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우윤근 원내대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가 주례회동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각자 마련한 공무원 연금개혁안을 동시에 ‘저울’ 위에 올려 놓을 시점이 임박하고 있다.
여당이 기존 방안 대신 ‘김태일안(案)’이라 불리는 대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커졌고, 야당도 그동안 꽁꽁 숨겨왔던 자체안의 윤곽을 공개하면서 ‘상호 비교’가 가능해졌다.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는 25일 재정추계검증 분과위원회를 개최하고 여야가 각각 제시한 개혁안의 ‘재정 추계’를 비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재정 추계 비교는 각각의 방안에 향후 투여되는 국가 예산의 총액과 절감 효과까지 대조해 볼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어떤 안이 ‘효율성 및 노후 보장’에 적합한 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與, “김태일안(案)이 재정 효과 최대”...‘구조적 모수개혁’로 野 압박대타협기구 새누리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원진 의원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태일안이 재정 절감 효과가 가장 크다”고 분명히 말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인사혁신처의 ‘정부 기초안’, 새누리당안, 김태일안의 재정 추계를 마친 결과 김태일안이 가장 효율적인 안이었다는 주장이다.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공무원연금개혁의 핵심 두 축은 국가재정건전성과 형평성이다. 건전성은 연금에 투여되는 정부지원금을 줄이자는 것이다. 형평성은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간 형평성과 공무원 내부의 신·구세대 간 형평성이라는 두 축으로 다시 나뉜다.
정부·여당은 각각의 덕목을 만족시키기 위해 공무원이 받는 봉급에서 공제해 연금에 쏟아 붓는 기여율은 높이고, 나중에 수급하게 되는 급여 대비 지급률은 낮추는 방식을 도입하려 한다.
여기에 신·구세대간 소득재분배 효과가 나게 하기 위해 ‘평균급여’를 장기 가입자는 낮게, 신규 가입자는 높게 하는 수식까지 첨가했다.
문제는 개혁의 결과 신·구세대를 막론하고, 공무원 집단 전체가 받게되는 연금액 총액이 줄면서 노후 보장 효과가 감소하게 된다는 데 있다. 이는 소득대체율이란 수치로 드러난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가 제안한 방식은 모자란 소득대체율을 별도의 연금계좌를 만들어 보장해주는 방식이다.
새누리당 입장에선 자신들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낮은 소득대체율을 극복할 수 있으면서 재정 절감 효과도 커 이 안을 밀고 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새누리당 안보다 김태일안이 더 안 좋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野, “현행보다 더 내되, 새누리안보다 더 받게”...‘모수개혁’ 고수김태일안의 장점은 정부·여당안의 골자인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통합이라는 구조개혁을 단행하면서도 비율조정을 통해 소득대체율 대부분을 충족시키다는 데 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과 공무원노조는 “연금계좌가 사적연금으로 돌려질 지 알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연금계좌는 100%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운영하게 된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구조냐 모수냐’ 혹은 ‘구조적 모수냐’를 놓고 ‘무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모수개혁에 기반을 두면서도 소득재분배 효과를 가미한 자체 개혁안의 일부를 공개했다.
새정치연합 개혁안의 핵심은 기여율을 현행 7%에서 7~10%로 늘리면서 이중 4.5%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소득재분배 공식’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수급액의 크기를 결정하는 지급률은 1.0%~1.25%인 새누리당보다 많은 1.45~1.7%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약하자면 ‘돈을 더 내되 받는 돈은 다소 줄지만, 여당안보다 많이 받는’ 효과를 보게 된다. 소득재분배 효과를 수용하지만, 신·구세대가 동일하게 적용받기 때문에 국민연금과의 완전 통합은 불가능하다.
모수개혁을 견지한 결과다.
{RELNEWS:right}새정치연합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여율을 최대 9%로 할지, 10%로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이 방안이 문재인 대표에게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최고위 지도부의 승인이 떨어지면 확정된 안을 공개할 방침이다.
강 정책위의장은 모수개혁을 고수하는 반대급부로 여당·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2015~2020년, 5년 동안 공무원연금 수급자들이 수급액을 동결할 것을 공무원단체에 제안했다.
구조개혁을 받지 않는 대신 물가 대비 인상되게 돼 있는 연금 수급액을 포기하는 희생을 치르라는 요구다. 공무원단체도 “반대하지 않는다”는 정도의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