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외교 수장들이 격돌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홍콩 시위와 관련해 맞붙었다.
먼저 발언에 나선 케리 장관은 "미국은 기본법에 따른 홍콩 시민의 보통선거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최고로 가능한 자치와 법치에 의해 지배되는 개방된 사회가 홍콩의 번영과 안정에 필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홍콩 당국이 자제하고 시위대가 자유롭게 자신들의 견해를 표현할 수 있는 권리는 존중할 것을 강력히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달 29일 백악관과 국무부 대변인의 발언을 통해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고 홍콩 당국이 자제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왕이 부장은 홍콩 문제는 중국의 국내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내정간섭을 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왕 부장은 "홍콩 문제는 중국 국내 문제로 모든 나라는 중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하며 이것은 국제 관계를 이끌어가는 기본 원칙"이라고 맞받았다.
왕 부장은 특히 "어떤 나라와 사회, 개인도 공중질서를 위반하는 불법 행위를 허용해서는 안된다"며 "그것은 미국이나 홍콩 모두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홍콩 당국이 현 상황을 적절하게 다룰 능력이 있다고 본다"는 말도 덧붙였다.
당초 이번 미중 외교장관 회담은 다음달 초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홍콩 시위 등을 놓고 입장 차이를 전혀 좁히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