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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 수술실 셀카, 빙산의 일각일뿐"



사건/사고

    "엽기 수술실 셀카, 빙산의 일각일뿐"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지난 주말 인터넷에 다소 황당한 사진들이 나오면서 충격을 줬습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유명 성형외과의 간호조무사가 수술실 내에서 케이크를 먹고 마취상태의 환자 옆에서 가위바위보를 하는 등의 사진을 개인 SNS 계정에 올린 건데요.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일탈 행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행동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전문가와 말씀 나눠보죠. 환자단체연합회의 안기종 대표입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안기종>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대표님도 사진 보셨죠?

    ◆ 안기종> 예. 봤습니다.

    ◇ 박재홍> 사진 보시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 안기종> 단순히 그냥 환자의 수술실에서 케이크로 생일파티한 정도가 아니더라고요. 바닥에 주저 앉아 음식을 먹고, 수술도구로 팔찌를 고치는 모습도 올렸고요. 여자 가슴 보형물로 장난치는 것도 있고요. 수술실에 여러 명이 들어가서 음식을 먹으면서 인증사진 찍는 것도 있더라고요. 거의 엽기 수준인데,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사실 상상하기 힘든 내용들이죠.

    ◇ 박재홍> 상식적으로 수술실에서 음식을 반입해서 먹는 게 가능한 건가요?

    ◆ 안기종> 안 되는 거죠. 상식적으로 안 되죠. 아무리 수술이 급해도 보통 의사들은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 손을 깨끗하게 씻고 소독하고 들어가잖아요. 그게 수술실이 일반 병실과 달리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진료실도 아니고 일반적인 곳과 똑같이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거죠.

    ◇ 박재홍>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는데요. 그러면 수술실에 스마트폰 전자기기 같은 것을 갖고 들어가는 것도 허용될 수 없는 거 아닌가요? 실제로 어떻습니까?

    ◆ 안기종> 어떤 규정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통 비행기 이·착륙 때도 혹시 모를 전자기기의 오작동 때문에 스마트폰을 다 끄도록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수술실에 들어가게 되면 전자기기들이 정말 많이 있거든요. 수술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 자체도 상식적이지 않거든요.

    ◇ 박재홍> 혹시 과거에도 병원 내에서 사진을 찍고 SNS에 올려서 문제가 됐던 적이 있었나요?

    ◆ 안기종> 사실은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 2005년에 신생아실에서 한 번 있었습니다. 그때도 간호조무사가 사발면이나 주사기를 손에 쥐고 찍은 것도 있고요. 비닐가방 속에 신생아를 넣고 찍은 것도 있고요. 강아지와 신생아랑 같이 찍은 사진도 있었습니다.

    ◇ 박재홍> 그 당시가 저도 기억이 나네요. 그게 참 문제가 됐었는데요. 이렇게 병원 내에서 관리도 안 되고 문제가 자꾸 발생하는 이유가 뭐라고 보세요?

    자료사진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 안기종> 수술실이나 아니면 신생아실 같은 곳에서는 드러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실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거든요. 사실은 의료진 그들만의 비밀이라고 보통 이야기되고 있는데요. 그렇다 보니까 사실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병원에서 공공연히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지만 감시할 수 있는 체계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일어난다고 생각하시는군요.

    ◆ 안기종> 예. 보통 저희들도 현장에 가게 되면 사실 이런 재미있는 사진들을 수술실이나 신생아실에서 찍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얘기는 들었지만, 사실 의료진들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으면 알 수가 없는 거잖아요. 저는 이게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정말 생각 없이 올리는 몇몇의 사람들만의 일이 아니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하고 있을 것 같아서 걱정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이지 더 심각한 사례도 있을 것이란 예상을 하고 계시는건데요. 그래서 수술실 내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이 어떻겠느냐, 이런 법안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안기종> 지금 의료소송이 발생하고 있는 건 중 거의 4분의 1, 약 27.8%가 수술행위와 관련된 의료사고거든요. 사실 이제 CCTV 같은 게 없기 때문에 진실이 알려지지도 않고 있으니까, 의료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수술 같은 특별한 경우에는 CCTV 촬영을 허용하자라는 논의가 있고요. 또 하나는 이런 CCTV를 찍더라도 무조건 공개하고 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아니라, 수사나 재판이나 의료분쟁조정 같은 특별한 경우에만 볼 수 있도록 하자는 법안이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또 사진을 보면, 옆에서 수술을 집도하는 성형외과 전문의의 얼굴도 찍혀 있었습니다. 수술실에서는 의사가 책임지고 간호조무사라든지 의료진들을 통제하고 감독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RELNEWS:right}◆ 안기종> 그렇죠. 원래 의사는 간호사를 지도,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거든요. 당연히 이런 비윤리적, 비인권적인 행위라면 당연히 의사가 간호사를 제지하고 못하게 했어야죠. 그렇지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마땅한 법률은 없거든요. 예를 들면 의료법 66조에 의사의 품위유지 의무가 규정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은 수술실에 인명사진을 찍는 것은 윤리적으로 허용되지 않잖아요. 그래서 품위유지 위반으로 자격 정지를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마 처벌규정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박재홍> 최대 자격정지까지 갈 수 있는 건가요?

    ◆ 안기종> 예. 그런데 무조건 자격정지가 아니라, 아마 대한의사협회에서 윤리위에 징계 요청을 하고 그 징계가 이루어져야지 사실은 가능한 겁니다.

    ◇ 박재홍> 이렇게 관리·감독이 허술하면 앞으로 또 어떤 심각한 문제들이 나올 수 있을까요?

    ◆ 안기종> 계속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거죠. 환자는 마취 상태로 누워 있고요. 아니면 신생아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의료사고의 가능성과 또 프라이버시와 인권침해가 계속 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결국 확실한 대안이라고 하면, 어떤 처벌규정을 둔다, 이런 것보다는 저는 수술실 CCTV 설치가 아주 확실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기종>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환자단체연합회의 안기종 대표였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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