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청와대가 인적쇄신에 나서고 국정운영 방식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 갤럽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성인 1,006명을 상대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물은 결과 잘한다는 긍정평가는 37%에 그친 반면 부정평가는 52%에 도달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일주일만에 4%p나 빠졌고, 부정평가는 그만큼 늘어났다.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보다도 낮은 수치다. 국정수행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의견도 최고치인 52%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부정적 평가가 최고에 이른 것은 '정윤회 문건 파문'에서 드러난 국정 난맥상 때문이다.
40%대 지지율을 떠받치는 보루 역할을 하던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부정적 평가가 높은 것도 청와대에서 벌어졌던 권력암투에 대한 실망감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전적으로 정윤회 문건 파동 때문이라고 할 수 없다. 지난 9월말 10월초를 빼고는 지율 하락 추이가 이어지고 있다.
지지율 하락의 근본원인은 박 대통령의 폐쇄적인 국정운영에 있다. 특유의 '만기친람'형 통치가 반복되다보니 국정 곳곳에서 동맥경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누가, 어떤 자리에, 왜 임명되는지 조차 모르는 인사도 박근혜 정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갉아먹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통치방식을 바꾸고 인적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높아가고 있지만 박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인적쇄신 대상으로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1순위로 꼽히고 있고 박 대통령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실장, 안봉근 제2부속실장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 방식을 바꾸고 인적쇄신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3인방을 감싸고 보호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하지만 변화의 기운도 감지된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적쇄신 요구와 관련해 "쇄신요구에 대해 귀를 닫는것은 아니고 여론을 잘 듣고 있다. 여러분이 제시하는 쇄신방안에 대해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