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출 위기에서="" 구조된="" 피해자="">
- 고아라 갈 곳 없는 처지..친구 말만 믿어
- 다른 피해자들도 고아나 다름없어
- 장기적출 당해도 찾을 사람 없어 모를 것
- 사실 알고 패닉.. 황당한 웃음 나와
<박노준 해운대경찰서="" 강력4팀장="">
- 폭력배 수사 중 나온 다량의 타인 신분증에 의심
- 불법 장기매매, 합법 가장해 이뤄져
- 죄의식 없는 범인도 있어
- 불법 장기매매 조직 더 있을 것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장기적출 위기에서 구조된 피해자, 박노준 (해운대경찰서 강력4팀장)
[김현정의 뉴스쇼 전체듣기]오늘 첫 뉴스는 어제 발표되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는 장기매매 사건입니다. 아시다시피 사람의 장기는 사고팔 수가 없죠. 국가가 인증한 기관에 기증자가 기증을 하면 신청한 순서대로 차례차례 장기를 기증받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급하게 장기가 필요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불법 장기매매조직들이 은밀하게 활동을 해 왔던 겁니다. 그런데요.
어제 경찰이 대규모 일당을 적발했는데 이 일당은 장기를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을 알선하는 수준을 넘어서 10대 고아들을 꿰어서 장기적출 조직에 팔려고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화에서나 종종 등장하던 이야기인 이 장기적출을 위한 인신매매가 현실로 드러난 사건이어서 지금 충격이 큰 건데요. 이 피해자 3명 가운데 한 명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지금부터 직접 연결을 해 보죠. 신원보호를 위해서 음성 변조를 하면서 진행하겠습니다.
김 군, 나와 계십니까?
사진은 장기매매를 암시하는 홍보 스티커. (사진=부산CBS 송호재 기자)
◆ 피해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나이가 어떻게 되십니까?
◆ 피해자> 19살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만 18세.
◆ 피해자> 네.
◇ 김현정> 어떻게 하다가 이들의 꾐에 넘어가시게 되셨어요?
◆ 피해자> 제가 혼자 지내면서, 지낼 곳도 마땅치 않고 해서 그냥 지내게 해 준다고 해서 그냥 그 집에 들어가서 지내고 그랬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원래부터 평소에 알고 지내던 동네 친구?
◆ 피해자> 네. 되게 친한 친구죠.
◇ 김현정> 친구가. ‘김 군아, 너 갈 데도 마땅치 않은데 여기 와서 지내렴.’ 이렇게 해서 가게 되신 거예요.
◆ 피해자> 예.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그 친구가 인신매매조직, 장기적출조직과 연계되어 있다는 건 전혀 모르셨어요?
◆ 피해자> 네. 그거는 솔직히 지금도 믿기지는 않네요.
◇ 김현정>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 피해자> 네.
◇ 김현정> 그래서 그 집에서 얼마 동안 머무르셨던 거죠?
◆ 피해자> 네. 한 한 달 정도 지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게 해서 3명이 한꺼번에 들어갔는데 다른 두 분과는 평소에 알고 지내는 사이셨어요?
◆ 피해자> 제가 부모님 돌아가시고 혼자서 지낼 때, 고등학교 다닐 그 당시에 학교 친구가 같이 지내주면 안 되냐고 물어보길래 같이 지낸 지 한 1년 좀 넘었었어요. 그러다가 다 같이 갈 데가 마땅치 않게 된 상황이 와서 세 명 다 같이 들어갔어요.
◇ 김현정> 그러면 우리 김 군 외에 다른 2명도 부모님이 없는 분들인가요?
◆ 피해자> 양부모님이셔서 연락을 따로 안 하고 그냥 지내는 모양이더라고요, 호적에도 안 올라가 있고.
◇ 김현정> 결국은 친부모님은 안 계시는 거고 양부모 밑에서 호적도 없이 지내는 다른 친구 2명, 총 3명. 세 사람이 없어져도 주변에 누가 찾으러 다니거나 이런 상황은 아니었군요.
◆ 피해자> 그렇죠. 제가 없어진다고 찾을 사람은 없겠죠, 아마.
◇ 김현정> 그래요. 가서 조금 이상한 점은 못 느꼈습니까, 한 달 동안.
◆ 피해자> 딱히... 진짜 그냥 일상생활만 했었어요, 한 달 동안.
◇ 김현정> 아니, 그런데 돈을 준 것도 아니고 가서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숙식을 다 제공한다는 게 좀 이상하지 않았어요?
◆ 피해자> 자기가 집이 두 개가 있는데 한 군데는 사는 데고 한 군데는 팔리기 전까지 남는다고 그냥 무료로 있어도 된다고.
◇ 김현정> 나중에 사건의 전모를 들으셨죠?
◆ 피해자> 네,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 세 사람을 서울에 있는 장기매매 조직에게 팔아넘겨서 장기적출을 하려고 했다라는 것 들으셨죠?
◆ 피해자> 네, 처음에는 약간 말 그대로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니까. 그리고 또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친구가 그랬다고 하니까 그냥... 좀 되게 충격적이기는 했었죠. 많이. 한동안은 거의 집밖에도 안 나가고 약간 그랬었어요.
◇ 김현정> 그야말로 패닉 상태였네요.
◆ 피해자> 그렇죠.
◇ 김현정> 왜 안 그렇겠습니까? 저희가 뒤에 형사하고도 이야기를 나눌 겁니다만 그냥 그대로 적발이 안 됐으면 정말 세상에 쥐도새도 모르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는 거잖아요.
◆ 피해자>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웃음밖에 안 나오죠, 지금.
◆ 피해자> 약간 황당하기는 하죠, 당황스럽고.
◇ 김현정> 많이 놀랐을 텐데. 마음 진정하시고요. 아무쪼록 안전하게 다시 생활하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 피해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장기매매 일당에게 꾀어서 장기적출이 될 뻔했던 피해자, 10대입니다. 고아 청소년 3명인데 그 중에 1명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어떻게 범행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인지 좀 더 자세하게 들어보죠. 부산 해운대 경찰서 강력 4팀의 박노준 팀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팀장님, 나와계세요?
◆ 박노준> 네.
◇ 김현정> 그 장기매매 조직 몇 명을 잡으신 거죠?
◆ 박노준> 장기 관련해서는 한 34명, 34명을 잡았고 그 외 가담자 13명까지 포함해서 47명입니다.
◇ 김현정> 처음에 어떻게 덜미를 잡으신 겁니까?
◆ 박노준> 저희들이 폭력배 수사를 하던 중에 폭력배가 타인 신분증을 여러 개 가지고 있었어요. 그 신분증 출처에 대해서 추궁하니까 일부는 장기매매조직에 팔려고 했다고 이야기했고. 저희들이 확인을 해보니까 실제로 장기 팔려는 사람이 있었고. 그것을 모집하려는 모집책이 드러나서 이 사건 전모가 이렇게 밝혀진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조직폭력 수사를 하시다가 신분증이 우르르 나오는 게 이상해서 이게 뭐냐 추궁하다 보니까 고구마줄기처럼 한 명, 한 명 잡아들이신 거네요.
◆ 박노준> 그렇죠.
◇ 김현정> 수사를 해 보니까 대체 어떤 식으로 불법 장기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던가요?
◆ 박노준> 보통 장기는 합법을 가장해서 순수 기증자 형식으로 해서 이게 합법이다라고 했기 때문에 팔려는 사람도 이게 불법인지, 정확하게 몰랐던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제가 알기로는 사람의 장기는 사고 팔 수가 없고 국가가 인정한 기관에다가 기증자가 기증을 하면 그 기관에 신청을 한 사람 순서대로 차례차례 장기기증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A가 B를 지정해서 기증하고 받고도 할 수 없는 거잖아요.
◆ 박노준> 그렇죠.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마치 합법적인 것인 것처럼 사람들을 모았던 거군요. 예를 들면 어떤 식으로 모았습니까?
◆ 박노준> 그 주변에 신용불량자들, 특히 돈이 급한 사람들, 금융권을 이용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았고. 주변에 실제 그런 사람들한테 접근을 해서 간은 일부를 떼어내도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고 바로 금방 재생이 된다고 이야기를 했고, 신장 같은 경우는 콩팥, 콩팥 같은 것은 한 개가 없어도 살아가는데 큰 불편이 없다, 이런 시스템입니다.
◇ 김현정> 얼마를 줬습니까?
◆ 박노준> 1억에서 5000만원 정도.
◇ 김현정> 콩팥 하나에 1억에서 5000만원.
◆ 박노준> 네.
◇ 김현정> 그렇군요. 대부분 여기에 응했던 사람들은 다 신용불량자들이고요.
◆ 박노준> 네. 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입니다.
◇ 김현정> 나이대는 어떻게 되던가요?
◆ 박노준> 좀 다양합니다. 젊은층에서부터 나이 60대까지.
◇ 김현정> 그렇게까지 자기 장기를 팔았어요. 팔고 나서 그래도 돈을 제대로 받기는 받았습니까?
◆ 박노준> 그걸 갖다가 팔려고 약속을 하고 병원에 가서 검진까지 받고 나중에 수혜자 찾을 때까지 대기하던 중에 저희들한테 적발된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제 팔려고 하는 사람들 모아놓고 사려고 하는 사람들을 불법으로 모집하려고 하는 중에 경찰에 적발이 된 거군요.
◆ 박노준> 네. 그렇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제 모집을 하는 방식이 하나 있었고, 또 하나는 앞서 소개된 경우처럼 근거지 없이 떠도는 미성년자들을 꾀어서 숙소를 제공하고 데리고 있다가 구체적으로 그다음에 어떻게 하려고 했던 거예요? 이 일당은.
◆ 박노준> 서울로 데리고 가서. 날이 정해지면 자기들이 범행 계획했던 대로 하기로 했던 것이죠.
◇ 김현정> 장기 적출이 돼도 누구 하나 모를 법한 이런 고아들을 상대로.
◆ 박노준> 네, 범행 공모할 때부터 이제 주의에서 다른 부모나 다른 가족이 없는 사람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고.
◇ 김현정> 철저히 확인을 하고.
◆ 박노준> 자기 자신들이 소년들이 직접 신고 안 하는 이상은 이건 알 수가 없죠.
◇ 김현정> 그러면 이 친구들이 상상하기는 싫은 일입니다만 잘못했으면 장기적출을 당한 뒤에 더 나쁜 상황으로 갔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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