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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뇌사빠뜨린 청년 누나 "강간범 오해한 상황"

사회 일반

    도둑 뇌사빠뜨린 청년 누나 "강간범 오해한 상황"

     



    <최모씨 누나="">
    -집에 불 켜져 가족 있을거라 생각
    -엄마·누나 방에서 도둑 튀어나와
    -본의 아닌 뇌사…죄송하고 안타까워

    <민변 김용민="" 변호사="">
    -과잉방위 인정해 감형 가능한 사안
    -정당방위 개념 넓혀야…법조계 숙제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 (최○○씨 누나), 김용민 (민변 변호사)

    어느 날 여러분 집에 도둑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도둑을 잡기 위해 빨래 건조대 등을 이용해서 때렸는데요. 결국 도둑이 식물인간이 됐다면 그 집주인은 무죄일까요, 유죄일까요? 지난 3월, 한 20대 청년이 자신의 집에 침입한 50대 도둑을 제압했는데 그 도둑이 식물인간이 되는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이 집주인 청년이 상해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으면서 지금 인터넷상에 갑론을박이 뜨겁습니다. '정당방위인데 감옥까지 간 건 말이 안 된다'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아니다, 폭행이 너무 지나치지 않았는가'라는 의견까지 있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늘 이 문제 자세히 살펴보죠. 먼저 이 집주인 청년의 누님이세요. 익명으로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나와 계십니까?

    ◆ 최○○>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선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게 지난 어느 3월 어느 날 밤이네요?

    ◆ 최○○> 네. 3월 8일에 2층 집에서 그날 새벽에 사건이 일어났고.

    ◇ 김현정> 2층 양옥집에 살고 계셨어요.

    ◆ 최○○> 저희가 2층이 가건물 상태의 집이에요. 동생이 본인 친구들 중에 군대를 가는 친구도 있었고 새벽 한 3시, 거의 집에 들어오는 시간까지 술을 마신 상태로 계단을 올라가면서 보니까 전부 다 집에 불이 켜져 있었고, 그래서 엄마가 집에 있는 줄 알고 ‘엄마’라고 외치면서 문을 열었더니 항상 저나 어머니가 잠자는 그 방에서 그 사람이 갑자기 튀어나왔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튀어나오는 장면만 목격을 한 거예요.

    ◆ 최○○> 네, 그렇죠. 항상 저랑 엄마가 자고 있던 방에서 어떤 낯선 남자가 나왔기 때문에, 본인도 굉장히 많이 놀랐고 정말 걱정이 많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빨래건조대와 벨트로 폭행을 하고 머리를 발로 차고 한 20분 이상 폭행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그러니까 동생은 단순한 도둑이 아니라 훨씬 더 심각한 강도나 이럴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건가요?

    ◆ 최○○> 그렇죠, 강도나 또는 엄마나 누나가 성폭행을 당했을지 강간을 당했을지도 일이기 때문에 그런 걸 더 많이 걱정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혹시 자신이 술에 취해서 정신이 없었다라든지 이렇게 얘기하지는 않고요?

    ◆ 최○○> 네, 동생은 그런 말은 전혀 없었어요.

    ◇ 김현정> 그때 다른 가족분들은 어디 계셨어요, 원래 2층에서 주무셔야 될 시간인데?

    ◆ 최○○> 저는 사실 직장 때문에 다른 지역에 가야해서, 그날 저녁까지 저는 집에 있었어요. 사건이 일어나기 5~6시간 전에 저는 집에서 나간 거고, 어머니도 당시에 일 때문에 밖에 계셨고 아래층에는 저희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계셨어요.

    ◇ 김현정> 할아버지, 할머니는 도둑이 든 사실을 모르고 계셨고요?

    ◆ 최○○> 네. 아래층에서 주무시고 계셨다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서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르고 나오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폭행을 한 것이다, 동생은 그렇게 말하고… 동생은 지금은 뭐라고 얘기합니까, 그때 상황 돌아보면서?

    ◆ 최○○> 본인도 정말 심적으로 죄송하고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 가족들뿐만 아니라 제 동생도 그렇게 대답을 하더라고요.

    ◇ 김현정> 어쨌든 지금 정당방위의 한도를 넘었다라는 판단에 의해서 지금 재판에서 1년 6월이란 형을 받게 됐습니다. 가족들은 어떤 심경이세요, 이 판결에 대해서?

    ◆ 최○○> 그 분도 지금 굉장히 힘드신 상황이 됐기 때문에 저희도 사실 죄송하고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커요, 사실.

    ◇ 김현정> 오히려 가족들이.

    ◆ 최○○> 네…

    ◇ 김현정> 동생은 원래 뭘 하고 있었나요?

    ◆ 최○○> 동생은 8월 26일에 군 입대 예정이었어요.

    ◇ 김현정> 8월에 군대가기로 돼 있던 청년인데 3월에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가족들 입장에서는 어쨌든 생각지도 못한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진 거군요.

    ◆ 최○○>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인데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이 사건의 동생의 일을 떠나서 이 가족의 일을 떠나서 우리 사회 전체가 생각해 볼 문제여서 오늘 좀 짚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 네, 감사합니다.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 김현정> 이 집주인 청년의 누님 먼저 만나봤고요. 이번에는 법조인 한 분을 연결해 보죠. 민변의 김용민 변호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용민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김용민>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 판결 논란이 참 큰데요. 우선 재판부 판결은 이렇습니다. '이 도둑은 흉기를 소지한 강도가 아니라 그야말로 좀도둑이었다. 그리고 집주인을 발견하자마자 바로 도망을 가려했는데, 그 도망가는 도둑에게 빨래건조대로 때리고 이미 쓰러져서 힘 못 쓰는 상태에서 또 머리를 발로 차고 벨트로 때리고 장시간의 폭력을 행사한 점, 이건 정당방위의 한도를 넘어선 거다' 이런 판단, 어떻게 보십니까?

    ◆ 김용민> 정당방위를 초과했다라는 결론 부분에는 저도 동의를 합니다. 다만 제 생각에는 과잉방위는 인정할 여지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이 피고인 입장에서는 자기 집에 들어갔는데 누군가가 침입을 한 상태였고 엄마와 누나가 사용하는 방에서 나온 상태라면 우리 집에 어떤 위해를 가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했을 것이고요. 그 사람에 대한 방위행위를 하기 위해서 그리고 경찰에 신고해서 넘기기 위해서는 당연히 어떤 폭행 행위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라고 생각됩니다. 다만 폭행이 어느 정도까지 가야 되느냐가 문제일 수 있는데요.

    ◇ 김현정> 바로 그 부분이죠, 그렇죠.

    ◆ 김용민> 우리가 지금 평온한 상태에서 볼 때는 그 사람이 폭행이 과했다 이렇게 판단할 수 있겠지만 그 당시에 있었던 그 피고인 입장에서 생각을 해 줘야 됩니다. 그럴 경우에는 '이 사람을 어느 정도 폭행을 해야지 내가 정당방위로 인정될 것인가' 판단할 수 없거든요.

    ◇ 김현정> 계산하기는 어렵다…

    ◆ 김용민> 네, 법조인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 현장에 있을 때는.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은 완전히 그 반항을 제압한 상태까지 폭행을 해야 된다라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고요.

    ◇ 김현정> 그런데 지금 검찰에서는 도둑이 이미 피를 흘린 채 쓰러져서 완전히 무력화가 된 상태인데도 계속 폭행을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현장에 가보니까 혈흔이 낭자할 정도까지 폭행을 했다, 이 부분이 재판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 김용민> 맞습니다. 그 부분이 사실은 과잉방위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되는 거죠. 과잉방위는 감형이 됩니다. 지금 판결은 과잉방위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그런 상황에서 이 정도 하면 제압이 된 거야라고 생각하는 판단을 하기가 어려웠을 거다? {RELNEWS:right}

    ◆ 김용민> 당연하죠, 우리가 사후적으로 도둑이라고 하지만 도둑과 강도는 굉장히 작은 차이거든요. 흉기를 들어야지만이 강도가 되는 게 아니고, 폭행을 행사할 수 있으면 바로 강도로 돌변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흉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하는데 피고인 입장에서는 그 사람의 몸수색을 해 본 것도 아니라서 흉기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상태이고 또 집 안에 있는 다른 물건을 잡으면 바로 또 흉기가 되는 거거든요.

    ◇ 김현정> 이렇게 되니까요, 사람들이 헷갈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만약 우리 집에 도둑이나 강도가 들었을 때 나는 어디까지 제압을 해야 되는 건가? 서로의 무기에 균형이 잡혔는가 생각을 하고, 이게 제압에 타당한 상황인가 생각을 하고, 여러 가지를 다 계산해서 그럼 이 사람을 잡아야 되는 거냐… 우리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현명한 걸까요?

    ◆ 김용민>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상당히 판단하기 힘든 문제이고… 예를 들어서 도둑이 들어온 것을 제압하는 데 '저 사람이 심리적으로 굴복된 상태다'라고 한 것을 제압으로 볼 것이냐 만약에 그렇다고 하면 경찰을 불러서 올 때까지 둘이 마주보고 앉아 있어야 되는 것이냐. 그럼 굉장히 어색한 상황들이 발생하고, 두려운 상황이 계속 유지되는 것이거든요. 그럴 경우에는 철저하게 그 현장에서 그 사람의 입장으로 판단을 하는 것이 맞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정당방위 개념을 조금 더 넓게 인정을 해 주고 정당방위가 인정돼야지 과잉방위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변호사님 보시기에는 우리나라 정당방위의 개념, 이 해석에 있어서 조금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지점이 있는 건 아닌가, 이런 말씀이신 거예요.

    ◆ 김용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오늘 화제가 되고 있는 이 사건 좀 깊이 들여다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용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민변의 김용민 변호사까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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