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2주째인 지난해 4월 29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 방문객들이 바다를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황진환 기자)
"가족이 온전하다면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게 명절이잖아요. 그런데, 우린 가족이 없잖아요…."
1년전 4월16일 이후, 명절이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그녀들은 괴롭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5일, 세월호 유가족 대기실 한켠에 마련된 '엄마의 이야기 공방'. 공방 안에 삼삼오오 모여 앉은 엄마들의 손에는 송편반죽 대신 실과 바늘이 빠삐 움직였다.
여느 공방처럼 서로 담소를 나누는 중간 중간 터져나오는 웃음소리. '그래도 1년이라는 시간동안 많이들 좋아지셨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얼마 안가 무너져 내렸다.
◇ 세월호 엄마들에게 명절은 '치명적인 날'고(故) 홍순영군의 어머니는 "추석에 어디 가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눈물을 떨구고 말았다.
"갈 데 없어요. 어디 가면 다 모였는데 우리 아들만 없으니까 자꾸 생각이 나고, 마음이 아파요. 여기 같이 있는 게 낮고, 혼자 있으면 많이 보고싶으니까…."
지난 5월 공방을 처음 열면서 '공방지기'를 맡아오고 있는 고(故) 박성빈 양의 어머니 김미현씨는 추석은 여기 엄마들에게 '치명적인 날'이라고 했다.
"엄마들한테는 (추석이) 더 힘든거예요. 추석 때 뭐를 해먹였고, 송편을 어떻게 만들었고…. 그런 어렸을 때 모습이 다 생각이 나는 거예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명절이 다가오니까, 눈물이 나더군요…."
김씨에게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고통이다.
"가족들한테 그랬어요. 생일도, 설도, 추석도, 우리 가족의 행사는 이제 4월16일 하루만 하기로 하자고. 무조건 4월16일 하루만 기억하자고…."
이들에게 공방은 그 누구에게도 위로받을 수 없는 고통을, 아이들이 떠나간 그 빈 자리를, 같은 처지들끼리 나누고 메워주는 공간이다.
◇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를 위해", 다음달 31일 오픈 프리마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