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면서 그 근거로 제시한 현행 교과서에 대한 문제제기가 상당부분 왜곡되거나 과장돼 또 다른 논란을 빚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수차례 "김일성 주체사상을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한 금성출판사 역사교과서는 주체사상에 대해 "김일성주의로 천명되면서 반대파를 숙청하는 구실 및 북한 주민을 통제하고 동원하는 수단으로 이용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주체사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주체사상을 긍정적으로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있다는 취지로 사실과 다르게 발언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라는 현수막을 국회 본청 앞 등에 게시하는 등 선전전에 나섰다.
김재춘 교육부 차관이 "6.25 발발 책임이 어느 쪽에 있느냐에 대해 일부 교과서에는 애매하게 남북 양쪽이라고 기술돼 있다"고 지목한 교과서(미래엔)에도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은 전면적으로 남침을 해왔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 역시 사실과 다른 부분이다.
황교안 국무총리가 "6.25 당시 국군에 의한 양민학살 사례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북한의 학살은 소개하고 있지 않다"고 한 부분도 잘못된 내용이다.
미래엔 교과서는 처음부터 "전쟁 중 북한군은 물론 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발생하였다"고 했다.
이 부분은 '민간인 학살에 대해 정부가 배상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내용이어서 국군에 의해 이뤄진 1951년 경남 거창 학살 사건을 기술했다.
하지만 교육부 수정권고에 따라 북한군의 함남 함흥과 전남 영광 등지의 학살사건과, 미국에 의한 노근리 학살 사건, 국군에 의한 거창 양민 학살사건을 나열했다.
적어도 황 총리 주장처럼 일방적으로 국군의 행위에 대해서만 적고 있지는 않다.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이 "금성출판사, 리베르스쿨, 지학사, 천재교육은 6.25전쟁 당시 북한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 명시적으로 서술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이들 책은 북한군이건 국군이건 민간인 학살 자체를 다루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교육부도 문제 삼지 않았다.
강 의원은 이를 마치 북한군만의 학살에 대해 생략한 것처럼 호도한 것이다.
아울러 강 의원이 라디오 방송에 나와 논란이 되는 '정부수립일' 표현과 관련해 밝힌 부분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도 1998년 8월 15일 '건국 50주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했다"며 "김대중 정부에서 건국 50년을 했기 때문에 그 다음 2008년이면 건국 60년, 2018년이 되면 건국 70년이 되어야하지 않겠는가"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