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메르스 근원지는 중동, 국난 근원지는 청와대?

[변상욱의 기자수첩] 악화일로의 청년 실업과 메르스 사태

 

고품격 뉴스, 그러나 거기서 한 걸음 더! CBS <박재홍의 뉴스쇼=""> '변상욱의 기자수첩'에서 사회 현상들의 이면과 서로 얽힌 매듭을 변상욱 대기자가 풀어낸다. [편집자 주]

청년 실업률지표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청년 실업률은 9.3%다. 2000년대 들어 5월 기준으로는 최고 수준이다. 2월의 청년 실업률은 11.1%로 15년 만에 최고치였다.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계속 바닥에서 헤매며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걸 보여준다.

전체 실업률이 3.8%인데 청년 실업률은 그 3배가 넘는다. 정부의 실업자 기준에 약간 못 미친 사실상의 실업자나 잠재구직자(취업준비생, 경력단절여성) 등을 감안하면 실제 청년실업률은 훨씬 높아진다. 정부 통계로 1월에 체감실업자가 107만, 2월은 113만 7천 명 등 계속 늘어나며 청년 체감실업률은 20% ~23% 사이로 나타나고 있다. 실업률과 체감 실업률이 격차를 보이는 이유가 잠재 구직자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 청년 실업 문제를 놓쳐선 안 된다

청년 실업이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우선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가고 있다는 것과 경제 발전과 고용창출이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크다. 물론 청년층의 눈높이를 조절해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도 일정 부분 인정할 수 있겠다. 그러나 양질의 일자리가 큰 폭으로 줄고 있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6월 9일 발표된 통계청 국내 상장사 자료 일부를 살펴보자. 상장사 창출 일자리 수는 2010년 11만 5천, 2011년 8만 6천, 2012년 5만 1500, 2013년 5만3천7백, 2014년 3만 250명… 이렇게 줄었다. 국내 상장기업들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4년 만에 1/6로 줄어든 것이다. 예를 들어 1년 동안 50만 명이 새로 취업했는데 이전 같으면 그 중 35%는 상장사에서 뽑았던 것이 이제는 6%로 줄었다는 계산이다. 상장기업이라 함은 재무구조가 그래도 괜찮은 견실한 기업들인 셈인데 이 기업들의 고용기여도가 뚝 떨어졌다면 국내 고용시장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큰 폭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대기업들이 신입사원을 시원스레 뽑았으면 좋겠지만 20위 내 대기업 직원은 2014년 55만 명, 1.5% 증가에 그쳤다. 2013년 증가율은 5.5%였다. 그나마 이것도 기업의 건전한 투자로 일자리가 늘었냐 아니면 정부가 하라니까 눈치 보며 하느라 억지춘향으로 시간제 일자리가 늘었느냐를 따져봐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로 매출액 500대 기업들은 신규채용 규모가 2.3%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의 30%가 올해 채용규모를 줄이겠다고 한다. 10대 그룹의 신규채용은 계속 줄고 있다. 대기업들은 ‘정년 60세로 연장’, ‘통상임금 범위의 확대로 기업 부담 증대’ 등을 이유로 댄다. 그리 따지자면 30대 대기업 집단이 쌓아두고 있는 ‘유보금 500조원’도 논의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경영에 압박이 있으면 유보금을 꺼내 고용과 투자에 써야 할 것을 구조조정, 정리해고로만 풀려고 하니 청년 실업은 더욱 악화되는 것이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활성화 법에 목을 매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여야 간 공방만 계속된다. 정부 측은 경제활성화법안을 통해 창출되는 일자리가 66만개라고 하니 믿어보고 싶지만 이것도 마뜩치 않다.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의원들이 '66만개 일자리'의 정확한 계산 근거에 대해 따져 묻자 정부 당국자는 “일부 연구기관 등에서 나온 자료가 있기는 한데 확인을 하지 못했다”로 당황하셨다. 경제활성화법으로 만들어지는 일자리 66만개는 서비스산업발전법으로 35만개, 크라우드 펀딩을 포함한 자본시장법으로 약 16만개라고 발표했었다. 그리 될지는 모르지만 뭐든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CBS노컷뉴스 변상욱 대기자

 


◇ 메르스 근원지는 중동이고 국난의 진원지는 청와대?

그런데 메르스가 발목을 잡는다. 국민 전체가 불안해하면서 외출과 소비가 줄고 여행도 줄었다. 곧 휴가철인데 휴가철 경기가 이대로 저조하게 간다면 경제적 여파는 더 거세질 것이다. 거기에 중국 관광객을 비롯해 해외관광객들도 급감하고 있다. 겨우 겨우 올려놓은 국가신인도는 뚝 떨어지니 여파는 오래 갈 것이다.

최근 경총이 377개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바 4곳 중 1곳은 올해 채용 계획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거나 유동적이라고 대답했다. 연간 채용계획을 6월이 되도록 결정하지 않았다는 건 뽑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그런데 메르스까지 얹어지며 매출이 줄고 경기가 나빠지면 안 뽑는 쪽으로 갈 가능성은 더 커진다.

외식·관광·서비스업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으니 채용 감소가 당연하다. 각종 행사와 공연, 여행예약 등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아르바이트 일자리도 크게 줄어든다.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5월 말부터 6개 서비스업종의 채용 공고가 10.7% 줄었다 한다.

여행가이드를 구하는 구인공고가 27.5% 줄었고, 테마파크ㆍ레포츠 관련 구인공고도 1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신규 채용 일정도 대중이 모이고 접촉하게 되는 관계로 잇따라 연기되고 있다. 알려진 것만 빙그레와 현대자동차, LG전자, 삼성에스원, 한국철도공사 등등이다.

청년 실업은 중차대하고 시급한 과제이다. 경제활성화 대책에 맞춰 노동시장의 개혁을 진척시켜가되 밸런스와 속도의 조절이 절묘해야 한다. 대기업의 유보금을 풀도록 해야 하고, 규제완화를 중견기업들에게 맞춰 대기업으로 육성시켜야 한다. 중소기업은 규제완화가 아니라 지원확대로 키워야 한다.

임금피크제만 활성화되고 노동 처우는 개선되지 않는 시간차 불평등도 예방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통령이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 있게 나서 정치권을 파트너로 해 끌고 가든지 신망 받는 총리가 정부부처와 사회 각 세력을 소신 있게 컨트롤해야 할 텐데 그 어느 것도 난망이다.

대통령은 뭐 하나 기대할 것이 없고, 대통령이 밀어붙인 총리 후보는 공안통치 전문가인데 인준부터 삐걱 거릴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어쩌면 대통령도 이런 현실을 절감하나보다. 그러니 청년들에게 제발 중동으로 나가라고 하는 것 아닌가. 비록 그곳이 메르스의 근원지라 하더라도 말이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14

0

전체 댓글 1

새로고침
  • NAVER저격단장2021-07-28 10:43:03신고

    추천0비추천0

    전국5단계해도 코로나19 확산 못막습니다.
    거리제한두시 실패한 방역입니다. 이제 그만하시고 모든걸 규제할려고 하지마시고 예방 정책으로 바꾸세요.
    1.개인과 자영업자 회사등에 방역을 교육시키고,
    2.방역용품을 무상지원해주세요.
    3.방역하는법을 교육시키세요.

    따라가는 방역하지마시고, 선 방역을 하세요. 일시적인 방역을 해서 해결될 코로나19 아닙니다. 생활화된 코로나19이기 때문에 전국민에게 방역법을 교육해야 합니다. 치료제와 백신은 차후의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