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즈 위에 속바지 등을 입고, 털부츠를 신으면 보온효과가 높아진다. (일러스트 제공/ 환경부)
올 겨울에도 여성들에게는 레깅스나 스타킹 등 몸매를 드러낸 옷차림이 유행이다. 압박 스타킹이나 레깅스 차림은 다리를 보다 날씬하게 보이도록 해주지만, 옷 구조상 하복부와 다리 전체를 압박하기 때문에 피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
◈ 꽉 조이는데다 냉기까지...하체 혈류량↓
혈류량이 낮아진 상태에서 냉기에 노출되면 다리가 쉽게 붓는 것으로 시작해 심한 생리통이나 생리불순에서 자궁근종, 하지정맥류 등 하체 쪽에 다양한 질환이 생길 수 있다.
김한겸 한의사협회 이사는 “(레깅스를 입은 사람의 몸을) 체열 진단기로 검사해보면 차갑게 나온다"며 "한의학적으로는 냉증이 계속되면 어혈이 생기고 어혈이 심해지면 생리통이나 자궁근종, 하지정맥 등에 아주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무월경이나 소량 및 희발 월경(N91)' 질환으로 치료받은 사람은 모두 36만4천여명으로, 특히 2,30대 가임기 여성은 100명 중 3.8명 꼴로 생리불순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건보공단의 2011년 자료를 보면, 자궁근종 등으로 치료받는 2,30대 여성이 해마다 4%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같은 여성질환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이지만, 하체를 꽉 조이고 차갑게 하는 여성들의 옷차림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의사들의 견해다.
김 이사는 "옷을 따뜻하게 입는 것이 최선"이라며 "부득이하게 레깅스를 한 겹만 입고 나갈 상황이 발생한다면 4시간을 넘기지 말고,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반신욕으로 하체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두껍고 촌스러운 내복은 옛 말겨울철에 건강을 유지하려면 내복을 입는 것이 가장 손쉽고 효과적이다. 내복은 체온을 유지시켜주는 것은 물론, 피부에서 분비되는 땀이나 피지 등을 흡수해 겉옷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겨울철 보온을 위해서는 내복과 함께 겹쳐 입어 공기층을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일러스트 제공 = 환경부/ 노컷뉴스)
송은영 서울예술전문학교 패션디자인학과 교수는 "겨울에도 적지만 피부에서 땀이나 피지 등이 분비되는데 이것이 겨울철에 자주 빨지 않는 겉옷에 직접 닿게 되면, 곰팡이나 세균이 번식하게 돼서 피부나 호흡기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복은 겉옷보다는 자주 세탁을 하기 때문에 이런 염려가 적다는 것이다. 게다가 과거 두껍고 촌스럽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던 내복도 최근에는 얇은 재질과 다양한 디자인이 나와 있다.
송 교수는 "요즘은 히트텍 같은 발열되는 기능성 내의도 있고, 디자인도 여러가지가 나와 있어서 겨울철에 맵시를 살려 입을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조언했다. 또 같은 두께라면 두꺼운 한겹 보다는 겹쳐입는 것이 옷 맵시는 물론이거니와 보온성도 훨씬 뛰어나다.
여기에 옷에서 체열이 빠져나가는 통로인 목이나 소매, 발목 등을 조이거나(폴라, 고무줄 조임), 감싸는 소품(넥워머, 머플러, 숄, 장갑, 워머, 토시, 긴양말, 부츠) 등을 활용하면 보다 멋스러우면서도 체온 보존이 더 용이해진다.
실내에서도 카디건이나 조끼를 입고, 손에 끼는 핸드워머, 수면양말 등을 활용하면, 실내 온도가 조금 낮아져도 큰 무리 없이 작업이나 활동을 할 수 있다.
◈ 건강, 절약, 감축 - 일석삼조 온(溫)맵시
옷맵시도 살리고, 보온성도 높인 이른바 '온(溫)맵시'다. 이렇게 온맵시로 체온을 2~3도 가량 높이면, 그만큼 난방을 덜하게 돼서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겨울철 온맵시 복장으로 체온을 2.4도 올리는 대신 난방온도를 2도 낮추면, 1인당 연간 도시가스를 23.6㎥절약할 수 있다. 가스요금을 ㎥당 980원 정도로 잡으면 한사람이 일년에 2만3천원 가량 가스요금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4인 가족이라면 가스요금 절감분이 10만원에 육박하게 된다.
또 난방을 덜하게 되면 전지구적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운동에도 자연스레 동참하게 된다. 온맵시 복장을 하게되면, 연간 이산화탄소 52.86kg을 감축하는 효과가 발생하는데, 환경부 관계자는 "소나무 8그루를 심는 것과 동일한 효과"라고 말했다.
겨울철 내복만 챙겨입어도 건강을 챙기는 것은 물론, 난방비용 절약, 온실가스 감축 등 일석 삼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