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40여명이 25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각 입구 앞에서 대북전단 살포에 실패하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황진환 기자)
25일 보수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주민들이 막아서면서 일단 전단은 북녘에 뿌려지지 못했다.
보수단체는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풍선과 전단을 빼앗기고 찢기자 서울에서 새 대형 풍선을 가져와 이날 중 재차 살포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양측 간에 우려했던 충돌이 수차례 일어났지만, 다행히 큰 부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 보수단체, 주민 충돌 '긴장'25일 오전 11시 20분쯤 복면과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진보 단체 회원 20여 명이 임진각 인근에 주차돼 있던 탈북자 단체의 트럭에서 전단과 풍선을 빼앗았다.
이들은 빼앗은 풍선을 흉기로 찢어 버리고 전단을 길가와 하천에 뿌렸다.
또 도로변에 주차된 1t 트럭에서 천막에 가려진 수소가스통 10여개가 발견돼 한 농민과 보수단체 회원 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20분 뒤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40여명이 타고 온 전세버스가 임진각 앞에 섰다.
그러자 파주 시민과 '민주회복 파주시국회의' 등 시민단체 회원 100여명은 차를 가로막고 격렬히 항의했다. 양측 간에 몸싸움이 일어나며 욕설과 고성이 오갔다.
일부 주민들은 보수단체를 향해 물병과 날계란을 던지기도 했다.
경찰은 인간 방어벽을 만들어 물리적인 충돌을 막았지만, 양측 간에 욕설과 고성이 이어졌다.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25일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한 가운데 파주시민들이 트랙터 등 농기계를 끌고 나와 전단살포 저지를 준비하고 있다.(황진환 기자)
민통선 마을의 한 주민은 "농사꾼이 지금 벼 베기가 막바지인데 농사도 못 짓고 트랙터 끌고 와서 막고 있다"며 "이게 무슨 나라냐"며 한탄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대한민국 수호, 종북좌익 척결' 등의 구호를 외치고 '쏠 테면 쏴라 북괴의 멸망이라면 죽음도 각오한다' 등의 피켓을 흔들며 맞섰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대북전단을 보내려는 우리 애국 세력에게 난폭한 무고한 폭정을 가한다"며 "이게 민주이고 평화냐"고 비판했다.
전단살포를 막아선 100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현재 보수단체가 전단을 살포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돌아갔다.
트랙터 10대를 끌고 온 민통선의 해마루촌과 대성마을, 통일촌 주민들도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