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강이는 원래 병치레 한번 안했던 아이
- 2, 3일 입원하면 괜찮아진다더니 7시간 후에 사망
- 뒤늦게 수혈 시작, 수혈후엔 갑작스런 요추천자
- 1년차 레지던트가 요추천자 시도해 5회 실패
- 심폐소생술 시도 했으나 결국 사망
- 상태가 안좋아 어차피 죽게될 상황이었다는게 병원 해명
- 유족이 원하는 것, 진심어린 사과와 진실
- 비전문가인 유족이 관련 증거를 알아서 수집해야 하는 상황
- 유족은 담당의사 경력 알아내기도 힘겨운 현실
- 병원측이 거부하면 의료분쟁조정 절차 시작도 못해
- 병원측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조정에 참여하도록 법 바꿔야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2월 16일 (화)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최윤주 (故 전예강 엄마)
◇ 정관용> 저희 시사자키 연말을 맞아서 올 한해에 각종 이슈 관련된 인물들을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는 '2014 대한민국을 말한다' 기획 방송해 드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가수 신해철 씨 사망으로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른 의료사고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또 일명 신해철법이라고 불리는 ‘의료사고 분쟁조정법 개정문제’ 이것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어보이는데요. 올 초에 의료사고로 8살 난 딸아이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지금 의료사고 분쟁조정법 개정 위해서 나서신 전예강 양의 어머님 최윤주 씨 그리고 이모님을 모시고 오늘 이야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최윤주>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그리고 예강 양의 이모님이십니다. 최현주 씨도 어서 오십시오.
◆ 최윤주>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지금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회원이시고 또 환자 샤우팅 카페에도 가입해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계시네요.
◆ 최윤주>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환자단체연합회는 설명 안 들어도 알 것 같고 환자 샤우팅 카페라는 것은 어떤 거죠?
◆ 최윤주> 그 샤우팅 카페라는 곳은요.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나 가족들이 사실 이런 사고를 났을 때 기댈 곳이 없거든요. 그런데 병원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우리 환자들하고 마주하지 않으려 하고 감추려 하는 게 기정사실인데, 법적 조치를 해도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거든요. 그런데 결국 환자 스스로가 사실을 밝힐 수 있는 모든 자료를 확보하기도 하거니와 실질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는 가정은 가슴을 치며 덮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이런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샤우팅 카페는 숨통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의료사고를 당하신 분들의 연합모임?
◆ 최윤주> 네, 그렇죠. 그러니까 우선은 그곳에 가서 마음껏 울고 하소연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 건데, 그 의료계와 법조계 전문 자문위원이 있어서 실질적인 솔루션도 이루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서로 아픔을 공감하고 치유받는 감사한 곳이라고 저는 그렇게 표현하고 싶어요.
◇ 정관용> 방송 시작도 하기도 전에 눈물을 흘리시네요.
◆ 최윤주> 아, 제가… 제 예강이 이렇게 얘기만 나오면, 이름만 나오면 이렇게 조금 울게 되네요.
◇ 정관용> 그래서 언니시죠, 이모님? 최현주 씨 함께 오셨는데 지난 1월이었어요. 예강 이야기는 이모님께서 좀 주로 해 주세요. 원래 지병이 있었나요?
◆ 최현주> 아니요, 저희 예강이가 간호기록부 보고 저도 사실은 깜짝 놀랐는데 잔병치레를 너무 안 해서 병원에 가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몰라서 오히려 이번 일을 겪게 됐다고 얘기를 하는데 그러니까 병원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아이였고.
◇ 정관용> 그러니까 어디 아프거나 이랬었던 적 없는데 병원에 왜 가게 된 겁니까?
◆ 최현주> 한 이틀 전부터 코피를 조금 쏟기 시작했어요. 제가 첫번째 답변서를 받아서 의문 나는 점이 되게 많아서 저도 이비인후과 원장님을 찾아가서 뵀었거든요. 그날 진료기록부를 보시고 또 기억나는 대로 말씀해 주실 수 있겠냐, 여쭤봤더니 웃으시더라고요. 병원에서 아무것도 해 줄 게 없을 정도로 건강한 상태로 왔었다. 그러니까 결과를 듣고 너무 안타까워하시면서 '이해할 수가 없다' 얘기를 하셨죠.
◇ 정관용> 그냥 건강했는데 코피가 갑자기 나서 이비인후과를 갔는데 이비인후과에서도 '뭐 별 문제없다'
◆ 최현주> 이미 지혈 됐고.
◇ 정관용> 지혈도 이미 됐고?
◆ 최현주> 네, 코피가 나지도 않고 그리고…
◇ 정관용> 그런데 왜 큰 병원까지 가시게 된 거예요?
◆ 최현주> 그리고 그날 새벽에 아이가 3시쯤에 일어나서 좀 보채더래요, 울면서. 그래서 물을 줬고 두세 번 물을 마셨는데 6시쯤 일어나더니 화장실을 가면서 비틀하더라는 거예요. 그런데 그때부터 코피가 뚝뚝 떨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근처 서부병원이라는 곳에 갔더니 그쪽에서 거기는 이제 소아병동도 없고 소아과도 없고 하니까 그러니까 큰 병원으로 가라, 그래서 거기서 119를 불러줘서 연대 세브란스 병원으로 바로 가게 된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갑자기 뭔가 또 몸에 이상이 오긴 온 거네요.
◆ 최현주> 네, 네.
◇ 정관용> 코피를 흘리고 그러다가 멈추었는데 그 하루 사이에 또 몸이 안 좋아진 상태로 그래서 응급실에 도착했더니 최초 진단은 뭐라고 했습니까?
◆ 최현주> 빈혈이라고 그랬어요.
◇ 정관용> 빈혈.
◆ 최현주> 그러니까 예강이가 9시 45분쯤에 병원에 도착을 했고 피검사 결과가 한 시간 이내로 나왔어요. 그랬을 때 거기 의사가 아기 엄마한테 하는 소리가 빈혈이 조금 있어서 '2, 3일 정도 입원하면 괜찮을 거다' 그러면서 안심을 시키더래요. 그래서 이제 저희 동생이 제부한테 문자를 보냈대요. 제부가 병원에 갈까라고 했더니 빈혈이라 한 2, 3일 입원하면 괜찮단다.
◇ 정관용>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 최현주> 그러니까 오지 마라, 그런 거예요. 그런데 그 아이가 갑자기 7시간 안에 이런 저런 요추 천자를 하면서 갑자기 사망을 하게 된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빈혈이라고 그러고 2, 3일 입원하라고 그러면서 어떤 처치를 한 거죠, 처음에는?
◆ 최현주> 다른 처치는 전혀…
◇ 정관용> 뭐 수혈 같은 것을 했나요?
◆ 최현주> 그 수혈도 수혈이 필요하다고 느껴져서 본인들이 수혈 절차를 밟은 게 아니고요. 그러니까 처음에 CT를 찍었어요. CT를 찍을 때도 예강이가 조금 움직여서 엄마가 손을 잡고 안정을 시킨 다음에 찍었다고 하더라고요. CT 촬영한 결과 뇌에 약간 음영이 보여서 MRI 촬영을 하자, 그때 당시 그 나이 아이들한테 뇌수막이 유행이었대요.
◇ 정관용> 네, 뇌수막염?
◆ 최현주> 그런데 예강이가 열도 없고 사실 뇌수막 증세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제 그 CT 결과가 좀 의심스러우니까 ‘MRI 촬영을 하자’ 그랬는데 MRI 촬영을 하려면 30분 동안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있어야 되는데 예강이가 지금 그런 컨디션이 못 되는 것 같아서 좀 안정을 시키고 가자, 그런 사이에 아기 엄마한테 '수납을 하고 와라' 그래서 엄마는 수납하러 가고 그때 막내이모가 아이랑 같이 있었어요. 막내이모랑 같이 있었는데 응급실에 어떤 의사분이 들어오시더니 그때 예강이의 입술 색깔이 조금 파래졌었던 모양이에요. 수혈을 했느냐고 물어보더래요. 그러니까 간호사가 '아직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그러면 얼른 수혈부터 해라' 이렇게 해서 수혈이 늦게 되다 보니까 4시간가량 지연이 된 거예요.
◇ 정관용> 그러니까 4시간 정도 후에 수혈을 했고요. 그리고 MRI를 결국 찍긴 찍었나요?
◆ 최현주> 못 찍었죠.
◇ 정관용> 못 찍었어요? 그러고 나서 아까 말씀하신 '요추 천자', 그게 뭡니까?
◆ 최현주> 뇌에 바이러스가 있는지 없는지 뇌의 척수를 통해서 그것을, 수액을 뽑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것을 요추 천자 시술이라고 하는데 보통 4시간 지연된 것도 사실은 나중에 또 언급이 되겠지만, 문제가 되지만 수혈을 하면 리액션을 봐야 되잖아요. 그리고 부작용도 있고 그런데 수혈을 하자마자 5분도 안 돼서 바로 요추 천자를 해야 된다고 엄마한테 동의서에 사인을 받은 거예요. 그런데 뭐 우리야 사실 의료 상식이 없으니까 하라고 하니까 해야 되는 줄 알고 사인을 했고.
◇ 정관용> '뇌수막염 의심되니 한번 뽑아보자', 이렇게 했겠죠.
◆ 최현주> 네.
◆ 최윤주> 그런데 요추 천자 검사를 한다고 그 수혈 동의서를 쓰라고 했을 때 저희한테 그런 말을 했어요. 이거는 약간 위험한 시술이니까 외래에서 전문의가 와서 할 거라고 저희한테 수술 동의서를 쓰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게 전문의가 아니라 자기네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대요. '전공의'라고 했대요, 전공의고.
◇ 정관용> 레지던트다?
◆ 최윤주> 레지던트 1년 차였어요. 그리고 또 1년 차가 실수를 하다가 실패를 했으면 당연히 좀 높은 급수나 아니면 더 실력이 있는 레지던트가 와서 해야 되는 건데 똑같은 또 1년 차가 와서 또 세 번의 실패해서 총 다섯 번의 실패를 하게 된 거였거든요.
◇ 정관용> 결국 다섯 번 다 실패했어요?
◆ 최윤주, 최현주> 네, 다 실패했어요.
◇ 정관용> 그리고 그 실패한 직후에 그러면 사망한 겁니까?
◆ 최현주> 그것도 문제가 있는 게요. 수혈을 하고 그 상태를 봐야 되는 그 부분을 병원에서는 이제 중요하게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다른 피가 들어옴으로 인해서 반응하는 그 부분들을 거의 완전히 스킵을 해 버린 상태이고.
◇ 정관용> 5분 만에 시작했다니까 요추 천자를.
◆ 최현주> 네. 그리고 요추 천자 첫번째 한 레지던트 같은 경우는 그 시술을 하기 위해서 꼭 취해야 되는 자세가 있어요. 그러니까 뼈와 뼈 사이를 열어서 그 사이로 바늘을 집어넣어야 되기 때문에 이렇게 머리를 굽히고 등을 굽히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거든요, 자세가. 그런데 그런 자세도 인지를 못하고 그냥 일자로 누워 있는 상태에서 바늘을 계속 꼽고 있더라고요.
◇ 정관용> 그런데 어쨌든 그게 다섯 번이나 시도하다가 실패하고 그리고 사망 시간까지는 얼마나 간격이 더…
◆ 최현주> 그런데 다섯 번 실패를 하면서 예강이가 움직였을 거 아니에요. 처음에는 막 괴성을 울었다는, 세 번 정도까지는 그 울음소리가 들렸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네번째부터는 소리가 잦아들어서 요추 천자를 한지도 몰랐어요, 그 간호기록부를 보고 실패한 것을 알았죠. 그런데 왜 그 소리가 안 났느냐면 예강이의 상태가 갑작스럽게 안 좋아졌던 거예요. 그리고 그때.
◇ 정관용> 아… 비명을 지르지도 못할 정도로?
◆ 최윤주> 전화가 왔었어요, 그때 당시에. 제가 못 들어오게 해서 커튼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세번째 울음소리까지 제가 크게 들리다가 두번째 들리다가 세번째는 너무 조용해서 귀 기울였거든요. 그런데 전화통화가 들으면서 '예, 멈추라고요? 환우 상태가 안 좋아지고 있어요' 하면서 그런 통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그런데 그 통화가 끝나마자 바로 의료진들이 막 몰려오더니 심폐소생술을 한 거였거든요, 두 시간이나…
◇ 정관용> 심폐소생술?
◆ 최윤주> 네, 두 시간이나…
◇ 정관용> 알겠습니다. 수혈하고 직후에 척수를 뽑기 위한 요추 천자 시술을 여러 차례 시도하다가 실패하고 그리고 아이의 상태는 급격히 안 좋아지고?
◆ 최현주> 네.
◇ 정관용> 바로 심폐소생술 들어갔으나 사망하고.
◆ 최현주> 네.
◇ 정관용> 그 정도 말씀 듣고 그리고 병원 측에 사인이 뭐냐뭐냐 물었더니 뭐라고 그랬었던 거예요, 처음에는?
◆ 최현주> 처음에는 아이 엄마한테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그 아이의 상태가 자기네 병원이 아니더라도 죽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나쁜 상태에서 왔다' 그러면서 표현을 하기에 이 표현은 저는 이제 가족들하고 그때 법무팀하고 얘기 한 것을 녹취한 것을 들었는데 이렇게 표현하더라고요. '이렇게 테이블 위에 있는 컵이 탁 쳐서 떨어져서 깨진 건데, 이 떨어지는 순간 누가 총을 쐈다고 그래서 그 총소리 때문에 컵이 깨진 건 아니다' 이런 표현을 하더라고요.
◇ 정관용> 음…
◆ 최현주> 그러니까 전혀 병원에서는…
◇ 정관용> 그러나 예강 어머니가 처음 듣기에는 응급실 갔을 때는 '그냥 빈혈이다. 2, 3일 입원하면 된다' 했다는 거 아니겠어요?
◆ 최윤주, 최현주> 네.
◇ 정관용> 그런데 그 후에 CT 촬영 끝에 '뇌가 뭔가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제대로 진단도 못한 상태에서 아무튼 이런 상황이 왔다'
◆ 최윤주, 최현주> 네.
◇ 정관용> 좋습니다. 조금 아까 참 말씀하기 어렵겠습니다마는 보통 이런 경우, 신해철 씨 경우도 소송하기로 하면서 부검을 하지 않았습니까? 어린 아이한테 참 하기가 끔찍하기는 하지만 부검을 안 하신 이유는 소송이 아니라 의료분쟁조종 절차를 밟으려고 하셨다고요?
◆ 최윤주> 처음부터 저희는 그런 것도 생각도 안하고요. 저희 남편하고 이제 의료진들 이렇게 불러서 저녁 몇 시간이 넘어서 이렇게 의료진들 간신히 만났거든요. 그런데 남편하고 상의 끝에 저희 작은 아빠는 '예강이가 의료사고 맞는 것 같다고 부검을 해서 이건 명백히 밝혀야 된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랑 남편은 '아니다'라고 '우리 예강이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걸 아는데 이걸 해서 뭐하느냐, 그냥 저희는 진실만 듣고 그냥 저희 가슴에 묻겠다' 그렇게 얘기를 끝내고서 의료진을 만난 거였거든요. 그런데 의료진들은 '절대로 자기네들이 잘못한 것 없다. 자기네들은 최선을 다했다'고만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다 필요없고 그러면 '요추 천자 검사할 때 분명히 예강이가 잘못된 것 맞으니까 요추 천자했던 그 시술자 만나게 해달라'고 그랬어요. 그러니까 그분을 마지막에 데리고 오셨는데 그분한테 제가 그랬어요. '진실만 말해 달라'고 '제가 다른 것 바라는 것 없다'고. '그냥 저는 가슴으로 묻을 테니 가슴에 손을 얹고 한 마디만 해달라, 진실만 한마디만 해 달라'고 그러니까 그 의사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데 옆에서 병원 관계자 분들이 그냥 데리고 나가시더라고요, 그분을. 그래서 저분은 뭔가 알고 있고 뭔가 얘기를 하려고 하는데 병원 관계자들이 이렇게 끌고 가니까 너무나 화가 났었어요. 그러고 나서 저희가 그냥 기다리면 올 줄 알고 기다렸는데 안 오길래 예강이 장례를 치르게 된 거였거든요.
◇ 정관용> 가슴에 묻겠다는 자세로 부검을 일단 거부하셨는데 그리고 어쨌든 장례는 끝났고.
◆ 최윤주> 네.
◇ 정관용> 그러면 의료분쟁조종 절차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 최윤주> 그러고 나서 제가 이제 예강이를 공기도 좋고 저희 고향에다가 데려다 놓았거든요. 그러면서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너무나 억울해서 뭔가를 해야 될 것 같았어요. 원인이라도 알아야 저희가 마음에서 떠나보내니까요. 그러다가 이제 서울로 다시 돌아와서 다시 병원을 찾아갔어요. '제발 우리 예강이 시술했던 그 사람이 몇 번이나, 경력이 얼마나 되는지 그런 것을 다 알려 달라'고 그러니까 '알려줄 수가 없다'는 거예요. '그게 왜 알고 싶으냐'고요. 알고 싶으면 법대로 하든 제3의 기관을 통해서만 알려주겠대요. 절대로 가족들 따로 만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저희한테 단호하게 말하는 거예요. 그러면 제3의 기관이나 그런 법인 기관이 어떤 곳이 있느냐 그랬더니 뭐 의료소비자원 등등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이제 집에 가자마자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어요. 그러다가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라는 곳이 있고 환자단체연합회라는 곳이 있어서 알게 된 거죠.
◇ 정관용> 그렇게 해서 결국 의료분쟁조정을 신청했는데 지금 이 법에 의료기관이 거부하면 그냥 조정이 시작도 안 된다면서요?
◆ 최윤주> 저희도 그걸 몰랐어요. 그거 왜냐하면 분명히 그쪽으로 통해서 저희한테 알려준다고 했기 때문에 저희는 기다린 것밖에 없는데 그러고 나서 한 2주 정도 지났나 저희한테 등기우편이 왔더라고요. 그런데 이 각하통지서 이게 뭘까 하면서 보니까 병원에서 참여조차 하지 않아서 거부당했다고 이렇게 왔더라고요.
◇ 정관용> 신청하면 병원 측에서 거부하든지 2주 동안 답변이 없으면 거부한 것으로 간주해서 조정이 시작도 안 된다, 그게 지금 이 법의 맹점이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 최윤주, 최현주> 맞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의료분쟁조정 그나마 소송까지 가지 말고 조정을 해보자는 거고 조정이 개시되면 그래도 거의 한 90% 조정은 성사가 된다고 그러잖아요. 그러나 조정이 개시되는 비율 자체가 절반이 안 된다는 것 아닙니까, 지금?
◆ 최윤주, 최현주> 네, 네.
◇ 정관용> 그래서 지금 법개정, '이건 강제로 조정이 시작되도록 하자' 그걸 말씀하시는 거죠?
◆ 최윤주>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이렇게 의료분쟁조정법에서 각하되고 나니까 이게 저희만의 아픔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정관용> 그럼요.
◆ 최윤주> 그래서 저희가 예강이는 이미 떠났지만, 우리 예강이가 지금 가장 빨리 잊혀지고 이러는 게 가장 가슴이 아프거든요. 그래서 그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자고 저희가 그래서 병원 앞에서 시위도 하고 법 개정을 위해서 이렇게 운동을 하고 있는 겁니다.
◇ 정관용> 바로 이게 그 관련된 법이 의료사고분쟁조정법인데, 지금 의료분쟁조정 원장께서도 '그걸 요즘 이걸 신해철법, 신해철법 그러는데 그러지 말고 예강이법이라고 부르자'. 왜냐하면 신해철 씨 같은 경우는 부검까지 가고 소송으로 가고 있지만 우리 예강이 같은 경우는 처음에 소송도 생각 안 하시고 그냥 분쟁조정 절차라고 하는 것을 처음 시작하셨는데 시작도 못한 케이스니까 정확히 말하면 이 법 개정은 예강이법이 맞다.
◆ 최윤주> 네.
◇ 정관용> 이제 좀 설명이 되는군요. 왜 그런데 이 조항이 안 고쳐집니까? 지금 소비자보호원 같은 데, 언론중재원 같은 데 조정은 다 강제조정이거든요, 왜 이것만 안 됩니까?
◆ 최현주> 대한의사협회에서 인터뷰하는 것을 들었는데 결국은 그건 것 같아요, 이해관계가 좀 얽혀 있으니까.
◇ 정관용> 의사협회, 병원협회 이런 데서 거부하는 거군요?
◆ 최현주> 네, 강력하게 반대를 하기 때문에 '소송에 대한 것을 강제적으로 그렇게 집행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런데 저희도 '강제성을 띠고 하자' 이게 아니고 싸움으로 가는 것 의료분쟁조정법에서 분쟁을 조정해 주는 것을 만약에 이제 마음에 용납하기 어렵다 그러면 그때 소송으로 가도 되거든요. 그런데 1차적으로…
◇ 정관용> 게다가 이 의료분쟁조정 과정에는 그래도 전문가들이 참여하니까 피해자분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거든요.
◆ 최현주> 그럼요.
◇ 정관용> 그래요. 어쨌든 의료사고분쟁조정법의 개정 운동을 지금 펼치고 계시고 결국은 지금 소송을 하고 계시죠?
◆ 최윤주> 그게 마지막 방법이었으니까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지금 현재 1심 어느 정도 진행됐습니까?
◆ 최윤주> 1심도 병원에서 답변서를 늦게 제출해서 많이 딜레이 된 상태예요.
◇ 정관용> 이제 막 시작 단계네요?
◆ 최윤주, 최현주> 네.
◇ 정관용> 게다가 부검도 안 하셨고.
◆ 최윤주> 네.
◇ 정관용> 관련 자료 같은 것은 병원이 다 가지고 있고.
◆ 최윤주> 그렇죠.
◇ 정관용> 병원의 과실을 이 피해 가족이 입증해야 되잖아요.
◆ 최윤주, 최현주> 네.
◇ 정관용> 어떻습니까? 소송에 임하시는 변호사는 뭐라고 그러고요?
◆ 최윤주> 변호사님은… 그러니까 이걸 변호사님한테 의뢰를 했어도 저희가 그 자료를 다 확보해서 갖다드려야 되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최윤주> 그런데 처음에 병원에 가서 그 자료를 확보하는 데도 되게 많이 어려웠어요. 바로 이렇게 자료를 찾아서 주는 게 아니라 ‘본인들은 못 하니까 병원에 의사들을 만나서 요구를 해서 그걸 떼어야 된다’ 해서 병원에 가서도 한 번에 되는 게 없었고 몇 차례 가서 다시 기다렸다가.
◇ 정관용> 계속 피하려고 하겠죠.
◆ 최윤주> 네. CCTV도 간신히 저희가 녹음 CCTV가 처음에는 없다고 그랬거든요. 그러다가 저희가 이 병원에 예강이 지시를 한 사람이 누군지 그런 것을 알려면 알려주지도 않으니까 그럼 우리가 CCTV를 통해서 보겠다고 그래서 억지로 저희가 그것을 받아낸 게 그 CCTV였고요.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도 알겠지만 정말 자료 확보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정말로.
◇ 정관용> 그래서 소송으로 가도 조금 아까 제가 언급한 것처럼 의료분야에 비전문가인 피해자 가족들이 이건 병원이 이러이러한 과실을 했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되는데 외국 같은 경우는 반대인 경우도 있다면서요?
◆ 최현주> 우리나라도 반대여야 맞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차피 그 증거자료는 병원에 요구를 해서 우리가 받는 거니까 그러니까 이게 의료사고라고…
◇ 정관용> 그리고 병원이 의료기록 같은 것을 바꾸기도 한다면서요?
◆ 최현주> 실질적으로 저희 건도 그랬어요.
◇ 정관용> 그래요?
◆ 최현주> 그러니까 수혈이 정말 시급했다라는 것을 나중에 인지를 한 것 같아요. 그래서 CCTV에 보면 그 시간대 분명히 수혈이 되어 있지 않은데 간호기록부에는 1시간 전부터 수혈을 하고 있다고.
◇ 정관용> 쓰여 있어요?
◆ 최현주> 네, 1시 20분이 수혈한 그 수혈 패킹넘버하고 수혈했던 간호사 이름이 1시간 전에 카피가 돼서 붙어 들어와 있어요.
◇ 정관용> 아… 네. 그런 것을 하나하나 우리가 추적해서 ‘이런 것들을 잘못하지 않았느냐’라고 해야 하는데 사실은 병원 측이 '우리는 이러이러해서 과실이 없다'는 것을 본인들이 입증하도록.
◆ 최현주> 그렇게 해야 그게 맞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걸 입증해내지 못하면 의료사고 이미 인정된 거고.
◆ 최현주> 네.
◇ 정관용> 그렇게 바꿔야 되는 것 아닌가요?
◆ 최현주> 맞아요, 저희 생각도 그렇게 생각해요.
◇ 정관용> 이런 일 당하실 거라고 꿈에도 생각 못하셨다가 갑자기 의료사고의 가족이 되셨어요. 그리고 한 1년이 안 됐습니다마는 한 해가 가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 현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윤주> 지금 이번에 신해철님 의료사고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의료사고라는 것을 조금 더 사람들이 생각을 좀 달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 혼자였을 때는 정말 너무나 외롭고 힘든 싸움이고 이 의료사고라고 밝히기는 것까지도 정말 힘들었거든요. 정말 많은 법이 우리나라의 의료분쟁조정법이라는 게 많은 서민들을 위해서 이렇게 만들어진 법 같은데 지금 같은 경우는 너무 불필요하다고.
◇ 정관용> 유명무실하다?
◆ 최윤주> 네, 유명무실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법이 있으면서 제 구실을 해야 하는데 아직 제 구실을 못하기 때문에 분명 이 법은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이 의료계에서도 피해자 가족들이 원하는 건 이런 소송이나 합의 이런 게 아니거든요. 그냥 정말 진실 하나, 사과 한마디 그 한마디면 이렇게까지 기나긴 싸움이 안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저희가 마지막으로 부탁드리는 것은 정말 병원들에서 저희 이런 피해자 가족들이 있을 때 정말 진정한 사과, 정말 미안하다고 한마디만 해 주셨으면 저희 가족들이 그나마 그 아픔이 좀 덜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사실 우리 모두가 갑자기 이런 사고를 당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우리 예강이 사건 또 신해철 씨 사건을 계기로 하루빨리 법과 제도의 개정, 개선이 좀 이루어져야 할 것 같네요. 그래야 또 우리 예강이 헛되지 않은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어려운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윤주, 최현주> 감사합니다.
◇ 정관용> 전 예강 양의 어머니, 최윤주 씨 또 이모님 최현주 씨를 함께 만났습니다. 오늘 여기까지입니다. 내일 다시 뵙죠,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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