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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마윈은 과연 백기투항했나



아시아/호주

    알리바바 마윈은 과연 백기투항했나

    • 2015-02-02 17:09

    [김선경의 Behind China]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당국의 행정지도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중국 정부와 알리바바그룹의 긴장국면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짝퉁 판매'와 '뇌물수수'가 만연한 기업이라는 당국의 조사 결과에 반발하며 전면전까지 불사할 것처럼 보였지만 기세가 오래 가지는 못했다.

    알리바바와 정부 당국의 마찰이 불거지자 중국 최고 지도부와 마윈 회장의 불협화음설이 제기됐고, 그 이면에 장쩌민 전 주석이 연관돼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마윈이 공상총국을 찾아가자 일각에서는 '돌아온 탕아'가 현실을 깨닫고 백기투항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는 지나친 해석으로 보인다. 공상총국에 대한 알리바바의 반발은 기본적으로 기업 경영 측면에서 이해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

    회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당국의 조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투자자와 주주를 고려한 경영상 불가피한 대응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알리바바의 지배권 구조(일본 소프트뱅크 34.1%, 미국 야후 22.4%)와 기업의 국적(영국령 케이멘 제도)를 고려할 때 뉴욕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는 더 이상 중국기업이 아니다.

    짝퉁 논란이 불거지면서 파문이 외부에서 더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번 사태로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틀 만에 시가총액 300억 달러(약 33조 원)가량이 사라졌다.

    외국 투자자들은 알리바바가 지난해 9월 기업공개(IPO) 이전에 이번 사태를 촉발한 정부 규제 사실을 알고도 숨겼다면서 집단소송에 나서고 있다.

    당국에 대항하는 듯 한 알리바바의 행동은 일단 이같은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국에 이의제기할 것이라고 밝힌 사람이 다름 아닌 알리바바그룹의 2인자 차이충신(蔡崇信) 부회장이란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차이충신은 알리바바의 성공을 결정지었던 숨은 영웅으로 평가되는 사람이다. 알리바바와 자본을 연결해 준 인물이 그이기 때문이다.

    차이 부회장은 알리바바의 투자, 재무 전 부분을 총괄했을 뿐 아니라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했다.

    미국 시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그가 미국에서의 소송 등을 고려해 책임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는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총대'를 멘 것으로 보인다.

    마윈의 방문이후 공상총국이 곧바로 짝퉁 문제를 지적한 백서는 행정지도 좌담회에서 나온 회의기록이라서 법적인 효력은 없다고 밝힌 것에서도 그 같은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추가조치는 없을 것임을 시사하며 알리바바를 측면 지원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양측의 충돌 배경에는 감정싸움이 내재돼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공상총국이 알리바바를 비판하면서 '최저 기준을 지키고 오만한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촉구하고 나선 점이나 알리바바가 공상총국의 특정 당국자를 직접 거명하며 비판한 것은 이를 보여주고 있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이번 사건은 중국 시장(市場)에 의미있는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정부와 시장의 관계에서 시장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RELNEWS:right}

    이는 당국이 기업에 대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과거와는 달라질 것이라는 얘기다.

    기업 역시 '민간이 관료와 다투지 못한다'는 의미의 '민불여관투(民不與官鬪)'라는 속담을 되뇌며 불만을 속으로 삼키기보다는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의사표명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이는 중국 시장의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중국에서 일개 기업이 당국과 공개적으로 마찰을 빚은 것은 알리바바가 사실상 처음이다. 앞으로 이 같은 일이 중국에서 자주 목격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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