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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후 소빙하기 온다? 뜨거운 지구 식힐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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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년 후 소빙하기 온다? 뜨거운 지구 식힐 수도…"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노의근 (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

    영국의 한 태양과학자가 지금으로부터 15년 후죠, 2030년에 지구에 ‘소빙하기’가 찾아올 거라는 예측을 발표해서 화제입니다. 빙하기라고하면, 사람은 물론 모든 생명체들이 꽁꽁 얼어붙고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뒤덮인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게 되는데요. 정말 2030년에, 그러니까 15년 후에 그런 빙하기가 올까요? 연세대 대기과학과의 노의근 교수님과 함께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노의근> 안녕하세요.

    ◇ 박재홍> 먼저 ‘소빙하기’가 뭔가요? 빙하기처럼 지구가 꽁꽁 얼어붙을 정도의 추위가 오는 건가요?

    ◆ 노의근> 그런 건 아니고요. 약 13세기에서부터 19세기에, 지금보다 온도가 한 1도~2도 정도 낮았던 때를 ‘소빙하기’라고 일컫는데요. 빙하기에 10도 가까이 온도가 떨어졌던 것에 비해서는 훨씬 작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 사회에 많은 영향을 끼친 그런 시기가 되겠습니다.

    ◇ 박재홍> 일단 교수님 말씀을 들으니까 다행이네요. (웃음) 다 얼어버리는 게 아니고 한 1도~2도 정도 온도가 내려가는 것이라는 말씀인데요. 우리 생각처럼 온 세상이 하얗게 얼어붙는 것은 아니군요. 그러면 이번 발표의 과학적 근거는 뭔가요?

    ◆ 노의근> 아직도 과거에 ‘소빙하기’가 왜 왔는지 명확하게 알려지지는 않았는데요. 17세기의 소빙하기였던 가장 추웠던 시기가 태양의 흑점이 가장 적었던 시기와 일치하고 있어요. 그래서 태양의 흑점이 ‘소빙하기’를 유발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은데요.

    최근 천문학회에서 발표한 내용은, 최근에 태양의 활동이 그 당시와 굉장히 비슷한 패턴을 보여준다, 따라서 그 당시와 마찬가지로 ‘소빙하기’가 올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 되겠습니다.

    자료사진(위 사진과 내용은 관련없음)

     


    ◇ 박재홍> ‘소빙하기’가 오면 어떤 상황이 올 것인가, 이런 부분도 관심거리인데요. 1도에서 2도 정도 낮아진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그 당시 생활모습도 그 전과 비교했을 때 많이 달라졌었습니까?

    ◆ 노의근> 네, 사실 우리가 1도~2도라고 그러면 그렇게 크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사실은 생활에 굉장히 많은 변화와 영향을 끼쳤어요. 중세 때는 온도가 굉장히 따뜻했었거든요. 그래서 그 당시엔 바이킹족들이 잉글랜드에 가서 정착도 하고 그랬었는데요. ‘소빙하기’가 오면서 다들 굶어죽었고요. 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다 보니까 서양 유럽에선 흑사병도 창궐하고 프랑스혁명 같은 많은 농민 반란도 일어났었어요.

    또 재미있는 것은 추웠던 시절에 유럽에서 마녀활동(사냥)이 휩쓴 적이 있는데, 추운 걸 신의 노여움으로 생각해서 그런 일도 있었고요. 또 독일 사람들이 포도를 더 이상 재배를 못하게 되니까요. 맥주를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한 것도 이 ‘소빙하기’ 때인 추웠던 시기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역사 뒤안길에 ‘소빙하기’가 숨어있었네요. 흑사병, 프랑스 대혁명, 맥주 또 마녀활동까지 말이죠. 재미있네요. 그러면 비슷한 시기에 한반도는 어떤 상황이 있었나요?

    ◆ 노의근> 한반도에서도 조선시대 말기에 ‘소빙하기’와 관련된 기근, 가뭄, 농민 반란 현상들이 나타났었는데요. 특히 1670년에 경신대기근이라고 해서 엄청난 흉년으로, 거의 임진왜란 때와 맞먹는 아사자가 발생했단 기록이 있는데요. 그 당시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한여름에도 눈과 서리가 내렸단 기록들이 남아 있어요. 그래서 ‘소빙하기’에도 우리나라 역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임진왜란 수준의 아사자가 있었다, 굶어죽은 사람이 그렇게 많았다는 거군요.

    ◆ 노의근> 한 100만명으로 그 당시에 기록들이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상식적으로 1도, 2도 차이인데 그렇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나요?

    ◆ 노의근> 1도, 2도라는 것은 평균을 얘기하는 거니까요. 그런 중에 굉장히 추운 겨울이 되면 평년보다 몇 도 이상씩 더 떨어지게 되니까 많은 영향이 있어요. 그리고, 빙하시대가 끝날 무렵에 ‘영거 드라이어스’라고 해서 전지구가 온난해지는데, 오히려 유럽이 굉장히 추워졌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 이유는 지금 영국이 지도를 보면 북위 50도로 정도로, 굉장히 고위도에 있는 추운 지방에 있는 나라인데요.

    따뜻한 기후를 유지할 수 있는 건 멕시코 만류라는 따뜻한 해류가 유럽으로까지 도착해서 데워주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아서 북대서양으로 흘러가게 되면 멕시코 만류가 유럽까지 못 가게 됩니다. 그래서 전지구가 온난하게 되지만 오히려 서유럽은 굉장히 추워진거죠.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영화 ‘투모로우’의 배경이 됐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다시 원래 얘기로 좀 돌아가 보자면, 이번 영국학자의 예측대로, 실제로 2030년에 태양 흑점의 영향으로 ‘소빙하기’가 올 거라고 예상하십니까?

    ◆ 노의근> 태양의 흑점이 과연 실제로 ‘소빙하기’를 유발했는지, 아니면 우연히 그 시기가 일치한 건지 아직 명확하게 알려진 게 없습니다. 그리고 태양의 흑점이 실제로 ‘소빙하기’를 지구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현재 이산화탄소 방출로 지구 온난화가 지난 몇 십년 간 진전되고 있기 때문에요. 그 당시랑은 상황이 굉장히 다를 것 같아요. 그래서 태양의 흑점이 실제로 영향을 끼친다고 하더라도, 개인적으론 지금 현재 지구온난화를 완화시키는 좋은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측면을 생각을 하게 됩니다.

    ◇ 박재홍> ‘소빙하기’가 오면 오히려 지구온난화를 낮출 것이다?

    ◆ 노의근> 서로 상쇄되어서 심각한 상황이 오지는 않을 것 같단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교수님 생각엔 ‘소빙하기’가 와서 실제로 1, 2도 낮춘다고 해도, 지구온난화 때문에 기온이 올라갔기 때문에, 오히려 원래상태로 유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 노의근> 그런 측면도 있을 것 같아요.

    ◇ 박재홍> 교수님 말씀 들으니까 굉장히 안심하게 되네요. (웃음)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노의근> 예.

    ◇ 박재홍> 연세대 대기과학과의 노의근 교수와 함께 ‘소빙하기’와 관련된 뉴스 함께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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