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행간' 내용 들어볼까요?
◆ 김성완>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가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잖아요.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를 했는데요. 저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까지 마지막 3시간 행적이 이번 사건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열쇠라고 보는데요. 성완종 전 회장의 사라진 3시간,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故 성 전 회장이 청담동 자택을 나간 시각이 오전 5시 10분. 그리고 숨진 채 발견된 시각이 오후 3시 30분경인데 사라진 3시간이라는 건 어떻게 나온 건가요?
◆ 김성완> 성 전 회장이 숨진 날이 지난 9일인데요. 그러니까 나흘 전이었었죠. 그 전날과 그날 성 전 회장의 행적을 복기하면 사라진 3시간이 나옵니다. 다 아시다시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억울하다, 이러면서 눈물의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숨기지 하루 전날인 지난 8일 오후 2시입니다. 그때 모든 것이 무너져서 참담하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기자회견을 끝나고 충남지역 인사들과 만났다, 여기까지 이제 행적이 확인이 됐고요. 그리고 그렇게 하면 벌써 저녁 무렵이 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밤 10시 30분경 자신을 변호했던 변호사와 통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날은 특별한 얘기가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그동안에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 검찰 수사 내용에 대해서 서로 간의 정리하는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5시 10분 무렵 청담동 자택을 나가서 잠적을 했다, 이런 건데요. 이제 아들이 오전 8시 6분, 유서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알려진 내용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경찰이 CCTV를 확인을 해보니까 새벽 5시 11분, 집 앞 호텔 앞에서 택시를 타는 장면이 CCTV에 찍혔고요. 5시 55분 북악 매표소에 도착하는 장면이 확인이 됐습니다. 그리고 6시부터 50분간 경향신문과 통화를 했던 거 아니겠습니까? 이게 이제 마지막으로 확인된 행적인데요. 그러니까 오후 3시 32분경에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이 되기는 했지만 경찰이 사망시각을 오전 10시로 추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향신문과 통화했었던 오전 6시 50분 이후, 그러니까 대략 오전 7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사라진 3시간에 누구랑 통화를 하고 무엇을 했는지 이걸 밝혀내는 게 핵심이라는 거죠.
◇ 박재홍> 그런데 성 전 회장, 숨기지 직전에 상당히 많은 유력 인사들과 전화통화를 하고 구명전화를 했던 사실이 계속 드러나고 있잖아요.
◆ 김성완> 맞습니다.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억울하다, 이렇게 생각을 했다고 지금 확인이 되고 있는데요.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유력인사 한 100여 명과 통화를 했다고 합니다. 굉장히 많은 사람하고 통화를 했고요. 또 그 통화를 하거나 만났을 때마다 살려달라, 이렇게 읍소를 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인사만 굉장히 많은데요. 명단은 아마 익히 들어보셔서 아실 겁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하고는 자살하기 4, 5일 전에 억울하다, 이렇게 전화를 했다고 하고요. 서청원 최고위원하고는 전화통화도 했고 직접 만나기까지 했다고 하고요. 홍문종 의원도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눴다, 이렇게 확인이 됐습니다. 그리고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도 결백을 주장하는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이렇게 인정을 한 상황이고요. 이외에도 사실 여권의 친박 인사들이 굉장히 많은 전화를 받았다, 이렇게 인정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만약에 생애 마지막 순간이라고 가정한다고 하면, 3시간이 만약에 남았다 그러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마 누군가에게 끝까지 호소하려고 했을 것 같고 억울했다고 하면 왜 억울했는지 뭔가 얘기를 나누지 않았겠느냐. 그랬다면 그 얘기에 대해서 누가 희망적인 메시지를 줬다면 이후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았을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 박재홍>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인데 사라진 3시간 동안 구명 전화만 한 게 아니라 혹시 메모에 남긴 것처럼 로비 리스트와 관련된 얘기를 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 김성완>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라진 3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는 건데요. 정치권이 지금 바짝 긴장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검찰이 지금 검찰총장 직속의 특별 수사팀을 꾸렸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제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그리고 사망 당일의 행적을 추적하는데 집중하겠다, 그래서 경찰에게 보강수사 지휘를 내렸다고 합니다. 이게 바로 사라진 3시간의 행적을 추적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건데요. 오늘 아침자 신문에 아주 중요한 힌트가 되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게 한겨레가 보도한 건데요. 성 전 회장이 생전에 이른바 비밀 병기를 준비를 했다, 이런 내용입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성 전 회장이 목숨을 끊기 이틀이나 3일 전부터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를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는 겁니다. 불법자금 전달경로와 입증 자료까지 다 정리를 했다고 하는데요.
◇ 박재홍> 굉장히 꼼꼼한 성격이었다, 이런 말도 나오잖아요.
경남기업 고 성완종 전 회장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김성완> 메모도 굉장히 꼼꼼하게 남겼고 정치자금을 줄 때마다 그 관련된 기록을 남겼다고 하는 게 지금까지 나온 얘기인데요. 그러니까 리스트를 뒷받침하는 관련 자료와 증거물을 수집을 해서 측근들에게 만약에 별도로 보관시켰다, 나중에 내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보관했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걸 공개하라고 얘기를 했다면 상황이 아주 복잡해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경향신문과 통화에서도 이런 정황이 드러났는데요. 성 전 회장이 경향신문 기자에게 먼저 연락을 했고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녹음을 해야 한다, 녹음이 잘 되고 있느냐."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 박재홍> 확인까지.
◆ 김성완> 그리고 인터뷰 중간에 보도시점까지 언급을 했다고 하는데요. "내일자로 보도해달라, 오후 5시 이후에 아니, 7시 이후에 쓰시라." 이런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얘기냐면 성 전 회장이 이미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사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을 하고 치밀하게 준비했다, 이런 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사라진 3시간 동안 리스트나 입증자료를 맡긴 누군가와 통화를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간이다, 그러면 이후에 검찰 수사를 할 때 이 사라진 3시간에 누구랑 통화를 했는지를 추적해보면 이번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또 다른 힌트, 물증을 찾아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거죠.
◇ 박재홍> 만약 성 전 회장이 또 다른 리스트를 남겼고. 또 이게 공개가 된다면 정말로 대형 정치 스캔들이 될 가능성이 높은 거 아니겠습니까?
◆ 김성완> 이미 대형 스캔들이 되어 버렸는데요. 이거보다 훨씬 더 큰 대형 스캔들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은 거죠.
◇ 박재홍> 내용에 따라서 정권을 흔들 수 있는 그런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 김성완> 정권 퇴진 얘기까지 나오는 이런 상황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까지 드는데요. 사실 돈을 전달한 당사자는 이미 숨졌지 않습니까? 보통 이런 경우에는 증거확보도 어렵고 기소도 안 되기 때문에 사실 사건이 이렇게 수사가 이루어지기가 좀 어렵거든요. 그런데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시간이 갈수록 지금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데요. 김무성 대표가 검찰 수사를 촉구를 한다거나 박근혜 대통령이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이런 내용으로 얘기를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라진 3시간 동안에 무슨 일을 했을지 모르고 또 그 과정에서 별도로 리스트를 남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유야무야 넘어가거나 덮고 넘어갔을 경우에 훨씬 더 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