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택 (문체부 관광산업과장)
- 유해시설 없는 관광호텔 규제, 시대 안 맞아
- 심의 규정만 없애도 전국 20여개 호텔 바로 건립
- 대한항공과 법 개정은 별개, 중소기업 혜택
하준태 (‘송현동 호텔건립반대 시민모임’ 서울KYC 대표)
- 법 안 바꿔도, 학교 옆 호텔 심의 65% 통과율
- 타 유해시설과의 형평성 문제 생길 것
- 법 개정 시점을 보면 대한항공 호텔 위한 것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종택 (문체부 관광산업과장), 하준태 (‘송현동 호텔건립반대 시민모임’ 서울KYC 대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문제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대한항공의 7성급 호텔 건립 논란. 이게 지금 4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재현되고 있습니다. 관광시설을 학교 옆에 지을 때 학교환경심의위원회 심의를 받도록 하는 장치, 이걸 경제활성화를 위해서 없애겠다는 게 정부여당의 방침인데요. 야당 지도부도 4월 임시국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합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관광진흥법 개정안. 관광과 경제활성화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는 주장과 교육을 해치는 재벌 특혜라는 주장이 부딪히고 있는 이 논란, 먼저 찬성 입장을 듣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과의 박종택 과장님입니다. 과장님, 안녕하십니까?
◆ 박종택>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먼저 관광진흥법 개정안, 앞으로 심의 없이도 호텔을 짓도록 하자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인데요. 법개정이 필요한 이유, 먼저 설명을 해 주실까요?
◆ 박종택> 현행 학교환경 위생정화구역은 50m까지는 절대정화구역으로 그리고 50~200m 까지는 상대 정화구역으로 나뉘는데, 절대 정화구역은 지금과 같이 금지되고 상대 정화구역은 심의없이 관광호텔을 지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심의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유해시설로부터 학습권을 보호하자는 것인데, 관광호텔은 유흥주점이나 모텔, 여인숙과 같은 유해시설이 아닙니다. 호텔에 가면서 유해시설에 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관광호텔은 외래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관광인프라 시설이지 유해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이렇게 규제를 하는 것은 시대의 요구와도 맞지 않기 때문에 개정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덕성여중 6층 교실에서 바라본 대한항공 호텔 부지 (자료사진)
◇ 박재홍> 그런데 그래도 꼭 학교 옆에까지 이렇게 호텔 건립을 허용해야 하는 것인가, 꼭 그래야지 관광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인가? 다른 땅도 많지 않느냐, 이런 질문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 박종택> 서울시를 예로 들면 지금 서울 시내에 지금 학교가 총 2000개가 넘습니다. 여기에 주거지역을 제외하고 개발제한구역 또 도시 계획에 따라 금지된 곳, 도로 등을 제외하면 점점 관광호텔이 들어설 수 있는 곳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관광진흥법개정안은 절대 정화구역을 제외하고 관광호텔이 들어설 수 있는 입지를 풀어주는 대신 100개 이상의 객실, 또 유해시설은 전혀 없고. 유해시설 적발시에 강력한 제재조치를 전제로 한 것임을 말씀을 드립니다.
◇ 박재홍> 그러면 지금 구체적으로 법 규제 때문에 못 짓고 있는 호텔이 전국에 몇 개 정도입니까?
◆ 박종택> 91개소가 지금 막혀 있고, 이 가운데 23개소는 법이 개정되면 바로 다시 관광호텔을 짓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 법 개정과 관련해서 또 다른 논란이 있네요. 지금 현재 대한항공에 경복궁 옆 특급호텔 건립이 풍문여고, 그리고 덕성여중고 이렇게 3개 학교가 인근에 있어서 또 진행이 안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일련의 법 개정 움직임이 어떤 재벌에게 특혜를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또 주장도 있습니다. 반론해 주실까요?
◆ 박종택> 관광진흥법 개정과 관련해서 가장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 이 부분입니다. 특정 기업을 위한 맞춤형 개정이다, 이러는데. 이 법 개정으로 혜택을 보는 것은 모두 중소기업들입니다. 지금 현재 경복궁 옆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 지구단위계획 내에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호텔 건립이 되기 위해서는 이 법 개정과는 상관없이 이 지구단위계획을 바꿔야 합니다. 지구단위계획을 바꾸려면 공청회 등 시민들의 공감대가 형성이 돼야 되고 또 서울시와 종로구청의 허가가 있어야 하므로, 관광진흥법 개정과는 별도로 전혀 다른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따라서 특정 기업을 위한 법이다라는 것은 사실과 다른 오해고요. 이번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을 위한 경제활성화법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서울시장의 승인 없이는 호텔건립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직접 수혜대상이 아니다, 이런 말씀인가요?
◆ 박종택> 예, 맞습니다.
◇ 박재홍> 하지만 이 법 개정이 되면 호텔건립에 법적인 장애물이 하나 없어지는 건 사실 아닙니까?
◆ 박종택> 이 법이 통과되더라도 별도의 절차를 밟아야 되기 때문에 이 법이 통과된다고 해서 자연적으로 송현동 부지에 호텔이 들어설 수 없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이 법 개정과는 별도의 절차를 밟아야 되기 때문에 이 법과 송현동 호텔 건립 부지를 직접 연결시키는 부분은 조금 논리적으로 약간 비약이다,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박종택> 네, 감사합니다.
경복궁 야경(자료사진)
◇ 박재홍>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과장 박종택 과장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반대하는 입장을 들어봅니다. ‘송현동 호텔건립반대 시민모임’ 서울KYC 하준태 대표입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하준태>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먼저 앞으로는 심의 없이 호텔을 짓도록 하자는 관광진흥법 개정안 반대하시는 이유 말씀해 주실까요?
◆ 하준태> 현재도 학교 앞에 호텔을 지을 수 있습니다. 해당 지역 학부모, 교육청, 전문가들로 구성된 학교정화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개별 사례에 따라서 유해시설이 없다고 판단이 되면 사실은 허용을 해 주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은 특별히 이 관광진흥법이라는 법을 통과시키지 않아도 현재 호텔이 건립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법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하지만 문체부 얘기는 전국적으로 91개소 정도가 지금 건립반대에 부딪혀 짓지 못하고 있고 또한 유해시설이 전혀 없는 관광호텔이라면 학교 근처라도 괜찮지 않느냐 이런 시각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 하준태> 그런 호텔이 학교 주변에 들어서면 학교 주변에 유흥시설 같은 것들이 우후죽순 들어서는 거 아닌가. 그리고 호텔은 허용을 해 주고 호텔 주변에 그런 시설들은 어떻게 막을 것인가? 그런 것에 대해서 상당히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영화관도 유해시설이었다가 인식이 바뀌었듯이, 호텔 역시 일정한 수준 이상의 고급호텔이라면 사회적 인식에 따라서 그 의식이 바뀔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주장도 있는데요.
◆ 하준태> 현행 학교환경정화위원회 심의과정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 사실은 현재의 제도로써 규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재 허가된 관광호텔들이 잘 운영된다면 영화관이나 당구장처럼 금지시설에서 당연히 제외될 수 있겠죠. 문체부에서 담당 사무관님이 어떤 방송에 나오셔서 (학교 옆 호텔 건립의) 심의 통과율이 65%라고 얘기를 하셨어요. 그러니까 거꾸로 이야기하면 35% 상태 정도가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건데요. 그러니까 관광진흥법을 통해서 학교보호법을 무력화하지 않더라도 이미 저는 심의위원들이 적절한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정부 여당이 너무 관광업계나 호텔업계만을 대변해서 이 관련법을 개정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문화체육관광부의 설명 자료에 따르면 ‘내년에 서울에 5000실의 객실이 부족하고 특히나 급성수기에 객실이 부족하다’ 이게 주요 이유인데요. 단지 극성수기에 객실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곳도 아니고 학교 앞까지 법을 개정해서까지 지어야 한다, 이런 논리에 대해서는 사실은 찬성하기가 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 박재홍> 그리고 또 하나 문체부의 법개정안 움직임을 재벌특혜를 주기 위한 방안이다, 이런 비판들도 있는데요. 이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하준태> 사실은 제가 활동하고 있는 것도 송현동 호텔건립반대 시민모임인데요. 송현동이란 곳이 대한항공이 부지의 주인입니다. 그래서 대한항공이 지속적으로 이 부지에 호텔을 짓겠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이 송현동 부지는 사실 학교 앞이기도 하지만 경복궁 바로 옆에 있습니다. 그래서 경복궁 바로 옆에 있는 궁궐 바로 옆에, 많은 시민분들이 그 자리에는 호텔보다는 북촌과 인사동을 잇고 있는 땅의 가치로 볼 때 소나무 원송, 공공의 공원, 도서관, 이런 의견들을 많이 내주고 계세요. 그래서 대한항공이 시민들의 이런 바람들을 받아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RELNEWS:right}◇ 박재홍> 하지만 문체부 입장은, 대한항공 호텔 프로젝트는 서울시장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그런 규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법 개정에 직접적인 특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주장 아닙니까?
◆ 하준태> 이 대한항공이 이 호텔을 짓기 위해서 사실은 행정소송까지 갔었어요. 그래서 대법원까지 가서 결국 이곳은 학교가 있기 때문에 호텔을 지을 수 없다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저희가 이 재벌적 특혜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대법원 판결 이후에 정부에서 이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들고 나왔거든요. 사실은 그 시점 때문입니다. 대법원 판결에서 대한항공이 지고 난 다음에 이 문화체육관광부나 정부 여당의 법 개정으로 대한항공이 그런 짐을 더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대한항공으로서는) 큰 짐 중에 하나가 아니라 굉장히 큰 장애물이 사라지는 것이고. 이제 앞으로는 지자체의 지구단위계획의 변경을 위해서 기업 입장에서는 엄청난 로비를 다시 시작하게 되겠죠. 우리 학생들의 교육환경이나 문화재 환경을 훼손시키면서까지 이 법을 굳이 통과시켜야 되는지에 대해서 저희들은 심각한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하준태> 고맙습니다.
◇ 박재홍> 송현동 시민모임의 서울KYC 하준태 대표였습니다. 관광진흥법 개정안,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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