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다룰 주제는요?
◆ 김성완> 어제 청와대 행정관의 만취 폭행 사건이 많은 사람들한테 입에 오르내렸는데요.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긴급체포된 뒤에는 경찰서에서 행패까지 부리기도 했습니다. 골프접대에 폭행까지 나사 풀린 청와대,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택시기사가 집 앞에 도착해서 잠을 깨웠다는 거 아니에요. 잠을 깨웠다고 폭행을 시작했다는 것인데.
◆ 김성완> 그러게요, 술이 많이 취하면 집 위치도 헷갈리기도 하고 그런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이번 경우에는 좀 정도가 심한 것 같습니다. 이게 발생한 시간이 엊그제 자정 무렵이 거의 다 된 시간이었는데. 청와대 5급 행정관이 광화문에서 택시를 탔다고 합니다. 용인 중동이 집인 모양인데요. 택시기사가 집 앞에 다 왔으니까 ‘손님, 일어나세요.’ 그러면서 깨웠을 거 아닙니까? 그런데 왜 잠을 깨웠느냐, 뭐 기분 나쁘다, 이러면서 시비를 걸었고요. 택시비 3만 7000원을 못 내겠다고 그러면서 멱살을 잡고 폭행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택시기사가 경찰에 신고를 해서 긴급체포가 됐는데요. 저는 이 다음 상황이 좀 심각하다고 보는데. 파출소에서 소동을 부렸는데 그냥 부린 게 아니고요. 우리 사회에 힘 있고 백 있는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잖아요. ‘내가 누군지 알아?’ 그러고 난 다음에 ‘기억이 안 납니다.’ 이 두 가지인데 ‘내가 누군지 알아’가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내가 누군지 알아? 너희들의 목을 자르겠어.’ 이렇게 했는데. 여기에서 목을 자르겠다는 건 해고시키겠다, 이런 뜻이죠. 이 말이 먹혔는지 보통 이런 경우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면 불구속 입건이 많이 되기도 하고요. 아니면 음주소란죄든 공무집행방해죄든 적용을 하게 되거든요. 그런데 경찰은 그냥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이게 이유고요. 파출소에서 행패를 부린 것도 그렇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이렇게 판단을 했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요즘 청와대 행정관 이름이 자꾸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네요. 며칠 전에는 골프접대를 받았다고 해서 감찰애 적발된 행정관이 있었죠.
◆ 김성완> 네, 맞습니다. 요즘 청와대 행정관이 마치 자판기 커피 같다고 할까요? 뭐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몇 명 되지도 않는데 툭 하면 행정관의 이름이 거론이 됩니다. 닷새 전이었었죠. 박근혜 대통령이 생일 떡 돌리는 대신에 골프금지령을 풀어줬다고 해서 큰 화제가 됐었는데.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바로 그 직후에 청와대 행정관이 골프접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죠. 대통령 얼굴에 두 번을 먹칠을 했는데요. 골프접대를 받은 해 준 곳이 방산비리척결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방산업체였었다, 그 업체 간부였었다. 그래서 대통령의 체면을 한 번 깎았고요. 또 하나는 대통령이 2년 만에 처음으로 골프금지령을 풀어줬잖아요. 그런데 왜 골프금지령을 해제하면 안 되는지 그 이유를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줬죠.
◇ 박재홍> 골프접대를 받으니까.
◆ 김성완> 뭐 이것만 있느냐, 그러면 자판기라는 말도 안 썼을 것 같은데요. 청와대 수첩파동이 있었잖아요.
◇ 박재홍> K, Y.
◆ 김성완> 네, 청와대 음종환 선임행정관의 말 한마디에서 이게 시작이 됐었던 거였었고요. 문건파동 역시 여기에도 행정관이 등장을 하죠. 청와대에 파견됐던 경찰, 박관천 행정관과 또 조응천 비서관이 유출자다, 그래서 주목을 받기도 했었죠.
◇ 박재홍> 네, 뭐 크든 작든 아무튼 청와대와의 사건에는 꼭 행정관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김성완> 저는 세 가지 이유라고 보는데요. 첫째 청와대의 권력추가 실무진한테 너무 쏠려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봅니다. 이게 뭐냐하면 청와대 같은 경우에는 조직구성상 보면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수석, 비서관, 행정관이 2급에서 5급까지 쫙 있는데요. 보통은 수석이 키를 잡고 청와대를 움직일 수밖에 없잖아요, 비서실장은 총괄하는 역할이니까. 그런데 지금 청와대는 문고리 권력 3인방, 우리가 잘 알고 있잖아요. 그 3인방과 여당 실세 의원 보좌관 출신들을 중심으로 한 행정관이 실세 역할을 하는 것 아니겠느냐, 뭐 이런 건데요. 그러다 보니까 수석은 그냥 왔다가는 손님, 뭐 이렇게 되어 버리니까 힘이 없을 수밖에 없는 거죠. 자연스럽게 청와대 행정관의 목소리가 세질 수밖에 없고 청와대의 기강해이가 바로 그래서 생겨난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하는 거죠.
◇ 박재홍>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 김성완> 군기 반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 박재홍> 군기 반장.
◆ 김성완> 네, 청와대에 기강을 잡는 역할을 어디에서 합니까?
◇ 박재홍> 민정수석실?
◆ 김성완> 그렇죠, 민정수석실에서 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 민정수석실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데요. 항명파동으로 김영한 민정수석이 그만뒀잖아요. 그래서 후임으로 우병우 비서관이 수석으로 올라가게 됐는데요. 그러면 비서관 자리가 1석이 공석이 돼죠. 그리고 김종필 법무, 김학준 민원비서관이 사표를 내서 그만뒀어요. 그러면 3자리가 빈 거잖아요. 여기에 권오창 공직기강 비서관도 개각 작업이 끝나면 곧 사표를 제출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4자리가 비는 거죠. 그런데 비서관이 4자리입니다. 그러면 비서관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 박재홍> 그러네요.
◆ 김성완> 그러니까 수석만 있고 비서관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그런 상황이니까.
◇ 박재홍> 일을 못 하겠네요.
◆ 김성완> 요즘 청와대에서 직원들이 청와대 탈출만 꿈 꾼다, 이런 얘기까지 나온다고 하는데. 군기반장도 없죠, 그리고 직원들이 나갈 생각만 하죠. 그러면 기강해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세번째 이유는 뭔가요?
◆ 김성완> 청피아 때문입니다. 청와대에서 일을 제대로 못하거나 또 비리로 경질이 되면 책임을 응당하게 져야 돼죠.
◇ 박재홍> 그렇죠.
◆ 김성완> 뭐 어떤 대접을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영전을 하고 있다, 그런 건데요.
◇ 박재홍> 아, 잘못을 해도.
◆ 김성완> 박 대통령 취임 초기에 1기 청와대 참모진들이 들어갔는데, 청와대 3급에서 5급 행정관이 5명이 금품이나 향응, 각종 비리를 저지르다가 적발이 되어서 경질됐거든요. 그런데 1명을 제외한 4명이 정부부처에 새 보직을 받아서 갔습니다. 그리고 또 수석은 더 심각합니다. 성접대 파문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곽상도 전 민정수석,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에 내정됐다고 하잖아요. 그 외에 뭐 이남기 홍보수석, 최순홍 미래전략수석, 백기승 국정홍보비서관 등등 해서 다 사장이나 뭐 기업체, 공기업 낙하산으로 내려와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직원들한테 무슨 잘못을 저지르면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겠냐는 거죠.
◇ 박재홍> 그래서 나온 얘기가 청피아다, 뭐 이런 얘기고.
◆ 김성완> 박 대통령이 인사개혁 한다고 하지만 ‘수신제가’라는 말을 굳이 쓰지 않아도 청와대 내부단속부터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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