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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감청 불응'…초법적 발상인가?

법조

    다음카카오 '감청 불응'…초법적 발상인가?

    "감청영장 집행 변형된 방법으로 수사기관에 도움 줘"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최근 발생한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검열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와 추가 보완책을 발표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지금까지 카카오톡을 상대로 한 '감청영장' 집행이 사실상 다음카카오의 묵인과 협조하에 수사기관 편의에 따라 이뤄져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카카오톡 문자에 대해서는 '실시간(real-time) 감청'이 불가능한데도 검찰과 경찰,국정원 등 수사기관은 감청영장을 법원에 청구했고 법원 영장전담판사는 이를 기각하지 않고 감청영장을 관행에 따라 발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톡에 대한 감청영장 집행이 '불법 행위'라고 볼 수는 없지만, 다음카카오측이 변형된 방법으로 수사기관에 협조와 도움을 줘왔다는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감청영장은 대화내용을 실시간 감청하기 위한 것으로 음성통화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돼 오다 이동통신사의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같은 문자 메시지에 대해서도 현재 진행중인 대화내용을 파악한다는 명분으로 이용돼 왔다.

    하지만 문자 메시지는 음성 통화와 달리 현재 진정한 의미의 '실시간 감청'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검찰 등 수사당국은 이에따라 감청영장을 제시하고 카카오톡측으로부터 1주일 또는 한달 단위의 감청 결과를 받아 수사자료로 활용해왔다.

    수사당국이 유괴·인신매매·마약, 국가보안법 등 중요범죄에 한하여 법원의 영장을 받아 대화내용을 사후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감청영장'을 활용해 온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감청영장 집행은 엄밀한 의미에서 수사기관의 편의를 봐주기 위한 것으로 수사당국과 카카오톡측이 공생적 편의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법 해석대로라면 문자메시지에 관한 '실시간 감청'을 할 수 있는 기술적 방법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감청영장을 청구하면 실시간 감청요건에 맞지 않기때문에 법원에서 기각돼야 하는데 그것이 편의적으로 이뤄져 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최근 발생한 메신저 카카오톡에 대한 검열 논란과 관련해 공식 사과와 추가 보완책을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다음카카오 '감청영장' 불응하면 공무집행방해로 형사처벌 받을까?

    이에따라 다음카카오가 수사당국의 감청영장 집행에 불응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지에 대해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법조계 인사는 "카카오에 대한 실질적 의미의 '리얼타임 감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음카카오측이 앞으로 감청영장 집행에 불응하더라도 이를 공무집행방해로 처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당국의 감청영장 집행이 (다음카카오의 묵인아래)수사 편의적으로 이뤄져 왔기 때문에 다음카카오가 앞으로 감청영장 집행을 거부한다해도 '초법적 발상'이라고 비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다음카카오측의 '감청영장 불응' 파문은 검찰 등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RELNEWS:right}

    법조계의 다른 인사는 "(영장집행 불응 선언 후) 과거와 달라지는 것은 검찰이 1주일에 한번 또는 한달에 1번 신경을 쓰면 통화내역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1~2일에 한번씩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진태 검찰총장은 대검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다음카카오 대표이사가 앞으로 감청영장의 집행에 응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는데, 그 정확한 취지는 모르겠으나 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본다, 법치국가에서 법을 지키지 않겠다고 나서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은 카카오톡에 대해 모니터링, 검열 등을 하지 않고,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시간 검열'을 우려하여 속칭 '사이버 망명'이란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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