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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지방 유학생 기숙사비에 등골 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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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립대 지방 유학생 기숙사비에 등골 휜다

    대학, 수백억 건축기금 놔두고 민자 끌어들여 신축

     

    유명 사립대학들이 수백억원의 건축기금을 쌓아놓고도 새 기숙사 건축은 민간자본을 끌어와 지으면서 부담금을 학생들에게 떠넘기고 있다.

    비싼 등록금과 함께 전세 대란 못지 않은 '기숙사 대란'으로 대학생들은 이중고를 토로하고 있다.

    고려대 신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1학년 정모(19·여)씨는 다음 학기부터 구관 기숙사로 옮길 생각이다.

    학기당 400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과 함께 방값만 158만원(2인실)인 기숙사에서까지 지내기엔 형편이 넉넉치 못하기 때문이다.

    정씨는 "고등학교 기숙사 생활 때는 한 달에 9만원을 냈지만 대학에선 40만원선"이라며 "구관은 샤워시설 등이 불편해도 참아야지 어쩌겠냐"고 말했다.

    고려대 구관 기숙사는 학기당 72만원(3인실)으로 신축 기숙사의 채 절반도 되지 않는다.

    숙명여대 재학 중인 이모(20)씨는 기숙사를 떠나 올해 초부터 대학 인근에서 30만원대인 자취방을 구해 지내고 있다.

    "학기마다 100만원이 넘는 신축 기숙사 비용에다 등록금, 용돈까지 부모님께 손 벌리기 죄송스럽다"며 이씨는 아르바이트도 시작했다.

    이처럼 대학 기숙사비가 상승한 건 대학들이 민간자본을 끌어와 기숙사를 지으면서 갚아야할 건축비와 이자를 학생들에게 전가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민간자본을 끌어와 지은 신축 기숙사의 학생부담금은 기존 기숙사보다 최대 3.5배, 평균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정작 대학들은 수백억원대 건축적립금을 쌓아놓고 있다.

    16일 대학정보공시제도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각 대학의 건축적립금은 이화여대 2325억, 연세대 1429억, 숙명여대 1144억, 고려대 836억원, 숭실대 347억원, 동국대 258억원, 건국대 144억원 등이다.

    저소득층 지방 출신 학생들을 배려해야할 기숙사가 수백만원대 호화시설로 변하면서 학내 계층화를 조장하기도 한다.

    고려대 구관 기숙사생인 이민정(19·여·가명) 씨는 "동아리에서 신관에서 산다고 하면 '있는 집 자식'이란 소리를 듣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대 관계자는 "건축기금은 대부분 기증자가 대학본부에 사용처를 일임하는 게 아니라 각 단과대의 리모델링 등에 써달라는 '꼬리표'를 단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학교 소유 땅이 규제에 대부분 묶여 있어 건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민간의 투자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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