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독자의 관심이 늘면서 관련 책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아들러 심리학' 관련 책은 작년 6월 '항상 나를 가로막는 나에게'(카시오페아)를 시작으로 총 10여 종이 출간됐다. 올해에만 '아들러의 심리학을 읽는 밤'(살림), '위대한 심리학자 아들러의 열등감, 어떻게 할 것인가'(소울메이트), '버텨내는 용기'(엑스오북스) 등 3권이 나왔다.
오스트리아 출신 정신의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알프레드 아들러가 20세기 초엽 창시한 '아들러 심리학'의 강조하는 두 가지는 행복해지려면 미움받을 용기와 평범해질 용기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미움받을 용기는 타인의 인정을 얻기 위한 '인정욕구'를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고, 평범해질 용기는 '내가 특별해야 한다'는 콤플렉스에서 해방되는 것을 말한다.
'미움받을 용기'를 감수한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은 "남의 이목에 신경 쓰느라 현재 자신의 행복을 놓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내가 아무리 잘 보이려고 애써도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니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최근 출간된 관련 책 중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는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종합 순위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아들러의 심리학 읽는 밤'은 나온지 한 달이 채 안 됐지만 초판 3쇄를 찍었다.
아들러는 지그문트 프로이트, 칼 구스타프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리지만 후세에 남긴 저서가 적은 탓에 대중에게는 낯선 이름이다. 그렇다면 대중에게 존재감이 적은 아들러가 100년의 세월을 넘어 유독 한국 독자들에게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극심한 경쟁사회에서 내가 아닌 타인의 욕구를 충족시키느라 지친 사람들과 다른 사람의 기대나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의 심리를 아들러가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 김연주(37) 씨는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다른 사람의 평가에 전전긍긍하는 태도가 나를 힘들게 한 것 같다. 타인이 아닌 나 스스로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복잡한 아들러의 사상을 몇 가지 핵심적인 주제로 엮은 책의 구성도 독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미움받을 용기'와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버텨내는 용기'는 모두 아들러 심리학의 권위자로 꼽히는 일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가 아들러의 사상을 몇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다만 이러한 번역서를 읽고 아들러의 사상을 모두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하지현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국내 번역,출간된 아들러 심리학 관련 책은 데일 카네기 등 기존 자기계발서와 유사한 내용이 많다"며 "기시미 이치로 등 일본 철학자가 책으로 정리한 내용은 아들러 사상의 작은 일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