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언어 삼가라 당부했는데..
-패션쇼로 상품권 지급? 직원들 술렁
-적십자사, 국민들 조롱거리로 전락
-공개토론 하겠단 약속 꼭 지켜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국적십자사 노조 최경진 위원장
국회 증인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외국으로 출국해서 국정감사 회피논란이 있었던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어제 국감에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기업인이다 보니 잘 몰랐다’라는 사과와 함께 출석을 했는데 여전히 국회도 싸늘하고 여론도 싸늘합니다. 그런데요, 이런 와중에 그동안 조용했던 대한적십자사 노조까지 김 총재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사실은 그동안 여러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줄곧 노코멘트를 했던, 즉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했던 노조인데 왜 갑자기 사퇴 이야기를 들고 나온 건지 직접 만나보죠. 보건의료노조 대한적십자사 지부장이세요. 최경진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최 지부장님 안녕하세요?
[김현정의 뉴스쇼 전체듣기]◆ 최경진>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대한적십자사가 직원이 몇 명이나 됩니까?
◆ 최경진> 3,400명 정도됩니다.
◇ 김현정> 김성주 총재에게 ‘대국민 사과를 하라, 그리고 자진사퇴를 하라’ 이렇게 강력하게 요구하셨어요.
◆ 최경진> 맞습니다.
◇ 김현정> 무슨 이유입니까?
◆ 최경진> 저희는 사실 지난 9월 26일날 총재가 인준되고 난 이후에 분명히 말씀을 드렸습니다. 사내 게시판에도 게시를 하였고요. 총재직을 수행함에 있어서 부적절한 언어와 행동을 조심하시라고요. 그리고 혹시라도 그것으로 인해서 대한적십자사가 국민들로 하여금 관심 밖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우리가 주장하는 이러한 심히 우려되는 사항들이 당신의 가치관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결단을 내리라고 저희는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즉 ‘부적절한 언행을 좀 하지 말아주십시오, 적십자사 얼굴에 먹칠하지 말아주십시오.’라고 당부를 했는데 지금 그런 상황이 되고 있다는 건가요?
◆ 최경진> 우려했던 사항이 현실로 발생한 거죠.
◇ 김현정> 예를 들자면 어떤 식입니까?
◆ 최경진> 벌써 어제 국감 때 다 밝혀진 사실이지만, 그리고 지난 2주 동안 각 언론을 통해서 모두 보도된 사항이지만, 총재께서 말과 행동이 다른 일련의 과정을 보여주셨습니다. 적십자 내부적으로 말씀하신 ‘잊혀진 봉사단체’라는 말씀이 있으셨고요.
◇ 김현정> 적십자사가 잊혀진 봉사단체다...
◆ 최경진> 그로 인해서 적십자 내부 직원들이나 30만 봉사원들에게 엄청난 실망과 상처 속에서 공허함만 줬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또 하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잖아요. 국정감사 뺑소니 출장이라고...본인은 여러 가지 말씀을 하셨고 사과도 하셨지만, 받아들이는 우리 노동조합 및 내부 임직원들은 굉장히 충격으로 지금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김성주 총재 패션회사의 직원이 적십자사의 내부 자료를 무단 열람했다 이런 이야기가 보도가 되던데, 이것도 혹시 알고 계십니까?
◆ 최경진> 알고 있습니다. 엄청 충격적인 사실이고요.
◇ 김현정> 어제 국감에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밝힌 내용이죠?
◆ 최경진> 그렇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께서 질의를 하셨고요. 국회나 정부도 정보공개요청 절차나 또는 그것에 근거한 대한적십자사조직법이나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그와 같은 철저한 법적인 근거에 의해서 자료를 요청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저희들은 엄청나게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적십자사의 조직, 인사 사업 관련 내부 자료를 광범위하게 성주 그룹 직원들이 열람했다라는 부분인 건데요. 이런 것들이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고요.
◆ 최경진>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애초의 논란의 시작은 낙하산 논란이었거든요,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국정감사 회피 논란을 일으켰던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27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감불출석을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윤창원기자
◆ 최경진> 총재가 인준되는 과정이 그동안도 논란이 되었지만, 적십자 내부 의결 사항인 중앙위원회가 28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정부 부처 장관이 다 포함돼 있고요. 3년마다 이 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누가 봐도 낙하산이라는 건 스스로가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 김현정> 사실은 항상 대통령이 임명한 총재들이 왔으니까 어느 정권이든 낙하산이고 거기까지는 인정을 한다. 그럼 이번에도 온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최경진> 그런 건 아닙니다.
◇ 김현정> 온 자체도 문제다? 왜요, 이번에는?
◆ 최경진> 저희 입장에서, 우리 노동자 입장에서는 말입니다. 어차피 현실에서는 어차피 낙하산이지만, 언론과 우리 대한민국 내에서 특히 이분의 낙하산은 ‘끝장이다, 끝판이다’ 이런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지 않습니까? 이분은... 참 말씀드리는 자체도 기막힙니다, 솔직히.
◇ 김현정>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어느 부분이 그렇게 기막히세요?
◆ 최경진> 현재 대한민국의 국민들께 저희들 대한적십자사가 질타와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이분의 행동으로 인해, 이분의 말로 인해서 그러한 대한적십자사가 되었다고 간주되기 때문에, 낙하산 논란이나 이런 표현을 하기도 이제는 너무 힘이 듭니다.
◇ 김현정> 힘이 들 정도, 기가막히다는 말씀... 그런데요, 적십자 직원들 패션쇼를 개최해서 옷 잘 입는 직원에게 성주그룹 상품권을 증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어제 국감장에서의 얘기가 사실입니까?
◆ 최경진> 사실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이런 얘기 듣고 직원들은 뭐라고 하셨어요?
◆ 최경진> 어이가 없죠. (웃음) 엄청나게 술렁거린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그 자리에 없었지만 술렁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어이가 없었죠, 한 마디로.
◇ 김현정> 그런데 뭐 직원들 동기부여하기 위해서 북돋기 위해서 좋은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나요?
◆ 최경진> 그 분 스스로가 불찰이라고 말씀하신 걸로 제가 알고 있고, 그리고 재발하지 않겠다고 시인하고 사과한 걸로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할 가치를 못 느낍니다.
◇ 김현정> 그럼 이제 사과도 하셨고, 어제 사과를 4번이나 했다잖아요. 이러면 그냥 직원들이 보듬고 갈 수는 없나요? 사퇴요구를 계속 하시겠습니까?
◆ 최경진> 그 사과가 소위 말해서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정감사장에서 일부 국회의원들께 사과의 뜻을 비친 건 맞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우리 적십자 모든 내부 직원들이나 과연 대한민국 국민들께서 과연 그 모습을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 수 있냐는 거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겁니다.
◇ 김현정> 적십자사 회비 걷는 것조차 이게 타격이 있을 거다 이런 얘기들도 솔직히 하시나요?
◆ 최경진> 사실 저 스스로도 우리 국민들로부터 일부 항의전화를 받은 적이 있고, 사무 행정하시는 실무 담당자는 물론이고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결과 적십자에 대한 이런저런 불평이 많은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대로라면 누가 내겠는가 이런 걱정들 하시는 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