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사진=박종민 기자)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병역면제를 비롯해 고액수임료와 기부약속 이행문제, 재산증여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 방해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중 황 후보자의 병역면제는 지난 2013년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다뤄졌지만 고의 면제라는 의혹을 완전히 불식시키지 못해 또 한 번 논란이 일 전망이다.
특히 황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고위공직자들의 병역면제에 대해 우리사회가 지나치게 관대해지면서 병역의무를 가볍게 여기는 풍조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고위공직자 병역면제(기피?)에 왜 지나치게 관대해졌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황 후보자의 병역면제 문제는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다뤄지지 않았나?
지난 2013년 2월 28일에 열린 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사진=윤성호 기자)
= 다뤄졌다. 당시에도 논란이 되긴 했지만 인사청문위원들의 질문도 집요하지 못했고 답변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넘어갔다.
황교안 후보자는 경기고를 졸업하고 1976년 성균관대 법학과에 입학했다. 황 후보자는 대학생이던 1977년부터 1979년까지 징병검사를 연기하다가 1980년 7월 4일 '병종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았다. 군 면제 판정을 받은 황교안 후보자는 1981년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치러진 제2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제13기를 수료하면서 검사로 임용됐다.
그렇지만 황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서류는 병적기록부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진료기록부는 파기됐다는 답변만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당시에는 전관예우 문제와 삼성X파일 수사부실 문제가 핵심이었고 병역면제 문제는 집중적으로 다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 아니 구체적인 자료도 받지 않고 끝냈다는 말인가?= 그렇다. 병역면제가 핵심쟁점이 아니었고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고 하니 중요하게 판단하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청문위원들의 질의와 황교안 후보자의 답변을 재구성해보면 박범계 의원이 "투철한 국가관을 가지 후보자가 세 번씩이나 징병검사를 연기하면서까지 병역면제를 받은 부분"을 지적하자 황교안 후보자는 "경위야 어찌 됐든 제가 병역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늘 마음의 빚으로 생각하면서 지내 왔고, 그 때문에 또 공무원이 돼서도 다른 사람들보다 못지않게 그렇게 국가·사회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고 해명했다.
새누리당 김학용 의원이 "병역면제 의혹에 대해 혹자들이 의문을 갖고 있으니 의견을 밝히라고"하자 황 후보자는 "제가 77년도부터 악성 피부질환에 속하는 담마진이라고 하는 것으로 치료를 받아서 80년도에 병역면제 처분을 받았다"면서 "당시에는 고시공부를 하면 대개 학교 졸업할 때까지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황 후보자는 "그러다가 4학년 마지막에는 연기가 안돼서 치료받았던 자료를 갖고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전문 의사들(군의관 여러 명)이 해서 '이것은 군대 갈 수가 없는 병' 이라고 판정을 해서 군대를 가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이 "병적기록부 밖에 없으니 (담마진이)희귀성 질환이고 또 굉장히 면제율이 낮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국민들이 믿을 수 있게 자료든 해명을 했으면 한다"고 하자 황 후보자는 "저는 그저 아프니까 치료를 받은 것인데 지금 이제 10년 지나서 자료가 없다고 해서 저도 참 답답하다. 당연히 그런 자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라고 해명했다.
황 후보자는 "염광병원에서 몇 년 동안 치료를 받았는데 그 병원은 한센병 환자들이 하는, 굉장히 피부병에 전문성이 있는 그런 병원"이라면서 "거기도 물어봤더니 '이미 10년 전에 다 폐기가 돼서 없다' 이런 답을 들었다. 저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 '담마진'이 가려움증을 말하는 건데 그게 병역면제가 된다는 거냐?= 그렇다. 그래서 희귀질환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당시 청문회에서는 전해철 의원이 "저희들이 확인한 바에 의하면 10년간 담마진으로 면제받은 사람이 병역면제 대상자 365만 명 중에서 4명이었다. 굉장히 희소한 병"이라면서 "그런데도 불구하고 황 후보자가 면제 이후에 사법시험 1차에 바로 합격을 했다"면서 "이것을 보면 비록 그 사유가 맞는지 그른지는 알 수 없지만 정확하게 면제 사유가 되는 것에 대해서 후보자께서 이야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자료를 정확히 내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황 후보자는 "기회를 주시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라고 답변을 했지만 기록이 폐기돼서 없다는 답변만 했지 어떤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박지원 의원은 "'담마진' 우리 몸의 가려움증을 말하는 건데, 한 6개월 가렵게 긁으면 군대 면제되느냐? 라고 문의하는 전화가 오기도 했다"면서 그렇게 가려우셨어요?"라고 질의하기도 했다.
▶ '담마진' 이라는 것이 어떤 병이냐?= 담마진은 두드러기를 말하는데 생명과학대사전에는 "가려움을 수반하는 진피 상층의 국한성 부종. 팽윤진의 크기나 부위는 일정치 않고 손톱 크기부터 손바닥 크기까지 여러 가지로 건상의 피부와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팽윤부의 대부분은 수 분~수 시간사이에 쇠퇴하기도 하지만 수일간 계속되는 경우도 있다(급성담마진). 또한 3개월 이상 각종 치료에 대항하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만성담마진). 원인은 내인성인 것으로 식품이나 약물에 의한 알레르기, 간·신장의 대사장애 등이고, 외인성으로는 외용약, 온열, 한랭, 광선, 물리적 자극 등이 있다. 치료는 원인의 제거, 항히스타민제나 정신안정제 등을 투여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학병원들에 따르면 "담마진은 여러 가지의 원인으로 인해 피부 팽창과 표면이 빨갛게 부어오르는 발적이 나타난다. 두드러기는 6주를 기준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면서 "급성은 주로 소아에서 흔히 나타나며 음식물, 약물, 감염 등이 원인이다. 만성은 성인에게 주로 발생하며 면역 이상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 당시 청문회에서 '치킨 호크'라는 용어가 등장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 (사진=황진환 기자)
= 그렇다. 박범계 의원이 황 후보자에게 '치킨 호크'라는 말 들어 봤느냐고 물었는데 황 후보자가 '들어보지 못했다'고 하자 '병아리가 독수리 행세를 하는 것'이라면서 "군대를 가지 않았거나 실전 경험이 없는 미국 내 매파(강경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원식 의원이 '치킨 호크'에 대해 부연 설명을 했는데 "미국의 하원의원인 앤드류 제이콥스라는 사람이 1960년대에 미국 연방의원들 중 병역 기피나 면제자들의 명단을 공개한 적이 있다. 그때에 오히려 전쟁을 주장하던 보수 강경 공화당 의원들 중 상당수가 병역을 기피하거나 면제됐다. 그래서 이들을 빗대서 실제로는 겁 많은 병아리이면서 겉으로는 매인 척하며 젊은이들을 또 국민들을 전쟁터로 떠밀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정치인이나 정부 고위 관료들을 뜻한다"는 것이다.
치킨은 미국의 정치 속어로 겁쟁이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매파로 불리는 강경파들이 실제로는 실전경험이 없는 걸 빗댄 것이다.
황교안 후보자가 안보를 강조하는 공안검사 출신이지만 병역을 고의로 면제 받았다는 걸 부각시키기 위해 설명한 것이기도 하다.
▶ 황교안 후보자의 병역면제 사실이 부각되면서 '유승준은 안 되고 황교안은 되나?'라는 의견이 적지 않은데?
= 그렇다. 가수 유승준 씨가 13년 만에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 입국을 허용해 달라고 주장했지만 국민여론은 싸늘하다. 군대를 가야하는 시점에 미국으로 도망가다시피해서 미국 시민권자가 됐고 병역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도 세 차례나 징병검사를 연기하다가 365만 명 중 4명만 면제를 받은 91만분의 1의 기적을 일으킨 '만성담마진'이라는 희귀한 병명으로 병역을 면제 받았다.
그런데 유승준 씨는 13년이 지났지만 조국의 땅도 밟지 못하는 신세지만 황교안 후보자는 검사로서 승승장구하다가 고검장으로 퇴직한 뒤 16개월 만에 16억 원이라는 큰돈을 벌고 법무장관으로 다시 국무총리 후보자가 됐으니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은 "대부분 완치가 되는 만성두드러기가 왜 황교안에게는 불가능했는지, 그런 중증 환자가 어떻게 사법시험을 보고 출세가도를 달린 것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면서 "유승준은 안 되는데 왜 황교안은 되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페이스북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수반될 지경에 이르러야 면제가 된다는 이 병을 앓는다는 이유로 군 면제 받고 다음해 사법시험 합격. 초인적 정신력?!"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낸 뒤 "가수 유승준의 병역 문제에 대한 관심의 반만이라도 법무부장관이자 총리 후보인 황교안의 병역 문제에 쏟아야 한다"며 국민적인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 그동안 국무총리들 중 병역면제자가 많았다던데 어느 정도냐?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국무총리 병역 현황 (노컷뉴스)
= 황교안 후보자가 병역면제를 받았으니까 고위공직자 특히 역대 국무총리의 병역문제를 찾아봤더니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12번째 총리 후보자다.
김대중 정부에서 처음 인사청문회가 도입됐는데 33대 이한동 총리가 첫 대상이었다. 이한동 총리는 육군대위로 전역했고 34대 김석수 총리는 육군대위 출신으로 병역을 필했지만 장남은 병역면제를 받았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4명의 국무총리가 임명됐는데 고건 총리는 영장을 미수령해 병역면제를 받았고 차남도 병역면제를 받았다. 이해찬 총리는 민주화운동으로 구속되면서 병적이 제적됐다. 한명숙 총리는 최초의 여성총리였으니까 당연히 병역의무는 없었고 장남은 육군병장으로 전역했다. 한덕수 총리는 육군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한승수 총리가 육군 중위로 전역했고 정운찬 총리 병역면제, 장수총리인 김황식 총리도 양쪽 눈의 시력이 다른 부동시로 병역면제를 받았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42대 정홍원 총리는 육군병장으로 전역했지만 아들은 병역면제를 받았다. 43대 이완구 총리는 1급판정을 받았다가 재검을 신청해서 4년여에 걸쳐 3차례 신체검사 끝에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그의 병명은 평발의 원인인 '부주상골'이었다. 이 총리의 차남도 병역면제를 받았다.
여성인 한명숙 총리까지 포함하면 12명 중 고건, 이해찬, 정운찬, 김황식, 황교안 후보자까지 6명이 병역을 면제 받는 것이고 보충역으로 병역특혜의혹을 받은 이완구 총리를 포함하면 절반 넘게 병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셈이 된다.
▶ 지금 병역면제율이 어느 정도냐?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10명 중 9명 이상은 현역으로 입영하는 상황이다. 최근 군대에 다녀왔거나 곧 가야하는 1980년대생과 1990년대생의 면제율은 9.8%와 4.8%다. 이 정도 비율이 현재 국민 체감 면제율이라 할 수 있다. 물론 1970년대나 1980년대는 현역입영율이 50%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당시에는 대학진학율이 30% 이하였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대졸자의 현역입영율과 병역면제율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 박근혜 정부의 고위공직자들도 본인이나 자녀들이 병역면제를 받은 경우가 많지 않나?= 박근혜 정부의 장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중 6명이 병역면제를 받았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만성담마진으로 면제를 받았고,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폐결핵'으로 군대에 가지 않았다. 이 장관은 1975년 징병검사를 연기해 1977년 검사 때 '무종'(폐결핵 증상) 판정을 받았고 1978년과 1979년 재검 때도 같은 판정을 받아 1980년 병역 면제가 됐다. 서승환 국토교통부장관은 어린 시절 앓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병역 의무에서 면제됐고, 황찬현 감사원장도 근시를 이유로 군대에 가지 않았다. 황 원장은 1973~74년 징병검사를 연기했다가 1975년 4월 검사에서 현역 입영 대상인 2을종 판정을 받았지만 1977년 7월 검사에서도 시력이 좌우 각각 0.1로 나왔지만 한 달 뒤인 8월 검사에서 고도 근시에 해당하는 좌우 각각 0.05로 나와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도 '폐결핵'으로 병역이 면제됐고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은 '골수염 후유증'을 사유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일병 제대를 했다.
최 부총리는 방위근무를 했지만 병역관련 일체의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최 부총리의 장남은 병역면제를 받았다. 현오석 전 부총리도 결핵성 골수염을 앓아 보충역 판정을 받고 방위로 근무했다.
윤병세 외무부장관은 대학 재학 중 징병검사에서 현역 입영 대상인 1을종(현재 1급) 판정을 받았다가 외무고시 합격 후에 '허리디스크'를 이유로 3을종 판정을 받아 방위근무를 했고,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은 '근시' 때문에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임관당일 전역한 석사장교 출신이다.
청와대 수석들도 병역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외무부 재직 중 2대 독자로 6개월 방위근무를 했다. 우병우 민정수석은 1986년 재학생 때 징병검사를 연기했고, 이듬해인 1987년 '질병 또는 심신장애(근시)'를 이유로 5급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았다.
최원영 고용복지수석은 1978년 '척추회백질염'을 이유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정진철 인사수석은 '소아마비 후유증'을 이유로 병역에서 면제됐다. 조신 미래전략수석은 체중 미달과 낮은 시력을 이유로 제2국민역 처분을 받았다. 조 수석에 앞서 업무를 맡았던 윤창번 전 수석도 1974년 '근시'를 이유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
윤상현 정무특보도 홍용표 통일부장관과 같은 임관당일 전역한 석사장교 출신인데 임관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였다.
▶ 왜 이렇게 고위공직자들의 병역면제가 많은 것이냐?= 인사청문회가 도입됐을 때에는 다운계약서나 위장전입(주민등록법 위반), 논문표절 사실이 드러나기만 해도 고위공직에서 탈락했다. 우리 사회의 도덕적 기준이 높아졌던 것이다.
첫 여성총리 후보자였던 장상 총리서리는 다운계약서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부결됐고 노무현 정부시설 김병준 교육부총리 후보자는 논문표절 논란으로 낙마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면서 병역면제는 고위공직자의 필수코스가 되다시피 했다. 지금은 고위공직을 하기 위해서는 병역면제가 필수 아니냐는 믿기 어려운 말까지 나도는 실정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완치가 불가능한 병으로 알려진 '기관지확장증'으로 신체검사에서 군대를 면제 받았지만 이 전 대통령의 주변에 그가 기관지확장증을 앓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서 총리로 임명된 3명 중 2명이 병역면제였다. 다른 고위공직자들도 병역면제지만 실제로는 병역기피 의혹을 받으면서도 무사히 임명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병역면제는 고위공직자들의 필수코스'라는 그런 말까지 나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황교안 법무부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명박 정부에서 모든 공직후보자들은 4대 필수과목을 이수하고 플러스 원, 한 가지를 더해야 되었는데 4대 필수과목은 병역, 부동산, 위장전입, 탈세이고 플러스원은 논문표절이었다"면서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것을 그대로 인수받고 전관예우를 하나 더해서 박근혜 정부 인사는 '포 플러스 투' 라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고위공직자에 병역 면제자를 임명하면서 사회적으로 병역면제가 당연시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고위공직후보자를 임명할 때는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 병역을 필하지 않으면 고위공직을 맡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은 없는 거냐?
2014년 8월에 있었던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 모습 (사진=청와대 제공)
= 없지는 않다. 병역면제도 불가피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법이나 제도로 강제하는 건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예비역 장성들에게 대안을 물어보니 최소한 국가안전보장회의 멤버는 병역을 필한 사람으로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통일부장관, 외교통상부장관, 국방부장관, 국가정보원장, 대통령비서실장 및 대통령이 임명하는 약간의 위원 등으로 구성된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 예비역장성은 "정치권이 싸움만 할 게 아니라 선거에서 병역미필자는 최소한 국가안전보장회의 구성원을 임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이를 지키는 문화를 만들어 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통령이 여성이거나 병역미필일 경우 국무총리는 반드시 병역을 필한 사람으로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천안함 침몰사고가 발생한 직후 청와대에서 긴급 국가안보회의(안보관게장관회의)가 소집됐는데 대통령부터 국무총리, 국정원장, 대통령실장, 청와대 정무수석 등등 참석자 상당수가 군 면제자들이었다.
황교안 총리후보자가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해 임명될 경우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병역을 필하지 않은 경우가 된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대통령이 병역을 필하지 않아서인지 4명의 총리가 모두 장교출신이었다.
국회 국방위 소속인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법이나 제도로 강제하기는 어렵겠지만 병역면제자의 경우 고위공직 진출을 제한하는 사회적 합의나 그런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블로그에 "정부 고위층에 병역면제자가 많은 정부는 군사력을 사용해야 할 경우와 자제해야 할 경우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할 수 있으며, 그것이 때로는 큰 비극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고위정책담당자들의 병역면제는 단순히 도덕성의 문제가 아니라 '잠재적 국가안보 위해(危害) 요소'"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