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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카드뉴스] "딸아, 제발 어서 일어나렴'

     

    뜨겁던 여름도 지나고 이제는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합니다. 계절이 바뀌었기 때문이겠죠. 날짜를 따져보니 오늘로 226일째 입니다. 중국유학생 오 모씨(여. 25)가 뇌사상태에 빠진 날로부터.

     

    ◇ 악몽의 1월 19일

    지난 1월 19일, 중국인 유학생 오씨가 인공유산수술을 받다가 뇌사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수술 전날과 당일 오전, 오씨는 간호조무사가 조제해준 자궁수축촉진제 4알을 복용했고 오전 10시부터 포도당수액을 맞기 시작했습니다.

     

    오후 3시쯤 오씨는 구토, 발작 등의 이상증세를 보였습니다. 머리가 아프다는 오씨의 말에 의사와 간호조무사는 "머리가 왜 아프지. 배가 아프니까 머리도 아픈가"라고 말하고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죠.

     

    이상증세에도 불구하고 오후 7시에 수술은 강행되었습니다. 그로부터 한 시간 반 정도쯤 지났을까요. 오씨는 뇌간 반사가 없는 상태로 인근 대학 병원 응급실로 이송됩니다. 결국 ‘뇌사상태’에 빠진 오씨는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 반전의 6월 29일

    수액을 2000ml 투여했다는 의사의 말과는 달리 실제 이 날 오씨가 맞은 수액의 양은 적정량의 4~5배인 5000ml가량이었던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과다 수액 투여로 혈중 나트륨 농도가 낮아져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했고, 뇌부종 증세를 보인 것이 결국 뇌사로 이어진 것입니다.

    ‘3시간에 걸쳐 4.5L의 소변이 배출되었다’는 중환자실 기록을 결정적 증거로 경찰은 6월 29일 의사를 구속, 간호조무사를 불구속입건했습니다.

     

    구속되기 직전까지 의사와 간호조무사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경찰 조사 당시, 의사는 먼저 경찰조사를 받을 간호조무사에게 조사내용을 녹음해 오라고 지시하고 말을 맞췄습니다.

     

    오씨가 큰 병원으로 옮겨진 후, 해당 의사는 불법수술과 의료과실을 숨기기 위해 병원기록을 조작하고 CCTV 폐기처분을 시도했던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오씨의 부모가 병원으로 찾아갔을 때 의사는 ‘당신 딸의 자궁이 작아서 그런 것이지, 내 잘못은 없다’고까지 말했다고 합니다.

    의사가 구속된 직 후 간호조무사는 입장을 바꾸어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의사는 구속후 검찰조사에서야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 눈물의 8월 18일

    재판 시작 전부터 재판정은 '울음 바다' 였습니다. 약사법위반등의 혐의로 불구속입건된 간호조무사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방청석에서도 울음이 터졌습니다. 딸이 맞는지 확인하라는 판사의 말에 화면 속 여자의 얼굴을 바라보던 오씨의 부모가 ‘우리 딸이 맞다’고 얼굴을 감싸며 오열합니다.

    낯선 타국에서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진행되는 재판. 부모를 돕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이 동행해 통역하지만, 재판 전부를 전해들을 수는 없습니다. 겨우 참던 눈물을 터뜨린 어머니는 재판 내내 눈물을 멈추지 못합니다.

     

    해당 의사의 목소리도 떨렸습니다. "너무 잘못했습니다, 사죄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의사에게 징역 5년, 간호조무사에게 징역 2년에 벌금 200만원을 구형했습니다.

    재판장을 나온 간호조무사가 오씨의 부모 앞에 엎드립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어머니는 차마 간호조무사의 손을 잡을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오씨의 아버지가 무릎을 꿇고 있는 간호조무사의 손을 잡고 일으켰습니다.

    1심 선고는 9월 10일 오전 10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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