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송곳'의 한 장면. (사진=유한회사 문전사 송곳,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노동운동을 소재로 한 JTBC 특별기획 드라마 '송곳'을 보이콧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反) 노조 정서를 가진 이의 주장이 아니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소설 '소수의견'의 저자 손아람 작가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JTBC의 드라마 '송곳'에 대한 보이콧을 생각하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JTBC '송곳'이 배경음악 라이브러리 업체 로이엔터테인먼트(이하 로이)와 계약을 맺고 있음을 문제삼았다.
국내 배경음악 제작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진 로이는 KBS '프로듀사', tvN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97' 등 드라마와 영화에 배경음악을 제작·제공했다.
손 작가는 지난 7월 '한겨레' 칼럼을 통해 로이가 신인 작곡가들의 저작권을 존중하지 않고 이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어 '한겨레'와 MBC '2580'이 이를 후속보도하면서 상당수 작곡가들이 일상적으로 저작권을 침해받고 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손 작가는 JTBC의 '송곳'이 원천도급자로서 노동자에 대한 급여를 미지급하고 있는 회사(로이)의 음악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로이 피해자 공동 모임은 JTBC와 드라마 '송곳'의 제작사에 로이에 음악을 의뢰하지 말 것, 앞으로 음악 크레딧에 작곡가들의 이름을 표기할 것 등을 요구하였으나, '송곳' 측은 로이와 음악 공급 계약을 강행하였고 대신 로이에 대한 직접적인 관리·감시를 하겠다는 대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일로 돌아온 결과는 로이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작곡가들의 음악만이 제거되는 상황이었다.
손 작가는 "로이가 급여 지급마저 중단하여 작곡가들은 '송곳'의 음악 창작을 위해 오랜 기간 투입한 노동력을 어떤 형태로도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손 작가는 "계약해지를 이유로 급여 지급을 중단한 로이는 다른 음악 회사에 대해서는 저작권 계약이 유효하다며 분쟁 소지를 암시하는 주장을 하여 피해 작곡가들의 음악을 방송에 사용할 수 없도록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2,000여 곡의 음악을 작곡해서 방송에 내보낸 로이 피해 작곡가들은 로이로부터도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고, 만든 음악을 재사용할 수도 없게 되어 몇 달 째 경제적 수입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손 작가는 이 같은 문제의 해결 방법이 '송곳' 측에 있다고 봤다.
그는 "드라마 '송곳'이 로이의 음악을 계속 사용하는 대신, 그와 관련하여 문제가 발생할 경우 강도 높은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계약을 로이와 체결했다"며 "따라서 로이의 폭주는 JTBC와 '송곳'의 제작 책임자가 로이를 압박하는 단 한 마디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며, 그것이 유일한 해결방법이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여러 차례의 요청과 사전 경고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이유로 로이의 음악 사용 계약 체결을 강행한 JTBC가 최소한의 책임있는 행동마저 거부한다면, '송곳'은 노동운동에 대한 드라마라는 이유로 보호받을 이유와 가치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손 작가는 "로이는 계약대로 작곡가들에게 급여를 지급하거나, 계약을 해지하여 저작권을 돌려주어야 하고, JTBC는 드라마 외주업체의 일이라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그게 바로 JTBC가 방영하는 드라마 '송곳'이 하고 있는 이야기"라면서 "JTBC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줄 때까지, 드라마 '송곳'은 보이콧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