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익 시험으로 1년 1천억 원 정도 외화 유출
- 노무현 정부 때 토익 토플 대체하려는 계획에서 출발
- 이명박 정부 들어서 수능 대체 하도록 계획
- 수능 대체할 말하기 쓰기 객관적 영어 평가시험 이론적으로 없어
- 지나치게 무리하게 서둘러 이론적 기반 사라져
- 토익, 토플 대체하려는 노력은 계속해야
- 영어 절대 평가 계획처럼 장기적 계획 세우고 가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2월 4일 (목)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조자룡 (전국영어교사모임 사무총장)
◇ 정관용> 내년부터 정부가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니트(NEAT)’ 예산편성을 하지 않아서 사실상 시험이 폐지됐습니다.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결국 폐지된 국가시험. 그런데 현장에서는 ‘예상했던 일이다’ 이런 반응이네요. 전국영어교사모임 조자룡 선생님 연결합니다. 조 선생님, 안녕하세요?
◆ 조자룡>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게 기존의 토익, 토플 이런 거랑 어떻게 다른 거죠?
◆ 조자룡> 뭐 다르다기보다는요. 토익을 대체하려고 한 게 1급이고요. 수능을 대체하려면 2, 3급에 해당되고요. 그전에 이제 토익 같은 시험으로 굉장히 1년에 한 1천억원 정도의 외화가 유출이 됐었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조자룡> 그래서 그거를 감안해서 그런 토익이나 토플을 대체하는 시험을 한국에서 개발하고요. 그리고 그거를 점진적으로 수능에도 도입하려고 하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뭐 시험 방식이 토익이나 수능시험하고 완전히 다르거나 이런 것은 아니에요?
◆ 조자룡> 수능 같은 경우에는 현재로써는 듣기 약간하고 읽기를 위주로 해서 짜여 있기 때문에요. 수능을 이제 대체하려는 시험으로는 상당히 개혁적인 시험을 개발하는 편이 된 거죠.
◇ 정관용> 그러면 듣기, 읽기가 아니라 말하기 쓰기 이런 것도 좀 집중하는 그런 시험입니까?
◆ 조자룡> 네, 언어 네 기능을 다 측정하게 되는 시험이죠.
◇ 정관용> 이게 맨 처음 구상이 시작된 건 참여정부 때라면서요?
◆ 조자룡> 네, 맞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일단 외화 유출이 너무 심하니까 그걸 좀 ‘한국에서도 그런 시험은 개발할 수 있지 않은가’라고 해서 시작이 됐고요. 그러니까 처음에 아웃라인을 만들 때는 가장 먼저 토플이나 토익을 대체하고요. 그다음에 점차적으로 그보다 좀 위험도가 굉장히 높은 수능 같은 시험도 언어 네 기능을 측정할 수 있으면 좋지 않나 해서 개발하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다가 처음 시작된 거는 이명박 정부 때죠?
◆ 조자룡> 네. 그런데 이제 이명박 정부에 들어와서 바뀌었죠, 처음에는 토플이나 토익 대체용으로 해서 그런데 그런 시험은 비교적 리스크가 높지 않아서 학생들이, 시험을 치는 사람들이 리스크가 높이 않아서 큰 부담이 없는 시험이거든요. 예를 들어서 토익이 900점이든 910점이든 그렇게 크게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위험이 느껴지지 않은데 수능 같은 시험은 0.1점으로 당락이 결정되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조자룡> 그러니까 개발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그런 시험이었죠. 그래서 처음에는 토익과 토플을 대체하려고 했는데 정권이 바뀌면서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는 수능을 대체하는 걸로 돼서 문제가 많았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처음 시험이 시작된 것은 몇 년이에요?
◆ 조자룡> 그게 제 기억에는 아마 이명박 대통령 당선되고 나서 직후인 것으로 알고요. 그때 아마 저도 이제 처음으로 문제개발진에 들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 정관용> 아, 그러세요. 그런데 이게 완전히 폐지된다는 것 아닙니까?
◆ 조자룡> 그렇죠.
◇ 정관용> 왜 이렇게 됐죠? 돈도 수백억원씩 들어갔다면서요?
◆ 조자룡> 일단은 시험 자체가 개발하기 굉장히 난이도가 어려운 시험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말하기나 쓰기 같은 경우에는 채점자의 주관이 개입이 안 될 수가 없는 시험이거든요.
◇ 정관용> 네.
◆ 조자룡> 그러니까 주관을 배제하는 시험은 지구상에 없습니다.
◇ 정관용> 아하.
◆ 조자룡> 그런데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그게 이제 수능을 개발하려고 하니까 0.1점 차이에도 당락이 결정되는 그런 것을 감안한다면 그 등급이나 커트라인이나 이런 주관적인 채점의 오류를 막는 게 불가능한 시험... 자체가 그렇기 때문에 너무 리스크가 컸고요. 그리고 저희는 66만명이 한꺼번에 보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조자룡> 그런데 그것을 컴퓨터화 된 시험으로 치르다 보니까 예행, 뭐 시범으로 시험을 치르기도 하면서 과정에서 성적표의 오류라든가, 전산시스템의 오류라든가 이런 게 발생해서 시험이 자체가 다 중단이 되기도 하고요.
◇ 정관용> 아하.
◆ 조자룡> 그런 일을 겪으면서 이제 이론적으로 어렵고 실제로 좀 어렵죠.
◇ 정관용> 그러니까 수능을 대체할 말하기 또 쓰기까지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시험이라는 것 아예 불가능하다, 이렇게 보세요?
◆ 조자룡> 이론적으로는 없습니다.
◇ 정관용> 아, 그래요?
◆ 조자룡> 그래서 채점자 훈련이라는 것을 하는데요. 그래도 그 채점자는 뭐 열심히 해도 한 90% 정도, 95%까지는 싱크율이 나오지만 그 이면에 있는 채점자들을 다 통제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같으면 한 3,000명 정도가 채점을 해야 되거든요, 60만명이니까요. 그런 경우에는 굉장히 어렵죠. 3,000명이 다 똑같은 기준으로 똑같이 채점을 하게 한다? 그런 것은 지구상에 아직 없어요.
◇ 정관용> 그건 한마디로 말해서 수능을 대체하겠다는 욕심 자체가 과욕이었다, 이겁니까?
◆ 조자룡> 지금 수준에서는 과했죠. 1점과 0.1점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야 되는데 저희는 정시 같으면 그대로 0.1점이 커트라인에서 다 반영이 되기 때문에 그거는 좀 어려웠죠.
◇ 정관용> 그러면 예컨대 지금 황우여 장관이 얘기하고 있는 ‘영어,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꿔보자’는 것 있지 않습니까?
◆ 조자룡> 네.
◇ 정관용> 그런 게 된 다음에는 가능한 겁니까?
◆ 조자룡> 그렇죠. 먼저 그렇게 처음부터 장기적으로 좀 계획을 그렇게 세워서 갔더라면 좀 괜찮은 시험이 될 수도 있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건 이제 절대평가로 전환과 함께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문제인 것 같고요.
◆ 조자룡> 네.
◇ 정관용> 애초에 처음 이걸 개발하기 시작했던 것은 토익, 토플로 많은 돈이 외화 낭비되니까 성인용으로 1급 시험, 그것은 왜 폐지됐습니까?
◆ 조자룡> 니트라는 시험 자체가 그러니까 개발하기 쉬운 시험은 아닙니다, 절대로. 예를 들어서 토익이나 토플을 대체한다는 것 그 자체도 상당히 굉장히 어려운 시험입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문항을 만들 때 그 문항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속성이라든가 또 문항이 측정하는 영어능력의 절대치를 파악하는 그런 여러 가지 통계적인 과정도 있어야 되고요. 그리고 또 한국에서 필요한 영어가 무엇인지, 한국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주로 어떤 영어를 쓰는지 이런 여러 가지 우리 사회에 영어에 관한 많은 전문적인 지식들이 모여야 되고 또 통계적인 지식이나 또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슈들이 나오거든요.
◇ 정관용> 네.
◆ 조자룡> 그래서 그러한 전문가들이 거기에 대해서 합의를 내고 솔루션을 내고 이런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죠. 그래서 이제 너무 서둘렀죠. 이명박 대통령이나 그런 분들은 너무 빨리 재임 기간에 결과를 내려고 했던 게 아닌가, 장기적으로 좀 좋은 프로젝트...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에 굉장히 획을 그을 수 있는 아주 좋은 프로젝트였는데 좀 아깝게 된 셈도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너무 서두르다 보니까 이 시험을 보려는 사람도 없고 이 시험 성적을 기업 채용에 사용하려는 기업도 아주 극소수고 이렇게 되어 버렸다, 이 말인 거죠?
◆ 조자룡> 그렇죠. 시험 자체가 아직 완성도가 없고 일단 그리고 개발하기도 참 어려웠고요. 그리고 절대적인 기준이라든가 평가라든가 이런 것들이 너무 서둘러서 내실 있게 진행이 되지 못해서 결국은 이제 막상 시험을 실시하려고 하니까 저희가 할 수 없는 수준에 다다랐죠.
◇ 정관용> 하나의 전시행정이라고 보시나요?
◆ 조자룡> 제가 보기에는 그런 쪽에 좀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영어교육 전문가들이나 연구원들이 수준은 높은 편인데요. 그런 전문가들이 오류를 범하면서 그리고 좀 실질적으로 연구랑 실행을 좀 쌓아가면서 그분들에게도 결과를 좀 책임질 수 있도록 했으면 아마 좀 시간이 흘렀어도 상당히 좀 내용에 진전이 있었을 텐데요. 2, 3년 안에 자꾸자꾸 결과를 보고 싶어 하고 지나치게 무리하게 좀 서두르면서 이게 전체, 이론적인 베이스가 다 사라졌던 겁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또 예산만 낭비됐군요. 좀 장기 과제로 천천히 다시 시작해 보자, 이 말씀이신 거죠?
◆ 조자룡> 네, 그게 가장...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지금 뭐 그대로 토플이나 토익시장을 손 놓고만 있을 수는 없고 또 국가적으로 영어 능력을 측정하는 그런 노력들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조자룡>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전국영어교사모임 사무총장 조자룡 선생님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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