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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축구와 골프가 만났다! '풋골프' 아십니까

    [오해원의 깨톡]골프 대중화 위한 '대안골프' 도입

    지난 2013년 겨울 유튜브에는 재미있는 영상이 하나 올라왔다. 세계적인 골프선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웨인 루니(잉글랜드)와 라운딩하는 장면이 담겼다. 하지만 둘은 다른 방식으로 경기했다. 매킬로이가 전통적인 골프를 했지만 루니는 축구공을 이용해 골프를 치는 모습이었다.

    바로 이 동영상에서 루니가 보여준 종목이 바로 ‘풋골프’다. 이 동영상 외에도 유튜브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등 유명 축구선수들이 풋골프를 즐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풋골프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축구와 골프가 결합한 신종스포츠다. 손을 쓰는 골프클럽 대신 축구화를 신고, 골프공 대신 축구공을 사용한다. 하지만 경기는 골프장에서 열린다. 경기방식도 골프와 똑같다.

    풋골프는 골프와 똑같이 파 3홀부터 파5홀까지 다양한 구성으로 경기를 운영한다. 9홀 경기도 있고, 18홀 경기도 있다. 다만 홀이 21인치(약 53cm)로 일반적인 골프의 홀보다 매우 크다. 축구공이 들어가기 위함이다. 공과 장비만 바뀌었을 뿐 골프다. 남녀가 따로 경기하는 골프나 축구와 달리 혼합경기도 가능하다.

    권기성 서울대학교 스포츠산업연구센터 선임 연구원은 최근 대한풋골프협회를 설립해 초대 회장을 맡았다. 황진환기자

     

    풋골프라는 종목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축구가 높은 인기를 얻는 유럽과 남미 지역에서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축구의 인기가 날로 커지는 북미 지역에서도 신종 스포츠로 유행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는 풋골프가 한국에 상륙했다.

    ▲동네에서 했던 놀이, 정식 스포츠가 되다

    최근 권기성 서울대학교 스포츠산업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하 권기성 회장)의 주도로 창립된 대한풋골프협회는 국제풋골프협회(FIFG)의 34번째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했다.

    권기성 회장은 고교 시절까지만 해도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운동을 워낙 좋아했던 그는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진학한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서울대 축구부 골키퍼를 맡았고, 전역 후에는 골프부에 들어가 주장까지 했을 정도로 골프에 미쳤다. 결국 권 회장은 대학 졸업식도 참석하지 않고 미국 샌디에이고 골프 아카데미 유학길에 올랐다.

    현지에서 MBA까지 졸업한 그는 현지 유명 골프장에서 1년의 인턴십 과정을 거쳐 국내 유명 대기업이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기획과 개발, 운영 업무를 담당했다. 골프 선진국 미국의 골프장 운영 방식을 국내에 도입하려던 그는 더 큰 그림을 그렸다. 다시 모교로 돌아가 스포츠경영 박사과정을 밟고, 대한풋골프협회까지 만들었다.

    “회사에 다니던 시절 영국 출신 동료를 통해 풋골프를 접했다”는 권기성 회장은 “어린 시절 사촌형과 학교 운동장에서 땅을 파놓고 축구공을 집어넣는 놀이를 했는데 풋골프가 바로 그 종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 꿈은 모든 사람이 골프장에 오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좋은 골프장 시설을 즐기고 골프를 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풋골프는 골프 시장의 높은 벽을 허물 수 있는 신종스포츠”라고 덧붙였다

    권기성 회장은 “골프장만 1만8000개에 달하는 미국도 골프장 운영이 힘들다 보니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 한다. 미국에서도 어린아이들이 축구를 많이 하니까 축구와 골프가 결합한 풋골프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풋골프협회는 리그도 운영하고, 운영이 어려운 골프장을 위탁 운영하는 일도 한다”고 설명했다.

    ▲골프 대중화, 풋골프가 앞장선다

    사실 대한풋골프협회가 FIFG의 정식 승인을 받기까지는 어려움도 많았다. FIFG는 풋골프를 즐길 골프장을 요구했다. 권기성 회장은 국내 여러 골프장과 협의했지만 긍정적인 반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던 중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골프 대중화를 위해 운영중인 강원도 정선의 에콜리안 골프장에서 지원 약속을 받아 어렵사리 FIFG의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대학시절 축구와 골프에 푹 빠졌던 권기성 대한풋골프협회 회장은 이 두 종목이 결합한 신종 스포츠 풋골프를 국내에 가장 먼저 도입했다. 황진환기자

     

    출발은 쉽지 않았지만 대한풋골프협회는 안병훈과 노승열의 에이전트 이근호 ISM 아시아 이사를 부회장으로 영입하는 등 본격적인 협회 운영과 활동을 시작했다. 내년 1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릴 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14일 강원도 정선의 에콜리안 골프장에서 국내 최초의 풋골프 국가대표를 뽑는 ‘제1회 전국 풋골프대회 – 월드컵 대표 선발전’도 치른다.

    국내 도입은 오래되지 않았지만 월드컵 출전을 위한 국가대표 선발은 물론, 이들과 마니또 방식으로 일대일 후원할 기업들도 빠르게 찾고 있다. 벌써 3명의 국가대표를 후원할 기업과 손을 잡았다. 국내의 한 패션디자이너의 재능기부를 통해 국가대표 유니폼도 만들었고, 선수들이 착용할 모자를 제공할 회사와는 후원계약도 맺었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국립암센터 경기북부 금연지원센터도 대한풋골프협회를 돕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풋골프협회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권기성 회장의 최우선 목표는 국내 풋골프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미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으로 활용되는 스내그골프 등 큰 범주의 ‘대안골프’를 하나로 모은 대안골프 커뮤니티를 고려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미국과 같은 국내 리그를 만들어 한·중·일 플레이오프나 아시안컵과 같은 국제대회의 창설까지 목표로 한다. 이 모든 과정은 골프의 대중화라는 큰 틀에서 가능한 일이다.

    현재 FIFG는 스포츠어코드(국제스포츠의사결정회의)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식 스포츠로 국제 인증을 받기 위한 과정이다. FIFG가 스포츠어코드에 가입할 경우 대한풋골프협회의 국내 활동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권기성 회장은 “풋골프는 여러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대안골프다. 더 많은 사람이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풋골프를 활성화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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