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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억원 투입된 국세시스템…보름째'먹통' 납세자 '분통'

경제정책

    수천억원 투입된 국세시스템…보름째'먹통' 납세자 '분통'

    국세청 "우리도 죽을 맛"…삼성 SDS "PC 환경 달라 발생"

     

    삼성 SDS가 구축한 국세청의 차세대 국세 행정 시스템인 '홈택스'가 2주째 먹통 상태다. 이용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고, 국세청 직원들은 휴일 비상근무까지 하는 등 대응하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삼성 SDS 측은 "프로젝트를 수행해 고객에게 납품한 것"이라면서 "시스템 관련 문제는 국세청에 물어봐 달라"며 말을 아꼈다.

    ◇ 접속하면 짜증부터 개인정보 유출까지…홈택스 대란

    개인사업자 강모(50)씨는 10일 국세청 홈택스 사이트에 접속했다 짜증이 솟구쳤다. 체납된 세금 10여만 원을 지난 달 분명히 납부했는데 여전히 세금이 체납된 것으로 나온 것이다.

    강씨는 지난 달 연말정산을 할 때에도 홈택스에서 연이은 공인인증서와 아이핀 등의 오류로 신경질이 머리 끝까지 난 상태였다.

    문제는 이게 단지 강씨만의, 또 겨우 하루 이틀된 전산 장애가 아니라는 데 있다. 지난 달 23일 홈택스가 선보인지 보름이 지나도록 지연 및 오류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홈택스 게시판이나 트위터 등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에는 "국세청 통합되고 진짜 미치겠다, 이거 설치해라 저거 설치해라 설치하라는 게 너무 많다" "로그인 클릭 시 인증서가 보이지 않는다" "들어갈 때마다 업데이트 하라 한다"는 등 불만의 글이 폭주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달에는 전자 세금계산서 발행을 요청한 민원인에게 다른 사람의 신분증과 카드 영수증 등의 파일이 첨부되는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 '홈택스'가 뭐길래? 수천억 혈세 쏟은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

    국세청 홈택스 게시판에 각종 전산 오류 관련 항의 및 문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홈택스는 기존 전자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던 이세로(e-세로)와 환급금 조회, 연말정산간소화 등 세금 관련 8개 사이트를 통합한 차세대 국세 행정시스템 중 하나다.

    단 한 번 로그인으로 세금 신고는 물론 현금 영수증 사용 내역 조회와 전자 세금계산서 발행 및 조회 등 국세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국세청이 개편한 것이다.

    2011년부터 업무 설계를 시작, 이듬해인 2012년 4월부터 삼성 SDS가 발주를 맡아 시스템 개편을 진행했다.

    약 3년 간의 추진 끝에 지난 달 23일 선보인 홈택스는 2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이다. 국세청이 국민들의 세금을 허투루 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삼성 SDS "프로젝트 납품했을 뿐" …국세청 "우리도 죽을 맛, 이정도일줄은"

    이용자들은 분통이 터지는 반면, 홈택스 시스템 사업을 진행한 삼성 SDS 측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홈택스 대란이 아닌, 여러 개의 시스템이 합쳐지면서 생긴 '시스템 안정화 기간'이라는 것이다.

    삼성 SDS 관계자는 "가능하면 홈택스 시스템이 모든 이용자들 컴퓨터에서 작동될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아무래도 개개인의 컴퓨터 운영체제 등 PC 환경이 다르다니 발생한 문제"이라고 설명했다.

    "치명적인 시스템 오류는 절대 아니"라며 "오는 6월까지는 안정화 기간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세청은 죽을 맛이다. 오픈과 동시에 민원과 항의가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여명의 관련 부서 직원들로는 쏟아지는 이용자 불만에 대응조차 힘든 상황이다.

    전산 부서 직원들은 지난달 초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못 쉬고 일하고 있다. 연말정산 등이 있었던 지난달 28일에는 국세청 전 직원이 비상근무에 돌입하기까지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소비자 편의와 효율을 위해 시스템을 통합했고 문제가 있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또 "어떤 시스템이든 초기에는 오류나 수정 사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대응 인력이 적어 우리도 많이 힘들지만 점점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NEWS:right}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은 "결국 정부의 무능이 문제"라며 홈택스 논란을 일축했다.

    김 의원은 "아이티 강국 코리아에서 3년 동안 무려 2000억원을 들인 사업인데 이제와서 인력이 없고 대응할 시간, 돈이 없다는 것은 핑계"라며 "국세청이 책임을 져야하고 자체 감사라도 해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한편, 삼성 SDS 측에서 밝힌 '홈택스 시스템 안정화' 까지는 아직 3개월이 더 필요하다. 이달 말에는 법인세 납부도 남았다. 또 한번 홈택스 대란이 우려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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