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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보면 가래를 뱉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린 사람은 가래가 끓기 마련이다.
가래는 상기도로부터 폐에 이르는 호흡기의 여러 곳에서 나오는 분비물이다. 담으로도 불린다. 가래는 세균 등에 감염될 경우 평소와 다른 색으로 변하면서 질환을 알려주는 신호등 역할을 한다.
7일 청주성모병원 호흡기내과 박용근 과장(사진)을 통해 건강의 신호등 가래에 대해 알아봤다.
◇ 가래의 종류가래의 성분은 대부분 물이며, 일부 면역 글로불린과 같은 항체와 단백분해효소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성분은 호흡기 계통의 기관지 표면을 살짝 덮어 각종 세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한다.
조금씩 만들어지는 가래는 맑은 색의 점액이다. 하지만 담배나 공해 등 나쁜 공기를 마시면 색깔이 지저분해진다.
호흡기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면 염증세포와 균이 가래에 섞여 나오면서 가래 색깔이 누렇게 변한다. 짙은 색깔의 가래가 몇주 동안 지속되면 호흡기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심한 기침을 한 뒤 양이 적고 실 모양의 피가 묻어나오면 기관지염일 가능성이 있으며, 양이 많고 계속 나오면 기관지확장증, 폐농양, 결핵, 폐암 등일 수도 있다.
◇ 가래의 특징건강한 사람의 경우 하루 가래 분비량은 10~20cc 정도이지만 무의식적으로 삼키거나 호흡할 때 증발하기 때문에 거의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감기로 상기도나 호흡기 계통에 염증이 생기면 분비물의 양이 50cc 이상 많아진다. 따라서 일단 가래가 나오면 병이 생겼다는 경보일 수 있다. 가래가 아침에 많은 이유는 잠잘 때 가래를 뱉지 못해서 호흡기에 고여 있던 가래가 한꺼번에 나오기 때문이다.
또 축농증 환자는 누우면 콧물이 목구멍을 통해 목 밑으로 내려와 가래의 양이 많아진다고 느낀다. 반면 오후에 가래가 많아진다고 호소하는 사람은 평소 나쁜 공기를 많이 들이마셔 가래의 분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 가래는 삼켜도 괜찮다가래는 삼켜도 별 문제는 없지만 뱉는 게 좋다.
가래에 세균이 묻어 있을 수 있지만 위에서 대부분 죽고, 삼킨 가래는 장을 지나면서 모두 분해되기 때문에 삼켜도 별 문제는 없다.
그러나 활동성 폐결핵 환자의 가래엔 결핵균이 섞여 있을 수 있다. 이때 가래를 삼키면 그 세균이 장에서 자라 장결핵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폐결핵 환자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래를 함부로 뱉으면 안 된다.
◇ 습도 조절 등으로 완화폐렴 등 감염으로 가래가 누렇거나 푸르스름하면 항생제를 복용하면 된다. 또 물을 많이 마시고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수건 등으로 습도를 높이면 좋다.
가래가 심해 저녁이나 새벽에 가래 끓는 소리와 기침을 심하게 하면 몸을 엎드리거나 옆으로 하고 몸을 기울여 머리 쪽을 낮게 하면 증세가 호전된다.
기관지 벽에 붙어 있던 가래는 몸을 톡톡 두드려주면 그 진동에 의해 떨어져 밖으로 나오기 쉽기 때문에 손바닥으로 환자의 가슴이나 등을 두드려 주는 것도 좋다. 마사지용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해도 좋다.
도움말 : 청주성모병원 호흡기내과 박용근 과장
충청타임즈 임형수 기자 / 노컷뉴스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