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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예술작품 54만 년 전 '조개껍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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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 최초의 예술작품 54만 년 전 '조개껍질' 발견

    인니 자바에서 발견된 호모 에렉투스의 유물

    54만년전 호모 에렉투스가 조개껍질에 새긴 문양 (사진=네덜란드 레이든 대학)

     

    54만년 고인류가 민물조개에 문양을 새기고, 이를 도구로 사용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서 발견된 54~43만 년 전 조개껍질에 문양이 새겨진 사실을 발견했다. 이 문양은 인류의 조상이 새긴 최초의 기하학적 문양이다.

    문양을 새긴 고인류는 최초로 직립보행을 한 호모 에렉투스.

    문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일련의 사선들과 알파벳 M자 모양의 지그재그 문양이 그려져 있다.

    연구진은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지능이 높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네덜란드의 레이든 대학 고고학자 조세핀 주르뎅 박사는 "인간의 자기중심적인 성향 때문에 현생인류는 위대하고 이들 고인류는 어리석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우리 조상의 능력을 더 높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1890년대 자바에서 발굴돼 현재 네덜란드의 자연사박물관에 전시 중인 166개의 조개껍질을 연구했다.

    조개껍질 가운데 하나는 가장자리를 갈아서 날카롭게 가공돼 있었다. 자르거나 긁는 도구로 사용됐음을 의미한다.

    또 다른 껍질에는 상어 이빨 등의 날카로운 물건을 이용해 새긴 것으로 보이는 문양이 있었다. 문양을 새길 당시 조개껍질의 표면은 검은색이었고, 문양은 흰색으로 보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현대의 민물조개껍질에 문양을 새겨본 결과 작업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연구진이 이해를 돕기 위해 조개에 새겨진 기하학적 문양을 그림으로 그린 것 (사진=레이든 대학 주루뎅 박사)

     

    주르뎅 박사는 "손에 많은 힘을 사용해야 하고, 문양에 새겨진 것과 같은 각도의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정교함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조개껍질의 어두운 표면에서 작업을 통해 흰색이 타나나게 되면 호모 에렉투스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모 에렉투스는 석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르뎅 박사는 "호모 에렉투스가 조개껍질도 도구로 사용했다는 증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호모 에렉투스가 석기를 많이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져 온 점을 고려하면 다른 종류의 물질을 도구로 사용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발견된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19세기 후반 네덜란드의 뒤부아 박사는 다윈의 진화론에 매력을 느끼고 원숭이와 인간 사이의 중간 단계 종을 찾아 나섰다. 당시 네덜란드 군인을 따라 동인도 제국(지금의 인도네시아)으로 가 발굴 작업을 벌인 결과 1891년 그 단서를 찾게 됐다.

    지금은 호모 에렉투스로 알려진 '자바인'을 발견한 것으로 인류학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직립 보행을 뜻하는 호모 에렉투스는 190만년에서 10만 년 전에 살았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조개껍질은 그 당시 발견된 것들이다.

    이들 조개껍질 가운데 3분의 1은 작은 구멍을 갖고 있었다. 이 구멍의 80%는 조개의 두 껍질을 이어주는 이음새 근처의 같은 지점에 만들어졌고, 크기는 지름 0.5~1㎝이다.

    주르뎅 박사는 이것이 조개껍질을 부수지 않고 내용물을 쉽고, 온전하게 꺼내 먹을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호모 에렉투스들은 이 지역에서 발견된 상어 이빨과 같은 날카로운 물건으로 조개껍질에 구멍을 뚫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이 지금의 조개에 같은 방법으로 구멍을 뚫은 결과 조개는 근육의 통제력을 잃으면서, 껍질이 쉽게 벗겨져 나갔다.

    호모 에렉투스는 조개를 잡아 이런 방법으로 내용물을 먹은 뒤 껍질은 도구로 만들어 사용했다. 주르뎅 박사는 "가장자리가 정교하게 가공된 껍질이 발견됐으며 칼과 같은 용도로 사용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장 놀라운 발견은 껍질 위에 새겨진 문양이라고 말한다. 이 문양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용도가 무엇인지는 파악이 쉽지 않다.

    연구진은 호모 에렉투스가 당시 머리 속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면서 논문에는 어떤 추측이나 해석을 달지 않고 발견된 그대로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3일 저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온라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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