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서산="" 농민="">
- 평생 이런 가뭄 처음… 죽고픈 심정
- 예년의 30%, 작년부터 가뭄 조짐
- 내년 농사는 시작도 못할 상황
<김정욱 대한하천학회장,=""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 4대강 지류지천사업? 담당자 잡아가야..
- 4대강 송수관로? 가뭄 고지대에 물 못대
- 줄줄 새는 상수도 누수율부터 해결해야
- 소규모 저장고 등 마을 단위 장치가 해법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종선 (충남 서산 농민), 김정욱 (대한하천학회장,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그동안 굵직한 이슈에 가려서 우리가 잊고 있던 이야기 오늘 꺼내보겠습니다. 바로 가뭄 이야기입니다. 도시에 계신 분들은 아마 이 가뭄이 얼마나 심각한지 느끼지 못하실 텐데요. 지금 농사짓는 분들은 비명소리가 날 정도로 심각하다, 사상 최악이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충남, 충북, 강원, 경기까지 논도 말랐고 심지어 계곡도 말랐다 이런 얘기 나오는데요. 상황이 어떤지 진단을 해 보죠. 먼저 충남 서산에서 농사짓고 계시는 분이세요. 이종선 씨 연결해 봅니다. 이 선생님, 나와 계세요?
◆ 이종선> 네,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농사지으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이종선> 한 50년 됐습니다.
◇ 김현정> 50년, 벼농사 지으시는 거죠?
◆ 이종선> 네.
◇ 김현정> 얼마나 힘드세요, 요즘?
◆ 이종선> 대단히 힘들죠. 정말 황금들판이어야 되는데 잿빛입니다. 완전히 벼가 죽어가지고. 수확의 기쁨이 없다 보니까 죽을 맛입니다.
◇ 김현정> 어느 정도가 말라 죽었어요?
◆ 이종선> 4만 7000평 중에서 다 말라 죽었는데 조금 건진다고 하면 1만 5000평 정도는 건지고 약 3만평 정도는 수확을 포기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3만평을 아예 포기를 해 버려야 되는 상황.
◆ 이종선> 네. 수확을 하더라도 시중에 유통시킬 수가 없어요. 쌀 형태가 덜 됐기 때문에.
◇ 김현정> 미질이 안 좋아서.
◆ 이종선> 그래서 정부한테 건의를 많이 하고 있죠.
◇ 김현정> 그 말라죽어있는 논, 밭 보면서 심경이 어떠세요?
◆ 이종선> 농민들 마음은 죽고 싶은 생각밖에 없죠. 왜냐하면 여기 있는 사람들이 소작농들입니다. 올해 농사를 망치게 되면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연결되거든요. 그래서 논두렁, 논을 쳐다보는 농민들은 허탈한 한숨소리밖에 안 납니다.
◇ 김현정> 4만 7000평 중에 3만평의 벼가 말라죽을 정도면 도대체 비가 어느 정도나 안 오는 겁니까?
◆ 이종선> 지금 예년에 비해서 여기는 약 30% 정도 비가 왔습니다.
◇ 김현정> 예년의 30% 수준. 그러니까 마지막 비 온 게 언제예요, 선생님?
◆ 이종선> 한 열흘 정도 됐는데 한 10mm정도 왔거든요.
◇ 김현정> 10mm요? 병아리 오줌만큼 왔네요. 마지막으로 그러면 비다운 비, 500mm 이상 비가 온 건 언제로 기억이 나십니까?
◆ 이종선> 작년에도 큰 비는 안 왔어요. 올해도 비가, 비다운 비가 안 오고 그러다 보니까 2년 연속 가물다 보니까 우리 농사짓는 물 자체가 부족해서 올해 피해를 많이 입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올해는 아예 기억에 없고 작년에도 아주 원하는 만큼 온 적은 없다는 말씀이세요.
◆ 이종선> 없죠.
◇ 김현정> 50년 농사 지으셨다고 했죠. 이런 가뭄 겪어보신 적 있습니까?
◆ 이종선> 저는 평생 처음이죠.
◇ 김현정> 평생 처음.
◆ 이종선> 저보다 나이 많으신 80, 90 그런 어른들도 평생 처음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정도군요. 삼삼오오 농민 분들 모이시면 무슨 얘기하세요?
◆ 이종선> 내년도 농사지을 걱정 첫 번째로 하고요. 올 겨울에 어떻게 생계대책을 세워나가나 걱정을 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생계대책 세워나가나. 선생님은 빚 안 지셨어요? 농사짓는 분들이 빚 많이 지시던데.
◆ 이종선> 대개 소작농들이 빚이 많죠. 돈이 많은 사람이 소작할 까닭은 없거든요. 더 큰 문제는 전체 농사를 짓는 비용을 빚을 얻어서 충당한다고 치더라도 내년도 모를 못 심을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될 수가 있어요, 비가 많이 오지 않으면.
◇ 김현정> 모 심으려면 또 비가 적당하게 와줘야 되는데.
◆ 이종선> 적어도 500mm 이상 와야 내년도 농사에 착수할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지금 예보 나오기로는 내년 초까지 계속 이렇다는 거거든요. 정부에다가 좀 건의해 보셨어요? 지자체라든지 어디다 건의 좀 해 보시죠.
◆ 이종선> 건의를 했는데 지자체야 돈이 원체 없고 자금력이 없다 보니까 정부에 또 건의를 했거든요. 그런데 빨리 무슨 특단의 대책을 세워서 내년도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많은 협조 또 못 쓰는 곡식이라도 가공용이나 사료용으로 수매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질이 안 좋은, 쌀로 내다팔 수 없는 것들은 이런 것들은 다른 쪽으로 쓰실 수 있도록 수매해 줬으면 좋겠다, 이런 대책이라도 세워달라 이 부탁이세요.
◆ 이종선>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빨리 대책을 찾아야 할 텐데. 힘내시고요. 저희도 돕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이종선> 네.
◇ 김현정> 서산에서 농사짓는 분이세요. 이종선 씨 연결해서 충남의 가뭄 상황 먼저 점검을 해봤습니다. 정말 필요한 대책은 뭘까. 지금 정부의 대응은 잘 가고 있는 건가. 이분과 함께 짚어보죠. 대한하천학회 회장 맡고 계십니다. 서울대학교 김정욱 명예교수 만나보죠.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정욱>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앞서 농민 얘기 들으셨습니다마는 이분의 논은 벼 70%가 말라버렸다, 이런 얘기예요. 참 왜 뾰족한 대책 없이 당하고만 있어야 되는 건가요?
◆ 김정욱> 대책이야 할 수 있는 만큼 할 수가 있는데 요새는 가뭄과 홍수가 워낙 기후변화 때문에 심해졌기 때문에. 기존에 하던, 물 많이 공급하고 그런 대책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적응을 하는 대책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기존의 것 가지고 막아보기에는 너무 심각해졌다 이런 말씀이시죠? 그런데 지난 정부에서 4대강 공사하면 가뭄도 해결할 수 있다, 이렇게 홍보 많이 하지 않았습니까?
◆ 김정욱> 그런데 4대강 공사는 그건 근본적으로 가뭄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전혀 아닙니다. 왜 그러냐면 강물을 하류에다 모아놨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가뭄이 많이 든 지역이 주로 상류 아니면 산골 아니면 또 해안지역 이런 데거든요. 그런 데는 물을 근본적으로 보낼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강원도나 경기도 산골에 보내려고 하면 물을 한 몇 백 미터 끌어올려야 되는데. 소양댐에 있는 물도 지금. 물을 보내지를 못하는데 어떻게 낙동강, 한강 하류에 받았던 물을 거기에 보낼 수가 있겠습니까? 할 수가 없는 일이고요. 그리고 4대강 물이라는 건 물을 빼서 쓸 목적으로 담아놓은 게 아닙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녹조가 많이 드는데 수문 열라고 해도 안 열지 않습니까? 왜인지 보니 그 수위에 맞춰서 여러 기술을 만들어놨어요. 그래서 그걸 넘치는 물만 가져가는 거지 거기에서 빼 쓸려고 잡아둔 건 아닙니다. 만약 그 물을 빼버리면 어떻게 되냐면 강 밑에 굉장히 더러운 뻘이 가라앉아 있고 쓰레기도 가라앉아 있는데 그게 다 드러나게 돼요. 이건 워낙 처음부터. 물 빼 쓰려고 하는 목적이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런데 4대강 공사할 때는 가뭄도 해결될 수 있다고 분명히 얘기했는데 그럼 빼 쓰려고 하는...
◆ 김정욱> 그것도 저는 처음부터 거짓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수돗물도 안 들어가는 지역에 어떻게 그 물을 농사 지으라고 물을 보낼 수가 있겠습니까? 생각해 보십시오.
◇ 김현정> 정부에서는 그렇게 질문을 하면 애초에 지류·지천 정비 사업까지 다 해서 4대강이 완료가 됐으면 지금 가뭄 피해를 막았을 텐데. 반대가 많다 보니까...
◆ 김정욱> 그런 발상은 너무 뻔뻔하고요. 그런 나쁜 사람들은 잡아가는 법이 없나 싶어요. 왜냐하면 지류·지천 사업을 해서 가뭄 해결한다고 한 것도 아니고 4대강 사업하면 해결한다고 했고 그리고 제가 처음부터 얘기했습니다. 이거 4대강 하고 나면 나중에 지류·지천사업 한다고 또 한 22조 사업이 아니라 50조 넘는 사업을 만들 거다, 이렇게 제가 예언을 했거든요. 그 말이 딱 맞아떨어지는 거죠. 그래서 나중에 하다가 지류·지천이 막 무너지니까 그거 사업하겠다고 1단계, 2단계, 3단계 사업을 내가지고 총 30조원을 넘는 돈을 또 이야기했어요. 우리가 깜짝 놀랐죠. 22조원에 가뭄, 홍수 해결한다고 해놓고 또 30조원 이상이 무슨 말이냐 해서 말이 쏙 들어갔는데. 지금 또 다시 그 말을 하고 있다는 건 너무 뻔뻔한 소리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교수님 많이 화나셨어요. 그러니까 지류·지천사업까지 하면 이 가뭄이 다 해소가 될 텐데 지금 그 사업까지 마저 못했기 때문에 이런 거라는 것에 대해서는...
◆ 김정욱> 그런 말 하는 사람은 저는 너무 화가 나고요. 그런 사람은 좀 잡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지류·지천 사업을 한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니고 예를 들면 강원도, 경기도 산골인데 지류·지천 사업 한다고 그 물이 거기에 올라가겠어요, 산 위에?
◇ 김현정> 혹시 송수관로 같은 걸 만들어서 마치 혈관을 좀 만들어서...
◆ 김정욱> 송수관로 만들더라도. 송수관로가 물이 저절로 자연적으로 유화되는 것은 물론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물을 거꾸로 산에 끌어올려야 되기 때문에. 그리고 해안지역에는 도서, 떨어져 있잖아요. 굉장히 흩어져 있잖아요. 이런 지역에 사람 마실 수돗물도 못 공급하고 있는데 어떻게 농사지을 물을 그렇게 관을 넣어서 공급할 수 있겠습니까?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 김현정> 서울대학교 김정욱 명예교수, 대한하천학회장을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럼 교수님, 이왕 만들어놓은 4대강 보라면, 돈을 22조나 써서 만들어놓은 보라면 이걸 어떻게든 우리가 이용해서 가뭄을 해결해 봐야 할 텐데 어떻게 방법을 짜내볼 수는 없겠습니까?
◆ 김정욱> 그게 해결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역은 바로 강변 지역인데. 그러니까 수위가 낮은 지역, 그런 지역은 물을 보낼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지금 가뭄이 든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그걸로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됩니다. 그리고 지금 녹조가 엄청 끼어버렸는데 그 녹조에 독성이 굉장히 세요. 맹독을 가지고 있어요. 이런 물은 물고기도 지금 잡아서는 안 된다고 하고 있어요. 그리고 농업용수로 써서도 안 됩니다, 이 물은.
◇ 김현정> 그래요. 이 4대강 물로 그러니까 뭘 해보기는. 지금 4대강 보 안에 있는 물로 뭘 해 보기는...
◆ 김정욱> 할 수 있는 물이 아닙니다. 일단은 그 물을 그 물을 흐르게 해서 녹조라도 없애놔야지. 그 물을 모아놓고 구경만 하면 배가 불러지나요? 그리고 우리가 가뭄 지역 국가라고 하는데. 저는 여기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지금 골프장이 많이 돌아가고 있고요. 골프장은 비가 많이 올 때는 물을 하나도 안 씁니다. 흘려보냅니다. 그런데 가물 때 물을 많이 쓰거든요. 가물 때 물을 얼마나 쓰느냐면 7, 8월 골프장은 가물 때 5000명 내지 1만명 정도의 물을 씁니다.
◇ 김현정> 잔디를 관리해야 하니까.
◆ 김정욱> 네, 잔디 관리해야 하잖아요. 그걸 묻고 싶어요. 그래서. 그리고 또 하나 수돗물이 부족하다고 그러는데 우리 상수도 물을 지금 수자원공사에서 보내는 물을 받는 건 절반이 안 됩니다. 물이 절반이 다 새고 있다 그 말이거든요. 그러니까 상수도 누수율이 그렇게 많은 나라가 어떻게 물 부족하다고 하는지. 그리고 가뭄 든 지역에다가 물을 해결해야 하는데. 멀리서 가져가려고 해선 안 되고요. 가뭄 난 지역에 집집마다 빗물 받아 쓸 수 있도록 해 주고요.
◇ 김현정> 빗물 받아 쓸 수 있는 장치 좀 만들어 달라. 그 말씀은 커다란 댐을 여기저기 만들기보다는 마을 중심으로 조그마한 소규모 저장고 이런 것을 만드는 게 더 실용적이라는 말씀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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