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끌기식, 제식구 감싸기식 징계 보류
-이미 3번이나 소명서 제출, 더 필요있나?
-'즉각 대응'하겠다던 새누리당, 태도 바꿔
-과반 새누리당, 제명안 통과시킬지 의문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정춘숙 (한국 여성의 전화 이사)
4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심학봉 의원에 대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징계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어제, 여야가 이견을 보이면서 징계 결정을 보류했는데요. '징계절차가 충분히 완성될 필요가 있다'라는 새누리당의 주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국회 징계보류 결정에 대한 여성단체의 의견을 들어보죠. 한국 여성의 전화에 정춘숙 이사입니다. 이사님, 안녕하십니까?
◆ 정춘숙>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어제 열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징계심사소위에서 심학봉 의원에 대한 징계 보류 결정이 내려졌는데요. 어떻게 보셨나요?
◆ 정춘숙> 심학봉 의원 사건 같은 경우는 국회가 열리고 있는 중에 피해자를 불러서 성폭행 의혹이 있었던 사건이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이 문제가 아주 신속하게, 그리고 분명하게 잘 처리될 거라고 기대를 했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시간 끌기식으로 봐주고 넘어가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굉장히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제 새누리당 측에서 이렇게 말을 하고 있죠. '제명이라는 가장 중한 징계를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충분한 절차가 완성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밝히고 있는데요. 이 발언은 어떻게 보십니까?
◆ 정춘숙> 한편으로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요. 이분이 3번씩이나 소명서 같은 걸 냈고요. 사건이 나고 나서 지금 시간이 꽤 흘렀지 않았습니까? 만약에 소명할 기회가 필요하다면 진즉에 불러서 얘기를 들으면 됐죠. 이렇게 시간을 질질 끌다가 이제 와서 또 다른 절차가 필요하다라고 하는 건 시간을 좀 끌어서 심 의원을 봐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죠.
◇ 박재홍>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새누리당 측에서는 직접 소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마는, 직접 소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보시는 건가요?
◆ 정춘숙> 글쎄요. (웃음) 저희는 사실 지금 사실 소명할 필요가 그렇게 많겠냐고 보고요. 혹은 이게 형사적인 절차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런 절차가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필요했다면 바로 했어야 되는 거죠. 그래서 이 문제가 벌써 국민의 관심이 약간 떨어졌으니까 무마하고 가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 박재홍> 시기상으로 좀 늦은 면이 있다?
◆ 정춘숙> 그렇죠. 즉각 처리 하겠다라고 얘기하더니 지금 계속 끌고 있는 거죠.
◇ 박재홍> 그런데 심학봉 의원이 징계심사소위에 낸 소명서를 보면 '사적 연유로 벌어진 사안에 대해서 국회의원의 직무수행에 결부시키는 것은 무리다' 이런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이 소명 내용은 어떻게 보십니까?
◆ 정춘숙> 정말 굉장히 분노를 일으키는 일인데요. 어떻게 성폭력 의혹 사건이 사적 영역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미 성폭력 사건, 혹은 의심되는 사건 같은 경우는 사적 영역이 아니라 성폭력 관련 법규에 의해서, 또 헌법에 의해서 처벌되고 있는 사회적인 범죄거든요.
더군다나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직책 자체가 법을 만드는 사람이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어느 누구보다도 이런 법률을 준수하는 게 기본적인 일인 직책인데요. 이렇게 얘기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어요. 어떻게 성폭력 사건, 혹은 이와 관련돼서 의심되고 있는 사건이 사적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까? 바로 그런 식의 사고방식이 이런 사건을 일으키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국회의원 신분으로서 그런 일을 저지른 것만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말씀이신 것 같고요.
◆ 정춘숙> 그럼요. 이건 국회의원 신분이 아니라도 일반적인 사람도 성폭력 사건, 혹은 성폭력으로 의심되는 사건들이 발생하는 것은 사적 영역이 아니에요.
◇ 박재홍> 그런데 또 심 의원은 이렇게 말하고 있죠. '언론을 통해서 보도된 것만으로도 객관적 증거와 입증없이 윤리심사를 진행하고 결정을 내리면 악선례가 될 수 있다' 이런 말도 하고 있습니다마는, 이 지점은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 정춘숙> 이게 형사적인 책임을 묻는 거면 수사를 하고 뭐 '아니냐, 맞냐'를 가려볼 수 있지만. 이건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문제이잖아요. 그런데 이걸 '소명이 부족해서?' 라는 부분들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맨 처음에 이 사건이 새누리당에서 대응했던 모습들을 보면 그렇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죠. 이제 와서 태도를 바꾼 거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 박재홍> '시간 끌기다, 제식구 감싸기다.'라는 말씀이고요. 그래서 현재 여성단체의 주장은 뭔가요? 심학봉 의원에 대해서 어떤 입장이신 거죠? 제명을 해야 한다라는 입장이신가요?
◆ 정춘숙> 그럼요. 이 심학봉 의원 사건을 강력하게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국회에서도 계속 이런 성폭력과 관련된 사건들이 쭉 있어 왔는데요. 여태까지 유야무야 처리됐습니다. 그리고 이 심학봉 의원 사건처럼 굉장히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이런 사건이 국회의원들의 성윤리의식을 높이는데 본보기가 되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러면 제명이 되기까지 어떤 단계가 남아있는 겁니까?
◆ 정춘숙> 지금 국회 소위 의견이 있었지만 윤리특위에서 일단은 제명이나 이런 부분이 결정이 돼야 되는 게 있고요. 그 다음에 본회의를 가야죠. 전체 재적의원의 3분의 2가 찬성하는 회의를 통해서 제명이 되어야 되는 걸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현재 총 5단계죠. 징계소위를 거쳐서 윤리특위를 거쳐야 되고 국회 본회의가 남아 있는 건데요. 본회의에서 결국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을 해야 되는 건데, 이사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새누리당 의석수가 과반 이상이기 때문에 과연 통과될 수 있을 것이냐? 이 부분도 관심거리인데요.
◆ 정춘숙> 이게 굉장히 문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니까 지금 본회의에서 징계가 된 경우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3분의 2라고 하는 엄청난 숫자가 와서 의결을 해야 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하겠냐? 이런 회의적인 부분이 많이 있고요. 사실은 힘을 가진 국회의원들에 의한 성범죄를 차단하려면 이 문제가 국회에서 제대로 처리돼서 제명이라고 하는 그런 결과를 얻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가장 최근에 제명안에 올랐던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의 경우는 어떻게 됐었죠?
◆ 정춘숙> 윤리위 자체에서는 제명 의원으로 올라갔지만 본회의에서는 그렇게 의결되지 않았고요. 그래서 아시는 바대로 무소속 의원 활동을 했죠.
◇ 박재홍> 말씀하신 것처럼 강용석 전 의원 건도 그렇고, 심학봉 의원 징계 과정들을 보면 국회의원들이 동료들의 성범죄 문제 인식에 있어서 관대하다는 인상도 받게 되는데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시나요?
◆ 정춘숙> 성폭력을 포함해서 어떤 여성에 대한 폭력, 혹은 인권 문제를 사실은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이 심학봉 의원 같은 경우에도 사적인 영역이라고 얘기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걸 범죄 행위 혹은 상대방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문제라고 보는 게 아니라 개인적인 일이라고 생각하는 인식 자체가 계속되는 성폭력 사건을 일으키는 원인이 아니냐, 이렇게 볼 수가 있는 거죠.
◇ 박재홍> 현재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본회의에 찬성을 안 할 수도 있는데 만약에 그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응하실 건가요?
◆ 정춘숙> 정말 그런 일이 없어야 되는데.. 그런 일이 생기면 저희는 강력하게 항의를 하고 이후에 또 어떤 대응이 가능할 건지는 같이 고민하고 의논을 해서 대응을 마련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춘숙> 감사합니다.
◇ 박재홍> 한국 여성의 전화에 정춘숙 이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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