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 그룹의 부채가 최근 2년 새 26조원 가까이 급증해 600조원을 돌파했다.
1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부채총계는 2013년 말 624조3천억원으로 2년 전보다 25조7천억원(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공공기관 부채인 523조2천억원보다 101조원가량이나 더 많았다.
30대 그룹의 부채총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황이 몰아닥친 이후 2011년 598조6천억원에서 2012년 611조9천억원으로 600조원을 돌파했다.
그 후 1년간 12조4천억원 늘어난 624조3천억원으로 커졌고 작년에도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 10대 그룹 빚이 30대그룹의 72%10대 그룹의 부채가 449조6천억원으로 30대 그룹 총액의 72%를 차지했다.
신용도가 좋은 상위권 그룹들이 빚을 내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지면서 여신시장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2011∼2013년 그룹별 부채는 삼성그룹이 78조9천억원에서 87조5천억원으로 8조6천억원 늘어났고 SK그룹은 59조2천억원에서 67조3천억원으로 8조1천억원 증가했다.
삼성(43.0%)과 현대차(65.7%), SK(86.8%), 롯데(65.8%) 등 그룹의 부채비율은 100% 미만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일부 그룹은 구조조정에 직면하고도 오히려 빚을 늘려 재무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 대한항공의 한진그룹, 부채비율 최고 ‘심각’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이 10대그룹 중 가장 높았다.
업계에선 한진그룹이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무너진 다른 재벌그룹처럼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은 2013년말 기준 452.4%로 이는 10대그룹에서 두 번째로 높은 한화그룹 144.8%의 3배에 달한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동부 등 다른 그룹처럼 상황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구조조정 중인 현대그룹(540.5%)과 금호아시아나그룹(381.9%), 동부그룹(269.0%) 등 그룹의 부채비율도 여전히 높은 편이며 부채가 줄어든 효성그룹과 동국제강그룹도 각각 220.5%, 174.8%의 높은 부채비율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