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취임 50일 간담회 (사진=정영철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9일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은 아주 많은 장병과 국민의 목숨을 정부가 지키지 못한 것"이라며 "그런 정당이 무슨 안보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사실만 가지고도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50일 기자회견을 하고 "나는 새누리당이 정말로 안보에 무능하고 안보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선거철마다 안보이슈를 꺼내 드는 여당을 향해 "군대도 안갔다온 분들이 많잖아요. 입만 열면 안보를 최고로 생각하는 것처럼 야당을 상대로 종북몰이 바쁘지 않냐"면서 "그럴 자격이 없다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문 대표는 국방예산 증가율이 이명박 정부 이후 절반 이하로 떨어진 점과 천안함 안보장관회의 때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 국정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모두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사실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정부때는 두차례 해전에서 응징하고 NLL(북방한계선)을 지키지 않았느냐. 참여정부는 충돌이 없어서 희생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올려야"공무원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 개혁과 관련해선 "공무원연금 개혁이 끝나고 나면 국민연금도 소득대체율을 높여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평균 소득 대비 연금수급액)을 40%에서 50%로 올리는 방안을 내놨다.
재원 문제와 관련해 문 대표는 "옛날에 유럽 나라들은 국민 소득이 몇천 불 밖에 되지 않았던 몇십 년 전에 한 것"이라면서 "참여정부 때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낮아진 것을 기초노령연금을 매년 올려 소득대체율 50%에 맞추려고 했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문 대표는 "몇십 년은 손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근본적인 개혁을 해내려면 공무원단체의 동의가 꼭 필요하다"면서 "재정절감과 함께 소득대체율을 기존과 가급적 가깝게 유지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창당발기인대회를 한 국민모임에 대해 문 대표는 "우리 당이 국민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해 다른 모색들이 생겨난 것"이라고 자성하면서도 "지금 우리 당의 불길이 다시 타오르는 상황에서 다른 불씨를 만들어보겠다고 호호 입김을 불고 있는 데 대해 국민이 과연 얼마나 공감하겠느냐"고 비판했다.
4.29 보궐선거에 대해선 "선거 환경이 우리 당에 유리하지 않지만 국민이 승리를 만들어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다만 몇 석을 이겨야 승리라고 평가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박근혜 정권의 경제 무능과 실패를 심판하고, 당장 국민의 지갑을 지켜내고 종내에는 정권교체를 이루는 것"이라며 "우리당이 제대로 길을 걷기만 한다면, 힘을 모아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마늘·쑥만 먹으며 더 변해야" 혁신 강조
문 대표는 당내 현안인 변화·혁신과 관련해서는 단군신화의 웅녀를 언급하며 "우리 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춰 제대로 변화하려면 마늘과 쑥만 먹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50일 동안 마늘과 쑥을 먹었는데, 앞으로 50일 더 마늘과 쑥을 먹어야 우리 당이 제대로 변화된 모습을 국민에게 보일 수 있다"고 "한편으로는 야당다운 야당, 한편으로는 유능한 경제정당, 안보정당이 돼 수권을 할 수 있는 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으로 마늘과 쑥의 의미에 대해 "우리가 혁신하려면 일종의 기득권, 기존의 정당문화를 씻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인내하면서 그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여당의 변화가 야당보다 훨씬 빠르다며 위기의식을 엿보이기도 했다. 문 대표는 "매 선거에서 조금 국민에게 변하는 모습도 보이고 여러 방법으로 애쓰는 모습들이 비록 '쇼'라고 할지라도 노력을 한다"며 "그에 비하면 우리는 그동안 많이 그런 부분에 뒤떨어져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자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