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 (윤창원 기자)
미국 출장 중 평일 업무시간에 부인과 함께 특정사업가들과 어울려 골프를 친 홍준표 지사.
홍 지사는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려깊지 못했던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집사람 외 두 분은 경남도의 농수산물 수출을 도와주는 분들로 접대를 해야할 입장에 있어 제가 그 비용을 400달러를 사비로 지불했다"고 밝혔다.
지난 28일 귀국길에도 "비공식 비즈니스로 내가 접대한 것이다"고 밝히고 책임론에 대해서는 "무슨 책임을 져야 하느냐. 책임질 일 있으면 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공식 비즈니스'니, '유감'이니 하는 표현으로 넘어가서는 안되고, 진정한 사과와 함께 철저한 감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먼저 형평성의 문제다.
홍 지사는 공무원들에게 업자와의 골프를 엄격히 금지시켰다. 그리고 경남지역 공무원들이 골프와 관련해 징계를 받은 사례가 적지 않다.
창원시는 최근 근무시간에 골프연습장에서 골프연습을 한 6급 공무원 A씨와, 이를 적발하고도 뇌물을 받고 무마한 시청 감사실 직원 B씨를 직위해제했다. 그리고 이들을 중징계해 줄 것을 경남도인사위원회에 요구했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당시 국민적 애도기간에 경남도청공무원 3명과 군청 공무원 8명이 건설업체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다가 안전행정부 감찰에 적발돼 징계를 받기도 했다.
지방공무원법 제53조 '청렴의 의무'를 보면 '공무원은 직무와 관련하여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사례·증여 또는 향응을 주거나 받을 수 없다'고 돼 있다.
평일에 골프를 친 것도 문제지만 접대를 위해 골프를 쳤다는 것은 명백한 지방공무원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 정영훈 대변인은 논평에서 "미국현지에서 출장 중 접대성 부부동반 고급골프를 즐겼다"며 "이는 공무원 복무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홍 지사는 골프여행을 다녀온 지 열흘 만에 뻔뻔하게 도지사실로 출근할 것이 아니라 경남도민들께 백배사죄부터 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노동당 경남도당도 논평을 내고 "골프 향응 등 접대를 받는 것만이 아니라 접대를 하는 것도 청렴의무를 위반한 명백한 위법행위"라고 주장했다.{RELNEWS:right}
노동당은 또 "근무 시간 중에 위법한 접대 골프를 침으로써, 지방공무원법을 공공연히 위반한 홍준표 지사는 출장에서 돌아오는 즉시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철저한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도 잇따르고 있다.
여영국 경남도의원(노동당)은 "이미 세상에 알려졌기 때문에 감사원에서 감사를 실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홍 지사는 스스로 거취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헌극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 공동대표는 "도백으로서 부하직원들에게 대한 모범이 돼야 될 신분이고, 자신은 부하직원들에게 업무중 골프금지를 하도록 하고 적발될 시에 강력하게 처벌을 실시해 놓고 정작 자신이 비즈니즈형 골프였다고 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없다"며 "이런 부분들에 대해 분명하게 공식적으로 도민들에게 사과하고 문제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감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