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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일반

    MB가 자서전을 서둘러 발표한 이유

    [박재홍의 뉴스쇼-행간]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다룰 주제로 넘어가보죠.

    ◆ 김성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출간을 해서 지금 굉장히 시끄럽잖아요. 그런데 출간 예정일을 불과 닷새 앞두고 마치 무언가에 쫓기듯이 회고록 내용을 공개를 했습니다. 그래서 MB가 자서전을 서둘러 발표한 이유,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정식 발표는 다음 주인데 닷새 앞서 발표한 걸 두고 서둘러 발표를 했다, 이런 표현을 하신 거네요.

    ◆ 김성완> 엊그제 밤에 언론에 공개를 했잖아요. 그때 언론사에 책의 파일 내용이나 이런 것들이 전달이 됐는데요. 그때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상황이 달라져서 회고록을 언론사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 박재홍> 상황이 달라졌다.

    ◆ 김성완> 네, 그렇습니다. 무슨 상황이 달라졌을까요, 이게 궁금한데요. 원래 회고록은 2월 2일에 공개가 이미 예정이 되어 있었고 언론사들도 다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전날인 2월 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그 내용을 공개하겠다, 이렇게 예고가 되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난 28일 밤 느닷없이 회고록이 언론에 공개된 겁니다. 뭔 상황이 달라졌느냐 이게 제일 궁금한 부분인데요. 혹시 이런 경우에 회고록 내용이 사전에 유출이 되어서 어쩔 수없이 공개한 것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실 것 같은데, 제가 볼 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보통 이런 경우에는 회고록 요약본을 먼저 공개를 하거든요. 그렇게 요약본을 공개할 경우에 복사본이 도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같은 경우에는 회고록 전문이 PDF파일로 만들어져서 통채로 공개가 됐습니다.

    ◇ 박재홍> 전문이 공개가 됐다.

    ◆ 김성완> 얼마나 빨리 지금 언론사에 확산이 되고 있는지 제가 현장기자도 아닌데 제 손에 이미 그게 들어와 있을 정도예요. 그러니까 얼마나 빨리 내용이 돌고, 얼마나 빠른 속도로 확산이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 박재홍> 그러면 왜 이렇게 서둘러서 회고록이 언론사에게 돌려졌을까, 무슨 상황이 달라졌다고 판단한 건가요?

    ◆ 김성완> 이게 바로 오늘의 행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 전 대통령측이 상황이 달라졌다고 판단할 만한 변수가 뭐가 있을까, 한 3가지 측면으로 해석이 가능한데요. 먼저 첫째, 2월 2일이라는 날짜에 주목을 해야 합니다.

    ◇ 박재홍> 2월 2일. 회고록 출간 날짜이기도 하고. 보면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일이기도 하네요.

    ◆ 김성완> 맞습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일이 바로 2월 2일입니다. 그러니까 향후 당청관계나 특히 친이계의 운명을 가르는 날이 2월 2일이라는 건데요. 어제 MB 회고록이 언론이 온통 도배할 때 새누리당 경선관리위원회가 선거일을 2월 2일로 딱 공고를 했습니다. 굉장히 상징적인 장면 아닙니까?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가 지금 원내대표 경선에서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지 않습니까?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친박의 이주영, 홍문종 복식조에 맞서서 탈박과 친이계의 조합인 유승민, 원유철 복식조가 승부를 벌이는 그런 형국인데요. 여기서 만약에 비박계 그리고 친이계가 함께 뭉친 유승민, 원유철 조가 만약에 질 경우에, 이럴 경우에는 내년 총선 공천도 친이계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거든요.

    ◇ 박재홍> 비박계의 경우에.

    ◆ 김성완> 이렇기 때문에, 이 전 대통령이 친이계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아마 자서전 공개라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거죠. 뭐 예를 들면 우리 아직 죽지 않았어, 살아 있어, 친박계 조심해라, 이런 경고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고요. 자기 세를 오히려 결집시키는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는 것이죠.

    ◇ 박재홍> 국회에 자원외교 국정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겨냥한 것이다, 이런 해석도 있죠?

    ◆ 김성완> 이게 두번째 분석이 될 것 같은데요. 이 전 대통령측이 퇴임 직후부터 계속 자서전을 준비해왔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왜 하필 2월 초에 그걸 발표하려고 했을까, 그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자원외교국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이 2월 초부터입니다. 그러니까 지난해 연말부터 이 전 대통령측의 시계는 여기에 온통 맞춰져 있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갑자기 지난해 연말 대선승리 7주년 파티라고 해서 송년파티를 했거든요. 친이계 의원들이 모여서 이명박 전 대통령하고. 이때부터 친이계 의원들이 이 전 대통령한테 세배를 한다고 해서 수십명이 우르르 몰려다니고 또 신년모임 한다고 해서 몇 차례나 또 우르르 몰려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때부터 이미 친이계가 세 과시를 시작했다, 세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거든요. 그 다음부터 친이계 의원들인 이재오, 정병국 이런 의원들이 청와대 인적쇄신론을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막 쓴소리를 쏟아내기 시작했던 거죠. 왜 그랬겠나, 이 전 대통령이 청문회 서는 것은 무슨 일이든 막겠다, 이런 의도가 아니겠느냐 하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동시에 자원외교국조를 제대로 대응하라, 이렇게 여당 내부에 경고의 신호음을 보냈다라는 분석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며칠 사이에 입장이 아주 난처해졌는데요. 한겨레 신문이 자원외교 탐사보도를 통해서 자원외교 비리의혹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이 뒷돈을 받았다고 하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어떤 식이로든 이 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빨리 이 불을 꺼야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자화자찬이든 뭐든 자서전을 빨리 좀 공개하지 않았겠느냐, 공개하는 시점을 당기지 않았느냐라고 하는 분석이 가능하다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세번째 이유는 뭡니까?

    ◆ 김성완> 자서전을 공개하는 엊그제 아주 상징적인 일이 하나가 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엄청 떨어졌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가 된 건데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할 경우에 친이계가 과연 반기기만 할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오히려 친이계가 불안해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 박재홍> 왜 그런가요?

    ◆ 김성완> 정권이 보통 궁지에 몰리면 유혹에 빠지는 게 하나가 있습니다. 그게 뭐냐하면 정국을 한 방에 확 뒤집을 수 있는 핵폭탄급 카드, 국면전환용 카드를 자꾸 만지작거리게 된다는 거죠. 지금 총리교체 카드를 꺼냈잖아요. 그리고 청와대 특보단을 만든다고 해도 별로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죠. 그동안에 이제 어떤 중요한 국면마다 이런 저런 카드를 써왔는데, 이제는 막상 쓸 카드가 별로 없는 거죠. 그러면 역대 정권이 계속 사용해왔던 것처럼 개헌카드를 꺼낼 것이냐, 그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면 친이계 입장에서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면 혹시 MB정권 비리수사의 가능성, 비리수사 카드라는 것을 꺼내지 않겠느냐 하는 불안감을 가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이 전 대통령측이 이런 불안감이나 다급함이 자서전을 앞당겨 공개한 하나의 배경이 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 박재홍> 그런 배경으로 빨리 공개했다, 이런 해석이네요.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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