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바티칸에서 열린 세계주교대의원대회 특별회의 종료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사진=유튜브영상 캡처)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에 사회 조건의 변화 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계주교대의원대회(주교 시노드)가 동성애와 이혼, 동거 등에 대한 포용을 시사한 보고서 초안을 수정한 지 하루 만이다.
19일(현지시간) USA 투데이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동성애와 이혼, 동거 등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킨 세계주교대의원대회 특별회의 종료미사에서 "하느님은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이것이 우리를 놀라게 하고 마음을 열게 하며,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우리를 지켜주는 (하느님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미사와 함께 1978년에 타계한 교황 바오르 6세의 시복식도 열렸다. 바오르 6세는 바티칸 2차 공의회를 통해 라틴어 이외 현지 언어를 교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가톨릭 교회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교황은 바오르 6세의 발언을 인용해 "시대의 징후를 면밀하게 조사하고, 시대의 점증적 요구와 사회 조건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찾도록 교회, 특히 주교 시노드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는 어떠한 새로운 변화가 오더라도 용기 있게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13일 발표된 동성애와 이혼, 동거 등에 대한 교회의 포용적 태도를 암시한 주교 시노의의 예비 보고서가 가톨릭 보수파 반발로 18일 최종보고서에서 수정된 지 하루 만의 일이다.
교황청 보고서 작성위원회는 보수파의 반발로 인해 최종보고서 투표를 앞두고 '동성애자에게도 가톨릭 교회에 기여할 은사(gifts)가 있다'고 명시했던 중간보고서의 문구를 '동성애 성향이 있는 남녀를 존중하는 태도로 대해야 한다'는 문구로 대체했다.
하지만 이 완화된 문구를 최종보고서에 포함할지 묻는 투표에서 참석자 180명 중 65.5%인 118명이 찬성, 62명이 반대표를 던져 결국 채택이 무산됐다. 최종보고서에 해당 문구가 담기기 위해서는 참석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그러면서 교황은 "주교 시노드는 성 베드로와 교황이 함께하는 것이기에 조용한 내적 평화가 있어야 한다"며 이번 사안으로 인해 발생한 가톨릭 내 분란을 수습을 당부하는 말도 덧붙였다.
동성애나 이혼 등의 사안이 그동안 가톨릭계에서 광범위하게 논의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새로운 주교 시노드 운영 방식이 가져올 장기적인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바티칸 다이어리'의 저자 존 트래비스 "시노드의 전통적 체제를 변화시키고 보다 투명하게 바꿈으로써 논란이 될 만한 사안들이 세계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며 "교황은 논쟁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