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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김기춘 사퇴설, 왜 힘을 받지 못하나?"

교체를 하더라도 지금은 때가 아니고, 현실성도 없기 때문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윤창원기자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사퇴설이 지난여름 국무총리 인사파동에 이어 또다시 불거졌다. 벌써 3~4번째 나오는 얘기다.

이번에 불거진 사퇴설은 제법 구체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기국회에서 주요 법안과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는 연말쯤 교체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국일보가 "여권 고위관계자의 말"이라며 보도했다.

그렇지만 청와대는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다른 언론들은 청와대의 반응과 함께 사퇴설을 보도하고 있지만 사퇴설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김기춘 비서실장 사퇴설, 왜 힘을 받지 못하나?"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사퇴설이 왜 다시 제기된 것이냐?

=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퇴설은 한국일보가 가장 먼저 보도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김기춘(75) 청와대 비서실장을 늦어도 연말까지 교체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1일 알려졌다"는 내용이다.

한국일보는 여권 고위 관계자의 말을 근거로 제시했는데 "얼마 전까지 비서실장 교체는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확고한 입장이었는데, 최근 들어 기류가 달라졌다"며 "조만간 인사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이 여권 고위 관계자는 "후임 비서실장 인선과 연말 국회 상황 등 때문에 정확한 교체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내용은 이게 전부인데 다른 언론들이 이 보도가 나간 뒤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퇴설을 앞 다투어 보도했다.

▶ 청와대는 즉시 부인했는데?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

 

= 청와대는 김기춘 비서실장 사퇴설을 일축했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처음 나는 기사도 아니고 받아쓰게 되면 오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그 기사는 전에도 비슷한 논조로 나왔던 적이 있었고 그래서 논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민 대변인은 김기춘 실장의 반응을 묻는 질문엔 "(실장과) 전화통화를 했는데 특별한 얘기 없이 듣기만 했다"고 전했다.

여당인 새누리당 관계자들도 교체설은 터무니없다며 부인했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설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아닌 것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도 "수없이 나온 얘기로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맞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 실제로 사퇴하거나 교체할 가능성이 있는 거냐?

=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상황에서 교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현실성이 없다는 얘기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 (윤창원 기자)

 

이정현 의원도 "보도가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교체할 타이밍도 아니다"라고 말했고,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도 "현실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왜냐? 한 달간 공전되던 정기국회가 이제야 정상화됐다. 국정감사도 해야 하고 예산안,
법률안 처리도 시급하다. 그런데 이런 타이밍에 인사를 해서 분위기를 바꿀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그 보도대로 하더라도 3개월이나 남았는데 3개월 전에 누굴 바꿀 거다 이렇게 얘기하는 게 현실성이 없다. 박근혜 대통령 스타일이 인사를 예고하고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인사를 하더라고 임박해서 하는 게 정석인 것이다.

국무총리를 교체하고 비서실장을 바꾸더라도 연말이나 내년 취임 3년차에 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겠지만 지금 그 문제를 거론하는 자체가 사실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리고 내각의 교체는 새누리당에서 건의하거나 거론할 수는 있겠지만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는 전적으로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의중이다. 그런데 그걸 누가 쉽게 얘기하겠나? 이정현 의원이 "누가 그 얘길(비서실장 교체)하겠나?"라고 말했는데 가장 설득력 있는 얘기일 것이다.

▶ 송광용 교육문화수석의 사퇴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할 수는 있는 것 아니냐?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사진=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 그렇다 문제가 있는 건 맞고 그래서 야당에서는 당연히 책임론을 거론할 수 있다.

그렇지만 청와대 수석의 임용과정의 검증은 임용에 적합한지 여부가 핵심이지 문제가 있는지를 찾는 게 핵심은 아닐 것이다. 문제점에 대해서는 기록에 나타나는 사실과 본인의 의견진술이 중요하다. 경찰 소환조사를 놓친 건 분명 문제지만 고위공직자가 되려는 송 전 수석이 거짓말을 한 그 태도가 더 나쁜 것이다.

청와대가 송광용 전 수석을 신속하게 경질한 것은 그런 거짓 의견진술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인사부실검증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면 안대희 문창극 두 총리후보자 낙마 때 물었어야 한다. 인사 참사로 기록될 정도로 파장이 컸기 때문이다. 당시 야권 뿐 아니라
여권 내부에서도 사퇴설이 강하게 제기됐고 후임 비서실장의 이름까지 거론됐다.

▶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퇴설이 왜 힘을 받지 못하는 거냐?

= 아무래도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 일거다.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퇴설 또는 교체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벌써 수차례 제기됐다.

지난해 김 실장의 장남이 불의의 사고로 인해 여러 차례 사의를 표명했다는 얘기에서부터 연말에는 건강 이상설과 함께 사퇴설이 유력하게 나돌았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퇴설이 거론됐고 특히 안대희,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연속 낙마에 따른 인사 책임론이 거세지면서과 후임 비서실장 후보의 이름까지 거론됐다.

세월호 사고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 이른바 '사라진 7시간'에 대한 국회 답변 논란으로 사퇴설이 다시 제기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김기춘 비서실장을 겨냥해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논란과 관련, "그런 유언비어가 퍼진 건 국회에서 답변을 잘 못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은 절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39년생이니까 우리나이로 76살의 고령에 장남이 아직도 병원에서 의식을 찾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지만 당장 김기춘 비서실장을 교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여권 핵심부의 판단이다.

여기에 지금 정국이 인사문제로 다시 논란을 자초할 국면이 아니라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비서실장을 교체해 후임을 7인회에서 임명하면 또다시 논란이 일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 후보자의 과거문제와 최근 잇따라 임명되고 있는 낙하산 보은인사 문제가 전면으로 거론될 것이다.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지금은 타이밍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 그렇지만 김기춘 비서실장의 교체설이 이렇게 자주 거론되는 이유는?

= 김기춘 비서실장의 스타일이 문제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부족 이른바 '불통'으로 비판 받는데 김기춘 비서실장 역시 '불통'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권내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 위원장도 "한 번 분위기를 일신해 보는 차원에서 나쁘지 않을 것"이라면서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설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청와대 관계자도 "여당 내 일부가 소통의 문제로 김 실장 흔들기를 하지만, 청와대 내부 분위기는 다르다"라는 얘길 했다.

그만큼 여권내부에서도 김기춘 실장에 대한 비판여론이 상당하다는 걸 반증하는 말이다.

업무스타일도 논란이다.

김기춘 비서실장의 업무스타일이 유신이나 5~6공에 머물러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 김기춘 비서실장은 인사에 상당부분 관여할 뿐만아니라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을 지낸 경력 때문인지 검찰의 수사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문제점들이 알려지면서 김기춘 비서실장의 교체 필요성을 언급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고 정치권이나 언론에서도 잊을만하면 김기춘 사퇴설을 주장하거나 보도하면서 김기춘 사퇴설이 끊이질 않는 것이다.{RELNEWS:right}

다른 한편은 김 실장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희망사항일 가능성도 있다. 비서실장의 교체는 대통령 외에 누구도 쉽게 거론하기 어려운 문제다. 그런데도 시시때때로 사퇴설이 거론되는 건 그만큼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퇴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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