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택시기사가 2년안에 3차례 승차거부로 적발되면 택시운수종사자 자격을 취소하는 '삼진아웃제'가 29일부터 실시됐다.
택시 운전자가 승차거부로 처음 적발됐을 때는 과태료 20만원, 2번째는 자격정지 30일과 과태료 40만원, 3번째 걸리면 자격이 취소되고 과태료 60만원을 내야 한다.
한마디로 강력한 처벌로 승차거부 등 불법 행위를 막겠다는 것. 하지만 CBS노컷뉴스 취재진의 취재 결과, 단속을 하지 않는 곳을 중심으로 여전히 승차거부가 일어나고 있었다.
30일 저녁 자정이 가까운 시각,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 거리는 '불금'을 즐긴 뒤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큰 길 가에는 50m정도 간격으로 경찰과 공무원들을 배치해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집중단속하고 있어 눈에 띄는 승차거부 행위는 없었다.
대학생 김 모(22) 씨는 "일산에 살아서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가는 날은 항상 택시 걱정인데, 오늘은 승차거부 없이 빨리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삼진아웃제 실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날 단속이 이뤄진 큰 길가에서는 손님을 그냥 지나치거나 골라태우는 승차거부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단속인력이 없는 곳에선 사정이 달랐다. 택시를 골목 안쪽에 세워두고 차 밖으로 나와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행선지를 묻는 택시기사가 눈에 띄었다.
'빈차'등을 켜지 않거나 '예약' 등만 켜고 창문을 내린 채 손님의 행선지부터 묻는 택시들도 여전히 있었다.
택시 2대를 그냥 보내고 15분동안 추운 바깥에서 덜덜 떨며 택시를 기다리던 박 모(37)씨는 "종로 쪽이 원래 택시 잡기가 힘들다. (삼진아웃제가 실시된) 지금도 너무 힘들다. 이제 택시잡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비슷한 것 같다"며 언 손을 연신 비벼댔다.
박 씨는 또 "(승차거부 삼진아웃제가 있는 줄 몰랐기 때문에) 신고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영아(22·여)씨는 "집이 강남이라 승차거부를 하지는 않지만, 오늘도 택시를 탈 때 '어디에 가느냐'고 먼저 물어봤다. 여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택시 삼진아웃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승객들도 많다.
일산에 거주하는 김상현(30)씨는 "삼진아웃제를 도입해도 승차거부가 사라질 것 같지 않다"며 "승차거부의 기준이 애매하다. 택시기사가 화장실을 간다거나 밥 먹을 시간이라고 하면 승차거부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원구에 사는 박병현(24)씨는 "정말로 세 번을 적발해 낼 수 있다면 실효성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윤희애(28·여)씨는 "승차거부를 당한다고 해서 다 신고를 하는것이 아니라 그냥 넘어가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