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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5조원대 소송 앞두고 론스타측 로펌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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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5조원대 소송 앞두고 론스타측 로펌行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자료사진)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60)이 사모펀드 론스타의 법률대리인 세종의 고문으로 영입됐다. 한국 정부와 론스타가 5조원대 투자자-국가소송(ISD)의 첫 재판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 과정을 지켜본 윤 전 행장이 상대편측 고문직을 수락한 것이어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행장은 지난달부터 법무법인 세종의 고문직으로 영입돼 활동하고 있다. 업무 분야는 금융기관 인수·합병(M&A), 금융지주회사·인수금융, 증권·금융분쟁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고시 출신인 윤 전 행장은 2007년 2월부터 그해 말까지 금감위 부위원장을 맡았다.

    론스타는 2007년 9월 영국 HSBC와 외환은행 주식 매매계약을 맺고 한국을 떠날 준비를 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전문에 따르면 리처드 웨커 당시 외환은행장은 "미국 정부에 한국 금감위를 설득해 론스타가 HSBC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을 승인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하겠다"는 계획을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 대사에게 알렸다.

    하지만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외환은행 주가가 떨어지면서 HSBC는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했다.

    윤 전 행장은 금감위 부위원장을 마치고 기업은행장을 거쳐 하나은행의 론스타 지분 인수가 진행되고 있던 2011년 3월부터는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맡았다. 인수 완료 이후인 2012년 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는 외환은행장으로 재직했다.

    윤 전 행장의 경력은 이번 투자자-국가소송(ISD)의 핵심 쟁점과 연결된다.

    론스타는 금융당국 승인이 늦어지는 사이 세계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해 HSBC와의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했고, 뒤늦게 하나금융과 더 나쁜 조건으로 계약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론스타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부당한 양도소득세를 부과받았다고 주장해 한국 정부에 청구한 금액이 총 46억7900만달러(5조1천328억원)에 달한다.

    윤 전 행장은 이 같은 사안을 잘 알 수 있는 핵심 관계자인데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내부 문제에 대해서도 꿰고 있어 론스타 측 로펌 취업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세종과 윤 전 행장측은 "정서적으로 잘못됐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고문을 맡은 뒤 론스타 ISD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RELNEWS:right}

    한편, 소송 규모가 5조원에 이르는 한국 정부와 론스타 간의 투자자-국가소송(ISD) 중재 재판은 이달 중순 미국에서 시작된다.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는 이달 15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한국 정부와 론스타 간의 첫 심리를 진행한데 이어 7월에 2차 심리를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재판에는 2007~2012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승인 과정에 간여한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대거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국회 연설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전광우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등 전임 고위 관료들이 워싱턴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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