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체조 요정' 홍은정(25)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도마의 '별'로 빛났다.
홍은정은 2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승에서 1, 2차 시기 총 15.349점으로 1위에 올랐다.
이틀 전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서 중국의 금메달을 이끈 야오진난(19)이 취재진에게 "북한의 도마 선수는 정말 잘한다"며 홍은정을 극찬한 것은 헛말이 아니었다.
홍은정은 구름판을 힘껏 밟은 뒤 공중에서 몸을 비틀면서 회전하는 동작을 부드럽게 소화하고 가볍게 착지했다.
연기를 마친 홍은정은 만족스러운 듯 웃음을 보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6년 만에 아시안게임까지 제패한 순간이다.
홍은정에게 인천 아시안게임은 어느 때보다 간절히 기다려온 무대다.
북한이 국제대회에서 체조 선수의 나이를 허위로 기재한 것이 2010년 광정우 아시안게임 직전 발각돼 2년간 국제무대에 설 수 없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공백 기간에도 홍은정의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작년 10월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도마 결선에서 동메달을 땄고 같은 달 중국 톈진에서 펼쳐진 동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홍은정은 언니 홍수정과 함께 북한뿐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자매 체조선수로 유명하다.
언니 홍수정도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이단평행봉에서 금메달, 도마에서 은메달을 따고 이듬해 세계선수권대회 도마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체조 스타다.
도하 아시안게임 당시 도마 동메달의 주인공은 홍은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