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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전쟁중인 나라 미국의 '아메리칸 스나이퍼'



미국/중남미

    [미국은 지금] 전쟁중인 나라 미국의 '아메리칸 스나이퍼'

    • 2015-02-16 06:33
    (사진=영화 어메리칸 스나이퍼)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열기가 여전하다. 한달 가까이 미국내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지난주까지 모두 2억83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사실 미국에서 전쟁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적은 그리 많지 않다. 전쟁을 다룬 영화로써는 1990년대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의 흥행작이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실제 미국 특수부대 네이비실 저격수 크리스 카일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했다. 카일은 160여명의 이라크 무장 세력을 사살해 ‘전설의 저격수’라고 불린다. 그는 이라크 전쟁에 4번 파병됐다. 영화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전쟁터 한복판에서 저격수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겪은 전쟁의 실상을 그리고 있다.

    영화 자체는 수작이다. 전쟁과 인간 존엄성을 차분하게 성찰하고 있다. 한마디로 반전 영화라고 주장하거나 그렇다고 전쟁을 미화했다고 몰아붙이기에는 균형이 잘 잡혀있다. 하지만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보수주의자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곧바로 이념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논쟁은 이라크 전쟁을 비판했던 다큐멘터리 영화 ‘화씨 911’을 제작했던 마이클 무어가 촉발시켰다. 그가 “등 뒤에서 총을 쏘는 저격수는 영웅이 아니라”고 운을 떼자마자 보수 인사들이 벌떼 처럼 일어났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마이클 무어가 몇 주 동안 IS나 보코하람과 함께 지내봐야 '아메리칸 스나이퍼'에게 감사할 것”이라고 쏘아 붙이기도 했다.

    언론들도 극단적으로 상반된 영화평을 내놓으며 진보와 보수간의 깊은 갈등의 골을 그대로 드러냈다. 최근 IS의 세력 확장과 샤를르 엡도 테러 사건이 맞물리면서 이슬람 교도 협박과 같은 사회적 부작용도 나타났다.

    며칠 전부터는 상영관을 찾는 관객의 수가 다소 주춤해졌다. 하지만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식지 않을 것 같다.

    우선 오는 22일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이 다가오고 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아카데미 최우수상과 주연상 등 6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있는데 수상하면 하는 대로 수상하지 못하면 못하는 대로 계속 뒷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때 마침 영화의 주인공인 크리스 카일을 살해한 용의자의 재판이 막 시작됐다는 점도 관심이다. 카일은 2년전 사격 연습장에서 미 해병대원 출신 에디 레이 라우스의 총격에 의해 숨졌다. 라우스의 살인이 고의적이었는지, 아니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정신 질환에 의한 것이었는지에 미국인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또 다시 전쟁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미국 현실에 대한 고민이 이 영화를 더욱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IS의 기세에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IS 격퇴를 위한 무력 사용권 승인을 의회에 요청했다. 그동안 지상군 투입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온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이 바뀐 것으로 미국의 IS 전략이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특히 얼마 전에는 이라크에서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공군 기지가 IS의 공격을 받는 사태가 발생했다. 미 정부는 곧 중동에 4000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IS와의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이야기다. 한마디로 심상치 않은 분위기인데 미국인 2/3 가량은 IS에 대한 무력 사용을 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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