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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휩쓴 도곡시장에 카네이션 78송이 피어난 사연



사건/사고

    화재 휩쓴 도곡시장에 카네이션 78송이 피어난 사연

    "아픔을 딛고 힘내세요" 시장 상인들 위로한 여고생의 따뜻한 마음

    지난 8일 오전, 서울 도곡시장 양말가게 주인 이모(55.여)씨는 출근하자마자 가게 문에 붙은 빨간 카네이션을 보곤 웃음이 쏟아졌다.

    카네이션에는 '도곡시장이 불에 타 너무 걱정을 많이 했어요. 얼른 딛고 일어나세요. 저희가 응원해요'라는 메시지가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1월 15일 저희 집이랑 옆에 가게들에 불이 났어요. 그런데 '아픔을 잊고 힘내라'는 글이 쓰인 카네이션이 가게마다 한송이씩 붙어 있는 거예요. 세상이 메마르지 않았구나 싶었죠. 누구인지 알면 양말이라도 한 켤레 주고 싶어요."

     


    지금은 복구됐지만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여전히 남아있는 화재의 흔적처럼, 덜 아문 상인들의 마음은 이 카네이션 한 송이가 어루만져주었다.

    "그때 힘든 건 말도 못하죠. 금전적 손해에 마음 고생에… 그래도 이 카네이션 받아보곤 너무 기분이 좋아서 보관하고 있어요."

    문에서 떼어낸 카네이션을 가게 한켠에 소중히 보관하고 있는 이씨의 말이다.

     

    ◇ 카네이션 78송이가 도곡시장에 피어난 사연

    도곡시장 내 가게들에 78송이의 종이 카네이션이 피어난 사연은 이랬다.

    시장 뒤편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격려의 손편지를 쓰자는 제안 글이 붙은 게 지난 4일.

    화재로 힘겨워하는 상인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내자는 취지였다.

    옆에는 펜과 메모지, 그리고 메모지를 수거할 봉투가 있었다.

    아파트 주민들은 잊고 있었던 지난 겨울 화재가 떠올라 한줄 두줄 메모를 남겼고, 색색의 메모지 위에는 '이불집 사장님, 힘내세요!', '화이팅입니다. 어려웠던 지난 일 모두 잊으시길' 등의 주민들의 응원 메시지가 채워졌다.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린 주인공은 이 아파트에 사는 진선여고 3학년 노신회(18.여) 학생.

    어렸을 때부터 봐왔고 학교와 집을 오가며 일상의 일부가 된 도곡시장이 불에 타고 그 안의 상인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노양이 기획한 이벤트였다.

     

    "동네 주민들이 직접 시장 상인들을 위로하고 상인분들이 위로받는 과정이 공유되면 행복해질 것 같아 동네 주민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보자 생각했어요."

    노양은 4일부터 7일까지 아파트 다섯 동을 돌며 주민들이 쓴 메시지를 수거해 친구들과 함께 카네이션을 만들어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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