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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최경환 경제정책, 점수는 'D'

     

    - 부동산 경기부양으로 가계부채 증가
    - 현 시점에서 구조조정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
    - 내수 확대시킬 사회적 대타협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5년 12월 14일 (월) 오후 7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태인 소장 (칼폴라니 경제연구소)

    ◇ 정관용> 최경환 경제부총리, 세월호 사건 직후에 부총리 자리에 올랐고요. 이제 곧 당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오죽하면 ‘초이노믹스’ 이런 용어까지 나올 만큼 최실세로서 우리 경제 17개월 동안 이끌었는데 이제 평가를 좀 해야 되겠습니다.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의 정태인 소장을 오늘 초대했습니다. 소장님 어서 오십시오.

    ◆ 정태인>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점수 매기실래요? 몇 점 주실래요?

    ◆ 정태인> 글쎄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매기실지 모르겠는데 D?

    ◇ 정관용> D?

    ◆ 정태인> 조금 후하게 주면 C?

    ◇ 정관용> 다른 언론은 주로 B에서 C 이렇게 하던데.

    ◆ 정태인> 그래요? 그렇습니까?

    ◇ 정관용> D를 주신 제일 큰 이유는 뭡니까? D는 사실 아주 나쁜 점수거든요.

    ◆ 정태인> 그렇죠. F 말고는 D니까. 일단 성장률 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는데, 성장률 자체가.

    ◇ 정관용> 내려갔죠.

    ◆ 정태인> 떨어졌죠. 처음에 취임할 때는 3.4%였는데 계속 떨어져서 금년 전체 성장률은 한 2.6% 정도 될 거니까. 사실 2% 성장이면 옛날 같으면 경제위기 이런 소리가 나왔겠죠.

    ◇ 정관용> 그렇죠. 그런데 이런 성장률을 높이겠다고 했는데 못 높인 것이 최경환 부총리 탓으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국내외 여건 탓으로 봐야 하는지.

    ◆ 정태인> 국내 여건은 물론 부총리의 책임이 있죠. 물론 해외 여건이 더 큽니다. 지금 경제수출증가율이 10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10월에 마이너스 15.8%에요. 그 내용을 보면 중화학공업이 다 나쁩니다. 특히 철강이라든가 석유화학 같은 우리나라의 중후장대형 중화학공업이 나쁜데 그 이유는 중국이죠. 중국이 두 자릿수 성장을 하다가 이제 7% 이하로 떨어졌고 그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니까 브라질이나 러시아 이런 나라들이 마이너스 5% 성장을 하고 있고. 뿐만 아니라 중국은 동남아하고도 다 엮어 있잖아요. 우리나라 수출이 중국이 25%, 동남아에 한 17%, 일본까지 치면 50%가 넘는데 그 부분이 다 경제가 한꺼번에 나빠지고 특히 인도네시아 같은 자원수출국은 위기로 들어가기 직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이 낮을 수밖에 없죠. 그렇게 되면 내수가 늘어나야 되는데.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정태인> 내수는 소비하고 투자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투자는 수출이 안 늘어나는데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잖아요. 그러면 소비가 늘어나야 하는데 이 소비가 가계부채에 꽉 묶였다는 거죠. 그런데 그 가계부채를 취임 1년 6개월 만에 170조원 늘린 사람이 바로 최경환 부총리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관해서는 확실하게 책임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죠.

    ◇ 정관용> 방금 말씀하신 그 대목, 내수를 늘여야 하는데 그러자면 소비를 늘려야 하고. 그 대목에서 최경환 부총리가 중점적으로 펼친 정책하고 다 연결이 돼요. 하나는 부동산시장 살리는 정책 썼고요. 또 한편 가계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한 3가지 정책하겠다.

    ◆ 정태인> 기업환류세제라는 걸 했죠.

    ◇ 정관용> 등등 아주 세게 밀어붙였단 말이에요. 그 2가지를 좀 세부적으로 평가해 보죠. 어떤 의미에서는 최경환 부총리가 제일 역점을 뒀던 정책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 정태인> 사실은 전체적으로는 부동산경기부양에 온 힘을 다 기울였죠. 사실 짧은 기간 안에 원래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었잖아요. 총선에 나갈 생각을 하고 있으면 짧은 기간 동안에는 경기를 부양하는 데는 물론 부동산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어느 정부나 부동산을 쓰게 되는데. 그런데 이미 주택가격이 상당히 높은 상태이고 사람들은 빚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거기다가 주택공급을 늘리면 가격이 떨어질 것 아닙니까? 그런데 가격도 올리고 공급도 늘려야 하거든요. 건설도 살리고 가격도 올려야 사람들이 집을 살 테니까. 그 방법이라는 게 뭐냐 하면 결국은 가계가 빚으로 집을 사도록 만드는 것이었거든요.

    ◇ 정관용> DTI, LTV 등등 규제완화 하는 것.

    ◆ 정태인> LTV라는 건 살집에 비해서 원래는 50%까지 묶어놨는데 그거를 70%로 풀었고, DTI는 소득에 비해서 50% 이상은 안 빌려줬는데 그것도 풀었고.

    ◇ 정관용> 그렇죠. 빚을 더 낼 수 있게 해준 거죠.

    ◆ 정태인> 그리고 청약제도도 더 집을 사기 좋게 해준 데다가 금리까지 인하를 하니까 특히 젊은 사람 층에서 이번 기회가 아니면 집 사기 어렵다. 더구나 전세값이 막 올라갔잖아요. 전세값이 80%, 90% 올라가니까 차라리 집 사는 게 낫겠다 이런 생각을 할 때 그렇게 금리를 떨어뜨려주고 여러 가지 집사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주니까 빚을 내서 집을 산 거죠. 이제 앞으로 집값이 떨어지게 되면 굉장히 위험한 상태예요.

    ◇ 정관용> 그래서 그런 빚 더 낼 수 있게 해 주고 금리 낮춰주고 이런 등등을 해서 숫자상으로 보면 건설 착공하고 이런 것 많이 늘어났잖아요.

    ◆ 정태인> 그렇죠.

    ◇ 정관용> 분양도 늘어났고.

    ◆ 정태인> 매매가 늘어났고.

    ◇ 정관용> 매매거래도 늘어났고 분양도 늘어났고 가격도 조금 올랐어요. 요즘 다시 떨어지고 있지만.

    ◆ 정태인> 문제는 너무 많이 지었어요.

    ◇ 정관용> 한꺼번에?

    ◆ 정태인> 네. 보통 35만호 정도를 공급해야 하는데 지금 50만호가 넘어섰거든요. 지금까지는 가격을 약간 올리고 유지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최경환 부총리가 떠나고 난 다음에는 그 가격을 어떻게 유지시키느냐는 거죠. 더 이상 빚을 내기는 굉장히 어려운데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가계부채가 터지게 되거든요. 금융위기로 가게 되니까 아마 다음 부총리는 집값 떨어지는 것 막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됩니다. 그런데 수출, 투자 안 되고 소비 안 되는데 이 집값을 떨어뜨리지 않는 방법이 거의 없거든요. 이미 공급은 과잉이고. 그래서 이제 다음 부총리가 굉장히 어려울 겁니다. 그 면에서 D라고 볼 수 있죠. 다음 부총리를 편하게 해줘야 하는데.

    ◇ 정관용> 그러면 최경환 부총리의 부동산 정책은 자기가 재임하던 기간에는 조금 반짝 뭐가 보이는데 결국은 나빠졌다? 나빠질 수밖에 없다?

    ◆ 정태인> 그러니까 처음부터 굉장히 어려운 정책이었어요. 공급을 늘리면서 가격도 올리겠다는 것은 빚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태였고. 실제로 그 빚을 굉장히 빨리 늘렸거든요. 175조원 정도가 늘어났으니까 그 부담을 다음 부총리나 다음 정권이 져야 되는 거죠.

    ◇ 정관용> 또 한 가지가 가계의 소득을 늘리겠다. 그래서 기업소득이 흘러가도록 하겠다.

    ◆ 정태인> 네, 그 부분은 굉장히 잘 짚은 거고 당시에 아베노믹스에도 그 얘기가 나왔고 오바마 대통령도 골프 치면서 아베 수상도 임금 올려주라고 그랬는데. 왜냐하면 그 사이에 가계소득은 줄어들고 기업소득은 굉장히 비중이 늘어났거든요. 가계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건 결국은 실제 임금이 생산성보다 빨리 오르지 못했기 때문에 그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가계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걸 늘리게 하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임금을 올리는 거죠. 또 하나는 기업이 쌓아놓은 돈, 현금유보를 투자에 쓰도록 이렇게 유도하는 거죠. 그게 기업소득환류세제라고 하는 것이었는데 그 부분은 아직은 평가가 정확히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얼마나 기업의 투자가 늘었는지, 투자가 아주 줄진 않았어요. 그런데 문제는 부동산에서 하는 것도 다 투자로 쳐서 세금에서 빼줬거든요. 그래서 기업투자는 사실은 수출에 더 많이 연동돼 있는데 임금을 올리는 것은 손을 대지 못하고 기업투자를 유도했는데 투자는 사실은 부동산 쪽 외에는 대규모 설비투자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 정관용> 투자가 안 늘어나면 하다못해 배당소득을 늘리든지 자체적으로 임금을 늘리든지 해서 아무튼 기업이 갖고 있는 돈을 가계한테 풀어나가게끔 한 거잖아요. 그런데 효과가 별로 없었던 겁니까?

    ◆ 정태인> 사실 실질임금은 떨어졌거든요. 배당은 사실은 고소득, 아무래도 배당금을 받는 사람들은 고소득층이고.

    ◇ 정관용> 일부에 해당된다?

    ◆ 정태인> 그리고 또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돈도 많거든요. 그래서 그것이 다시 투자나 소비로 늘어나지는 않게 돼 있습니다. 특히 최경환 부총리 1년 6개월 동안 소비성향이 많이 떨어졌어요. 5% 정도 떨어졌거든요. 그 얘기는 소비성향이라는 건 100원을 벌면 그중에 얼마를 쓰느냐인데 70원 정도 조금 더 쓰거든요. 30원은 빚 갚는 데 쓰는 거예요.

    ◇ 정관용> 부채하고 또 연결이 되는군요.

    ◆ 정태인> 그럼요. 가난한 사람들은 소비성향이 거의 100%예요. 100만원 버는 사람은 100 다 써야 되잖아요.

    ◇ 정관용> 안 쓰면 못 사니까.

    ◆ 정태인> 그렇죠. 그런데 부자들은 1억원을 벌었다고 그러면 그걸 다 쓸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부자들 쪽으로 자꾸 돈이 흘러가면 소비성향은 낮아지고 그러니까 소비 쪽으로 지출이 안 일어나서 기업들도 어렵게 돼요.

    ◇ 정관용> 전체 통계에서도 가계소득이 안 늘어났습니까?

    ◆ 정태인> 가계소득 자체는 3.3% 정도 성장을 하는데 우리 가계도 이번 3분기는 제로예요. 그러니까 가계소득증가율도 점점 떨어지고. 소득증가율은 전체적으로 3.6% 정도 속도인데 부채증가율은 7.3%거든요. 그러니까 2배 더 빨리 늘어나니까 아무래도 소비를 늘릴 수는 없죠. 소득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지금 부채총량이 거의 1,300조 가까이 됐고 그러니까 소득 중에서 빚 갚는 데 쓰는 돈이 33% 정도니까 3분의 1 정도를 빚 갚는 데 쓰니까 아까 소비성향이 70이 나올 수밖에 없는 그런 원인이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또 세제정책에서는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꾸는 그런 정책 한 번 했다가 호되게 또 비판받았고.

    ◆ 정태인> 저는 개인적으로 그건 찬성합니다. 방향이 사실 옳았고 증세예요, 그게. 사실은 그런데 세금정책에 성공한 건 담배.

    ◇ 정관용> 담뱃값 올린 것.

    ◆ 정태인> 담뱃값 올린 게 원래는 한 2조 5000억원 정도 늘어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정확한 추계는 안 나왔는데 3조에서 5조 정도 늘어났다고. 그리고 최근에 또 소주값 올렸죠?

    ◇ 정관용> 소주값.

    ◆ 정태인> 그다음에 고속도로 통행료. 이게 전부 사실은 역진적이거든요. 똑같은 액수를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똑같은 액수를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쪽에서 지금 세금이 많이 늘어나서 세금이 좀 더 평등하게 만들어주면 소비가 좀 늘어날 수 있는데 사실 역진적인 쪽에서 세금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죠.

    ◇ 정관용> 그런 게 다 종합해서 결국 성장률을 못 올린 거군요?

    ◆ 정태인> 앞으로 더 힘들게 됐죠. 물론 수출여건이 나쁘니까 전체적으로 성장률이 확 올라갈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 정관용> 그러니까 내수에서 소비를 촉진시키겠다 했는데 효과를 발휘하지 못 했다.

    ◆ 정태인> 네, 결국은 임금이 올라가는 수밖에 없는 거죠.

    ◇ 정관용> 급기야 블랙 프라이데이 한국판 이런 거 해서 반짝.

    ◆ 정태인> 반짝 늘었죠. 그런데 그건 1회성이고 한 번 사면 그다음에 줄게 돼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개별소비세 인하해 주면 대형 TV라든가 아니면 자동차를 사면 그다음에 그만큼 안 살 것 아니에요? 그래서 그건 사실 반짝 올리는 효과가 있죠.

    ◇ 정관용> 반짝 올리는 효과라는 얘기는 후임 부총리한테는 또 짐이 될 수도 있는.

    ◆ 정태인> 그럼요. 이미 자동차 사려고 많이 돈을 썼는데 자동차는 사실 부채잖아요. 지금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높아진 게 하나는 자동차 할부판매이고 또 하나가 대학등록금. 부채가 늘어나면서 소비가 늘어난 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이거 전체를 최경환 부총리 같은 경제성장을 부채주도성장이라고 하는데 부채로 빚을 줘서 소비를 늘려서 성장률을 올리는 정책인데 이것의 한계는 부채가 어느 수준 넘어가면 소비를 늘릴 수가 없잖아요. 오히려 줄여야 하잖아요. 그게 바로 우리나라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

    ◇ 정관용> 지금 우리 가계부채는 그 어느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 정태인> 가처분소득이 167% 세계 1위입니다. 그러니까 미국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터질 때보다 더 높거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빚 부분을 조금씩 조이기 시작하지 않습니까? 이자와 원금을 동시에 갚도록 한다든지 이런 방식으로. 그렇게 되면 또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게 부동산도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 많이 지어서 값도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급락하게 되면 가계부채는 더 이중의 부담이 될 것이고 그러면 부동산값을 또 폭락으로 이끌고. 소위 말하는 경착륙, 쇼크 이런 게 오지 않느냐? 우려가 있는데 그 점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태인> 그렇게까지는 안 갈 거예요. 왜냐하면 모든 정부가 부동산가격이 폭락한다고 하는 건 금융위기를 얘기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가계들이 빚 못 갚겠다고 그러고 나자빠지면 은행이 파산하게 되잖아요. 그거는 막을 수가 있을 정도라고 저는 보는데. 소비를 늘인다든가 경제가 살아난다든가 하는 데 있어서는 엄청난 제약이 되는 거죠.

    ◇ 정관용> 부담만 되고. 대충 얘기하다 보니까 부동산, 가계소득 그리고 또 세금 부분 담뱃값까지. 나올 건 대충 다 나왔네요.

    ◆ 정태인> 이게 이제 최경환 부총리가 한 정책들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설명이 대충 되네요. 빚을 좀 늘리더라도 어떻게 해보려고 했는데 빚만 늘어났고 해보는 효과는 혹시 있어도 반짝 효과밖에 없었다. 그 얘기군요?

    ◆ 정태인> 그렇죠.

    ◇ 정관용> 그것 말고 대통령도 강조하고 또 최경환 부총리도 최근에 강조하는 4대 구조개혁 이런 것 있지 않습니까? 그 대목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 정태인> 그러니까 지금 상태라 그러면 경제성장률이 1%대까지 떨어질 수 있거든요. 그러나 오히려 수출이 계속 마이너스로 들어가면 투자가 지금 사실은 우리 경제성장률을 2.6%까지 끌어올리는 건 투자거든요. 소비는 2% 증가예요. 그러니까 사실은 성장률을 깎아먹고 있는데. 이 투자가 수출이 이렇게 마이너스 두 자릿수가 계속되면 투자도 마이너스로 될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런데 1%대 정도까지는 막을 수가 있는데 만일에 지금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잖아요. 지금 기업들이 나쁘니까. 벌써 중소기업, 대기업 대상들 발표하고 내년에는 구조조정에 착수하는데. 그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기 위한 노동개혁이라고 하는 거죠. 그래서 그중에서 핵심적인 건 일반해고의 자유라는 건데 경영상의 긴박한 필요가 없을 때도 해고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건데 이 정책이 만일 정말로 전격적으로 활용이 된다면 그러면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일단 실업자가 늘어날 것 아니에요. 대규모 실업자가 또 한 번 발생하게 되고 임금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내수는 더 줄어들 테니까 마이너스 성장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이게 수출이 잘 될 때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수출을 증가시켜요. 그래서 성장률을 올릴 수가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게 하면 수출이 워낙 마이너스인데다 우리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인데다가 내수까지 한꺼번에 줄어들고 사람들은 더욱 소비를 줄일 것 아니에요. 언제 해고될지 모르고 불안하니까. 그렇게 되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다고 이른바 좀비기업, 한계기업 이렇게 가만히 놔둘 수도 없잖아요.

    ◆ 정태인> 그러니까 지금 필요한 것은 내수확대형 사회적 타협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 정관용> 내수확대형 타협. 어떻게 하는 겁니까, 그건?

    ◆ 정태인> 그러니까 수출이 좋을 때 우리 외환위기 때가 그랬어요. 외환위기 때는 97년, 98년에 아시아 위기가 됐지만 사실 미국은 좋았거든요. 미국 버블, 닷컴버블 이럴 때였기 때문에 임금도 떨어뜨리고 이래서 수출이 두 자릿수로 늘어나면서 경제가 살아났는데 지금은 수출이 안 좋으니까.

    ◇ 정관용> 안 늘어나니까.

    ◆ 정태인> 되도록이면.

    ◇ 정관용> 내수를 늘리는.

    ◆ 정태인> 해고를 늘리지 말고 좀비기업들의 임금은 삭감해서 살릴 수 있는 건 살리고 망하게 할 건 망하겠지만 나머지 부분은 오히려 임금이 올라가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특히 내수형 중소기업들이나 이런 기업들 또 비정규직 임금들 이런 것들은 오히려 올라가는 쪽으로 사회적 타협이 일어나야지. 대신에 물론 노동자들도 생산성을 향상시키겠다, 이런 걸 약속을 해야 되죠. 그래서 내수가 확대되는 쪽으로 가야지, 경제가 살아날 수가 있지. 지금 엄격한 구조조정을 하면 사실은 간이나 폐가 나쁜데 팔, 다리 수술하는 거나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분명히 한계기업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말씀이군요.

    ◆ 정태인> 조정을 하더라도 보통은 실업률이 낮은 지역을 보면 세계적으로 협동조합이 많은 지역이거나 이래요. 협동조합이 많은 지역에서는 가령 30% 경비를 줄여야 한다. 그러면 자본주의 기업은 정리해고 하잖아요. 30% 가동률을 떨어뜨리고 30% 정리해고 하는데 협동조합이 많은 지역에서는 임금을 30% 삭감해요, 스스로. 이유는 어떻게 보면 간단한데 그런 중요한 결정은 조합원이 1인 1표로 결정하거든요. 그럼 30%를 자기들끼리 찍어서 내보내지는 않거든요. 보통 30%를 줄이는데 그런 방식으로 해고보다는 임금삭감으로 경쟁력을 살려보고 안 되면 물론 정리가 돼야 되겠죠. 그러나 나머지는 내수 안에서 우리 내부에서 임금이 올라가고 생산이 늘어나고 다시 투자가 늘어나는 이 순환을 살려내지 않으면 현재의 상황에서는 활로가 별로 없다.

    ◇ 정관용> 그나마 버틸 수 있는 기업에서는 임금을 올리는 방향 쪽으로 해야 한다는 건데 그걸 누가 어떻게 합니까?

    ◆ 정태인> 그러니까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거죠.

    ◇ 정관용> 지금의 노사의 역관계라든지 여야당의 역관계로 봐서는 그걸 해낼 주체가 없잖아요. 기업이 그걸 선심 쓰듯이 해 주는 기업이 어디 있습니까?

    ◆ 정태인> 그러니까 정부가 나서서 이게 기업도 살 길이다라는 걸 설득을 해야 되겠죠. 그리고 민주노총도 지금처럼 하는 것보다는 사회가 이렇게 하면 좀 나아지겠네라고 생각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타협을 유도, 타협을 끌어내는 쪽으로 해야겠죠. 사실은 인플레이션일 때는 어려워요. 사회적 타협이. 임금을 삭감해야 되는 거거든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서는. 그런데 지금 디플레이션이거든요. 그리고 우리나라 내수를 생각해 보면 임금이 올라가야 되니까 민주노총이 대기업 중심이잖아요.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의 이해를 대변하고 자기들 목숨 깎고. 이렇게 되면 다른 노동자들이 찬성할 것 아닙니까? 그러면 기업들 입장에서도 보면 그게 전체적으로 자기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판단할 수 있으니까 특히 대기업들은 지금 현금 유보가 600조 이렇게 돼 있으니까 그 돈을 풀어야 되겠죠.

    ◇ 정관용> 정 소장님 말씀이 구구절절 옳은데 제가 보기에는 비현실적이네요. 정부가 그렇게 할 생각도 없는 것 같고 민주노총이 그렇게 할 생각도 없는 것 같고.

    ◆ 정태인> 민주노총을 설득해보겠습니다만 사실은 경제가 결국은 정치입니다. 정치적으로 위기를 타개할 방법이 이쪽이라는 걸 설득하는 것이 정치가거든요. 그런 정치가들이 활동을 해야 되겠죠.

    ◇ 정관용> 또 내수 확대가 이루어지려면 세금을 좀 늘려서라도 복지를 더 늘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정태인> 그렇죠. 사실은 기업소득환류세제는 정말 묘안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어렵게 만들어서 기기묘묘하게 하기보다는 법인세를 원래대로 돌리는 것이 제일 간단해요.

    ◇ 정관용> 돈 많이 있는 곳에 세금 많이 걷으면 되는 건데.

    ◆ 정태인> 네. 그래서 복지를 늘리면 그건 바로 소비로 늘어나죠. 사실은 지역이 이렇게 가버리면 지자체 소비의 50% 가까이가 복지비예요.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들 많잖아요. 그 복지비라는 게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는 굉장히 큰 역할을 합니다.

    ◇ 정관용> 지금 말씀해 주신 두 가지 방향. 임금을 올리는 쪽 또 증세를 하고 복지를 늘리는 쪽. 이 둘 다가 결합해보면 돈을 많이 갖고 있는 대기업이나 고소득자들은 부담을 좀 더 해라. 그래서 좀 중산층이나 서민들에게 혜택이 더 가도록 하자. 그러면 그들이 돈을 쓰게 해야 경제가 산다. 그 말이지 않습니까?

    ◆ 정태인> 그렇죠. 지금 전세계적으로 경제가 나쁜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전세계적으로 불평등이 심화됐거든요. 우리나라는 그중에서도 불평등이 가장 빨리 진행되고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고도성장한 나라잖아요. 그런데 또 마찬가지로 고도불평등 심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바꾸는 쪽이 우리 훌륭한 정치가가 될 겁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오니까 진짜 불가능해 보이네요. 정 소장님 말씀이. 이러니 평등수준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정치가 작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한마디로. 우리 정치 어젠다가 그게 아니잖아요, 기본적으로.

    ◆ 정태인> 아니, 그런데 최근에 새누리당에서, 여의도연구소에서 조사한 것을 보면 제일 중요한 경제 어젠다 1위가 경제민주화로 나왔고 2위가 고용, 3위가 복지 이렇게 나왔거든요.

    ◇ 정관용> 국민들의 바람은 그거라는 거죠?

    ◆ 정태인> 네, 4위가 성장률이거든요. 그러니까 그 부분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국민들도 이제 아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런데 정치는 답을 못 하고?

    ◆ 정태인> 네.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경제학도 지금 반대쪽으로 가고 있죠. 그 부분을 누군가 결단을 내리고 국민들이 운동을 해서라도 그쪽으로 나가는 게 살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정관용> 새 부총리 오시면 그것 할 수 있을까요?

    ◆ 정태인> 안 될 겁니다. 왜냐하면 지금 모든 게, 경제의 모든 문제가 국회에 계류돼 있다고 대통령이 생각하잖아요. 4대 구조개혁 법안만 통과되면 경제가 불붙듯 살아날 거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부총리가 그걸 실행할 수밖에 없겠죠.

    ◇ 정관용> 대통령이 그렇게 강조하고 있는 4대개혁은 지금 말씀하신 방향하고는 좀 역행하는 것 아니에요?

    ◆ 정태인> 공공 부문 개혁은 잘 했다고, 저는 그걸 어떻게 배정할 것이냐의 숫자의 문제는 있지만 사실 공무원연금은 개혁을 할 필요가 있었거든요. 그러나 기업구조조정이나 노동구조조정을 해서 경제가 살아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오산입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오히려 악화.

    ◇ 정관용> 역방향이 되는 거죠.

    ◆ 정태인>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다음 부총리도 D학점 이상 받기 어렵겠는데요.

    ◆ 정태인> 불행하게도 최경환 부총리가 남겨놓은 가계부채가 있기 때문에 정말 교묘하게 잘 다루지 못하면 마이너스 성장, 진짜 경제위기라는 소리를 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정관용> 정 소장님 전망이 틀리기만 바라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정태인>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정태인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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