장 자기하고 가까운 밀접한 이러한 사안들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객관적인 사실들을 제공하고, 이거에 따라서 스스로 토론하고 합의하면서 판단하도록 해야, 성장기 속에서 여러 가지 방향들을 잡겠고요. 그러한 경험들이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거라고 봅니다.
◇ 김현정> 이 공문, 얼마나 강제성이 있는 건가요?
◆ 이석문> 기본적으로 자제하라는 표현속에 들어 있지만, 여러 가지 보고를 받는 의미에서는 아마 과거 교육부의 공문처럼 강제성을 띤 그러한 의미가 있습니다.
◇ 김현정> 강제성이 있는거죠? 이거 안 지키면 징계까지 갈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
◆ 이석문> 그렇게까지야 가겠습니까…
◇ 김현정> 교육청에 도착한 공문, 일선 학교로도 내려보내실 건가요?
◆ 이석문> (공문)내용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노란리본 자제하라는 것, 1인 시위 자제하라는 것, 또 하나는 (세월호) 계기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이거에 대해서 보고하라고 나와 있는데요. 그 계기교육과 관련된 상황만을 파악하려고 학교 현장에 내려보냈습니다.
◇ 김현정> 현황파악을 위해 내려보낸 것이지 이거 금지하라는 의미는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 이석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가 교육부하고 제주교육청하고 충돌하시는 건 아니에요?
◆ 이석문> 그렇게까지 하겠습니까 (웃음) 아마 상식적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상식적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세요…그러면 교육감님은 그 노란리본을 가슴에 계속 달고 다니실 생각이십니까?
◆ 이석문> 특별한 변화가 없고 또 제 자신의 마음이 정리되기 전까지는 계속 달고 있을 생각입니다.
◇ 김현정> 학교선생님들 중에서도 달고 다니시는 선생님들께 떼라고 하실 생각은 없으시고요?
◆ 이석문> 그건 개인의 의사표현이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주제는 아닌데 제가 짧게 한 마디만 물어보죠, 교육감님. 경기도에서 9시 등교가 시작이 됐습니다. 지금 여러 가지 갑론을박이 오고가는데, 혹시 제주도에서도 9시 등교 생각하세요?
{RELNEWS:right}◆ 이석문> 제 공약 중 하나가 '아침이 있는 등굣길'입니다. 아침은 먹고 학교에 올 수 있도록 하자라는 것인데 이것에 대한 의견수렴, 그리고 또 여러가지 발생할 문제, 지역적 편차들을 파악하고 아침이 있는 등굣길이 될 수 있도록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이석문> 고맙습니다.
◇ 김현정> 학교에서 노란리본을 떼라는 교육부의 공문,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주도 이석문 교육감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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