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과 국무조정실을 비롯한 54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실시된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선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비롯한 증인들이 선서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국방부가 7일 한.미 양국이 포괄적 미사일대응작전 개념과 원칙을 정립하겠다고 밝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 편입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국정감사 '국방업무보고'를 통해 "한미 공동의 '맞춤형 억제전략' 이행체제 구체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동맹의 포괄적 미사일대응능력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맞춤형 억제전략'은 전·평시 북한이 핵과 대량살상무기 사용을 위협하는 단계에서 실제 사용하는 단계까지를 상정한 단계별 전략으로 올해 개최된 키 리졸브(KR) 연습 때 처음 적용됐다
'동맹의 포괄적 미사일대응능력'은 맞춤형 억제전략을 보다 구체화 한 것으로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해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KAMD)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 간 상호운용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10~30km의 저고도 방어를 목적으로하는 KAMD와 40∼150㎞의 중.고고도 방어가 가능한 MD를 결합하겠다는 것으로 미국의 MD 체제에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는 2020년 초반까지 구축이 완료될 예정인 KAMD는 미국에서 도입할 패트리엇(PAC-3)미사일, 현재 우리 기술로 개발 중인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등으로 구성된다.
미국의 MD는 탐지거리 1천㎞ 이상의 X-밴드 레이더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고고도 정찰기인 글로벌호크, 지상감시 첨단 정찰기인 '조인트 스타즈'(J-STARS), 군사 정찰위성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 측은 그동안 여러차례 한국도 MD 체계에 편입돼야 한다고 요구해왔지만 우리 국방부는 "미국의 MD체제에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THAAD 도입도 고려 한 바 없다"고 못 박았다.
한국의 MD 체제 편입은 북한은 물론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그동안 이에 대한 언급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정부가 THAAD 1개 포대의 주한미군 배치를 추진하는 등 한국의 MD 체제 편입을 위한 수순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THAAD 배치에 대해 "미국 정부와 어떠한 협의도 없었다"며 부인하기 바빴던 군 당국도 최근 THAAD 배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가용수단이 제한되는데 THAAD를 배치하면 우리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어 "THAAD는 굉장히 방어 범위가 넓어서 만일 배치된다면 주한미군 자산뿐 아니라 한국 방어에도 크게 기여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는 "THAAD가 배치된다고 하더라도 운영주체는 미군"이라며 "THAAD 배치가 MD 체제 편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양국 국방부는 오는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이 문제를 공식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