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헌법 개정을 향한 아베 정권의 행보에 반대하는 일본 전직 외교관이 인터넷상의 가상 정당인 '신당 헌법 9조'를 창당했다.
발기인인 아마키 나오토(68·天木直人) 전 레바논 주재 일본 대사는 29일 '신당' 홈페이지에 실은 창당 선언문에서 "이 홈페이지는 현재의 모든 정당·정치가에게는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것"이라며 '아베 1강'의 현 정치 판도에 불만을 가진 시민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아마키 씨는 교전권을 부정하는 헌법 9조를 당명으로 내세운데 대해 "헌법 9조는 이데올로기를 떠나 보편적 가치를 가지며, 일본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일본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뒤 그런 헌법 9조를 개정하려는 아베 총리의 잘못된 정치를 바로 잡는 것이 창당 취지라고 소개했다.
인터넷 정당인 만큼 '당사'는 없다. 아마키 씨는 홈페이지를 통해 동참을 표명하는 사람이 100만명 정도 되면 실제로 정당 등록을 신청해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낼 방침이다.
그는 또 국회에 진출하면 정당 보조금, 정무 조사비 등 국회의원들의 특권 폐지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정당의 반대로 뜻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 돈으로 '펀드'를 만들어 납세자인 국민에게 환원하겠다고 선언했다.
1969년 외무성에 입부한 아마키 씨는 2001∼2003년 주 레바논 대사를 마지막으로 은퇴하기까지 34년간 직업 외교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기 직전 "유엔 결의없이 이라크 전쟁에 돌입하면 국제평화의 틀이 무너진다"면서 "일본은 미국에 전쟁을 하지 말라는 의견을 강력히 개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외무성에 보냈으며, 그 일이 빌미가 돼 외무성으로부터 사실상 해고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아베 정권 출범 후에는 아베 정권의 역사인식과 개헌 행보에 반대하는 지식인들이 만든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계승·발전시키는 모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