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인근해안서 침몰한 세월호 여객선 (사진=목포해경 제공)
세월호유가족대책위원회 대외협력위원장인 단원고 희생자 고(故) 김동혁 군의 어머니 김성실 씨는 최근 세월호 인양 논란과 관련해 "세월호를 인양하지 않겠다는 것은 진실을 덮겠다는 것"이라며 정부에 인양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김 씨는 19일 광주CBS 시사프로그램 'CBS 매거진'에 출연해 "정부는 여론을 만들어 놓고 진도군민이나 실종자 유가족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세월호 인양은 남은 실종자 수색은 물론 진실을 규명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세월호유가족대책위 김성실 대외협력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정부가 수색종료 선언 일주일 만에 범대본 해체 선언을 했는데, 어떻게 보나?= 수색종료를 선언한 11일은 선원들에 대한 선고판결이 있던 날이었다. 전부터 인양 이야기는 나왔던 것이고 인양을, 수색을 포기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인양을 해서라도 수색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하루였다.
▶ 정부가 인양 관련 대책을 내놓지 않고 본부를 해체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사고 이후 저희가 겪어 왔던 정부는 미리 여론을 만들어 놓고 여론의 압박으로 정부가 원하는 대로 받아들이게 했다. 특별법 때도 마치 세월호 유가족들 때문에 경제가 안 좋은 양, 민생법안이 통과되지 않는 양해서 눈물을 머금고 미완의 법이지만 받아들였다. 인양문제도 진도나 여러 국민들이 실종자 유가족들을 압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세월호 인양 문제는 실종자 가족뿐 아니라 유가족 입장에서도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 세월호를 인양하는 것과 안하는 것, 어떤 차이가 있나?= 인양을 안하는 것은 사고를 덮어버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모든 사건은 현장이 있고 그 현장이 보존돼야 하는데, 수색을 하면서 제대로 된 영상이나 그런 것들을 본 적이 없고 보고서만 받았다. 황지현 양을 찾았을 때도 보고서에는 열세 번이나 그 자리를 수색했다고 했다. 열세 번 수색을 어떻게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세월호 자체가 사고현장이기 때문에 인양을 하는 것이 마땅하고 실종자들을 찾거나 진상규명을 위해 인양이 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 '세월호 인양을 위한 TF'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이유는?= 실종자 가족이나 유가족이나 똑같은 입장이다. 어떻게 하든 아이들은 살아올 수 없지만 진실은 밝히고 싶은데 인양을 하지 않으면 진실은 영원히 묻히는 것이다. 여론은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압박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과연 인양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 가족대책위는 팽목항을 떠나지 않고 지키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범대본이 철수되면서 인력이나 기구들이 철수되는데 팽목항도 포함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팽목항은 아이들의 마지막 숨결이 있는 곳이고 우리가 아이들을 기다리던 곳이다. 인양이 진행된다면 지켜봐야할 자리이기 때문에, 그 곳을 떠나면 진상규명이 어려울 것 같아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국민들이 찾아와 주신 곳이고 기억의 자리, 기다림의 자리이기도 하지만 진실을 밝히기 위한 베이스캠프라 생각하기 때문에 결코 물러설 수가 없다.
▶ 인양작업이 개시될 때까지 사고해역에 대한 보존과 감시는 어떻게 되나?
= 전문가들이 어디에 있는지 구조부터 우리에게 물어봤던 정부였다. 인양방법이나 기간 등 확실한 대안을 내놓지 않고 인양을 하겠다고만 하고 범대본을 철수했기 때문에 정부를 못 믿는 것이다. 일의 연속성이 있다면 15일에 국가안전처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는 앞에서 인수인계를 하는 등의 신뢰를 보여야 하는데 그것이 되지 않고 있다.
▶ 정부 조직개편이 되면서 세월호 문제가 어느 부처로 옮겨가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들었나?= 국가안전처 중대본이라고 들었을 뿐 그 이상의 얘기는 들은 바가 없다.
▶ 정부가 만약 세월호 인양을 미루거나 안하면 어떻게 할 생각인가?= 끝까지 팽목항을 지키면서 우리들끼리라도 대안을 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이 그 질문을 많이 하는데 우리는 자식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거짓말에 속아 가만히 있었던 부모다. 국민들에게 우리 입장이라면 어떤 대안이 있는지 여쭤보고 싶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답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