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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철수가 다시 사는 법…야당을 '백업' 하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다시 부활하는 길은 무엇일까?

대학교수 같은 외모와 온화한 말투, 맑은 미소, 시종 진지한 태도, 어떤 말이든 경청하는 자세, 바른생활의 사나이로 통하는 ‘절제’의 정치인이 있다면 단연 안철수 전 대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인간적 장점과는 달리 정무적 판단력과 정세 분석력, 돌파력은 아직 일천해 자기만의 색깔이 부족하고 큰 꿈을 이룰만한 용기를 겸비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사회과학적 상상력이 제한적인데다 대인관계의 매너리즘이 독특하다. 4차원적이라고나 할까.

그런 안 전 대표가 최근 들어 조금 달라진 정치 행보를 하고 있다. 김상곤 혁신위원회 활동을 “실패했다”며 폄하하는가 하면 ‘낡은 진보 청산이야말로 진정한 혁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해 반기를 드는 듯하면서도 조기 전당대회론이나 탈당론에 대해서는 절레절레 고개를 흔든다.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해 뭔가 못마땅해 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콕 집어 표현하지 않는다. 온화한 성품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야당의 지도자는 그런 식으로 되지 않는다. 싸울 땐 앞뒤를 재지 않고 장비처럼 싸우되 결전을 마치고 나면 주변을 추스릴줄 아는 도량과 지혜가 야당 지도자에겐 필요한데도 안철수 전 대표에겐 그런 진퇴가 불분명해 보인다.

작금의 정치 형태가 바로 그렇다. 뭔가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으면서도 정치적 결단을 알리는 메시지로서는 2%가 부족하다.

이런 식으로 대처하다간 그의 정치적 입지는 한때 정치권을 일렁거리게 한 일회성 격량처럼 포말로 변해버릴 것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정치권에 입문할 때도 그렇지만 지금도 혈혈단신이나 마찬가지다.

문재인 대표처럼 어떤 경우에도 똘똘 뭉치는 친노 핵심그룹이 버티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따르는 의원도 한두 명에 불과하고 대국민 지지도가 10%를 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여의도 정치권에선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적 미래가 어둡다는 말이 회자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안철수 전 대표가 하기에 따라 서광이 비출 수도 있고 먹구름이 드리울 수도 있는 전기가 도래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대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는 건 당 지도부와 일부 친노 성향의 주류 인사들만 모를 뿐 지지자들은 너무 잘 알고 있다.

이번 추석 명절의 호남 민심이 그랬고, 수도권의 야당 지지자들도 이대론 안 된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오죽했으면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조차 ‘새정치연합이 내년 선거를 이길 것 같으면 청와대와 친박계가 이렇게까지 김무성 대표를 압박할 수 있겠느냐’는 말을 건넨다.

바로 이런 기류가 안철수 전 대표에겐 천재일우의 기회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방법은 뭘까.

먼저 낡은 패권적 당 질서와 형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부터 해야 한다. 묵인할 것인지, 전면전을 치러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용기는 그런 고민에서 체화된다.

새정치연합의 비노계는 친노 중심의 패권적 질서에 대해 비난을 하지만 전략·전술도, 비전도, 용기도 없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결과는 백전백패다.

박영선, 김부겸 의원 등 8인이 결성한 ‘통합행동’도 그들의 뜻을 관철할 것으로 전망되지 않는다. 정치력과 구심점이 없다. 서로가 서로를 대등하게 인식해선 지도자가 탄생할 수도 없다.

안철수 전 대표에게 그마나 ‘통합행동’과 비노계가 원군이 될 수 있다. ‘우리, 야당을 살리는 동지가 됩시다. 동행합시다’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당차게 치고 나가면 자연스레 안철수 중심의 ‘통합행동’이 될 수 있다. 비노계의 구심점이자 새정치연합의 원심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안철수 전 대표에겐 계파에 찌들지 않고, 혁신의 열정을 가진 50대 정치인이라는 특장이 있다. 당 내에도 그런 움직임이 있고, 40~50대 세대교체론이 60대의 새누리당에 맞선다면 멋진 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전 계파와 중진들을 아우르는 ‘용광로’론은 필요조건이다.

안 전 대표가 리더가 되겠다는 용기를 보여주는 게 급선무다. 용기란 자신을 비움으로써 발현되는 것이며 드높은 목표에 의해 배가된다.

그의 용기만이 대폭적인 인적쇄신(물갈이)을 통 크게 할 수 있다. 그럴려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걸었던 투사의 길을 가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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